왜 저희 의사들은 돈 더 벌면 안됩니까.

저는 돈 좋아합니다.

진짜 진짜 좋아합니다.

여지껏 별 관심 없었는데, 다른 분들이 굳이 의학게시판 와서 의사들 돈 잘버니까 양보해라, 집단 이기주의네 천민 자본주의네 지랄지랄 해싸니까

정말 더더욱 돈에 관심생겼습니다. 정말 돈 벌고 싶습니다. 진짜 존나 벌고싶네요.


저 한 달에 24시간 당직 10번 섭니다.

당직 기간에는 머리 박살난 환자부터 배에 빵꾸난 환자, 엉덩이에 철근 박힌 환자, 폐가 터져서 기침할때마다 피토하는 환자

별의 별 환자들이 """" 시도 때도 없이, 밤이건 새벽이건 점심이건 아침이건 """"" 막 옵니다.

님들은 점심, 저녁, 퇴근이 있지만 환자들은 그런거 없어요. 다친 순간 환자가 되는 것이지, 새벽 6시에 환자가 되고 오후 1시에 환자가 되고 그런거 없어요.

진짜 환자들 보면 "시벌 뭘 하다 이렇게 다쳤나" 허탈한 웃음밖에 안나오고, 뭐 어떻게요. 존나 뺑이쳐야지.


그래서 환자 살려내면 심평원이 삭감때려요.

야 니네 왜 이 검사했어. 삭감.> 필요해서 했다 이 시벌놈들아

야 니네 왜 CT 또찍었어. 삭감.> 3시간 전에 찍은 CT 랑 지금 찍은 CT 랑 같냐. 비교해볼려고 찍었다 시벌놈들아

야 니네 환자 죽었는데 ECMO 돌렸네? 투석도 돌렸어? 신장기능도 괜찮았는데 왜돌렸어? 삭감.> 미친1놈들아 나빠질 것 같으니까 썼지 ㅋㅋㅋㅋ


그래서, 하루 당직비 + 기본급 하면 얼마 받냐구요? 시급 12000원 나오네요.

아래아래 무슨 헤드헌터 1500만원? 야이 시벌 어디병원이야 나좀 소개시켜주소.

나 학창시절에 공부 안하고 놀기만해서 피부과 성형외과 못하고, 지금 밤 낮 지새가며 막노동 하고있는데

대학병원 월급 짠거는 뭐 당연한 소리고, 그래도 목포나 저어기 시골 내려가면 1000만원은 좀 넘게 받겠네.


아 쫌 그정도 받으면 안되요? 그정도도 못받아요? 진짜?

나 쌍꺼풀 시술하기 싫어요. 시발 의사 가오가 있지 여드름은 못짜주겠소. 좀 생긴대로 삽시다. 턱뼈는 왜짤라 또 멀쩡한 턱뼈를 시발.

저 같이 뺑이치는 의사들 말고

허구한날 드라마에 존나 우아하게 피부미용하고 성형하고 하는 의사들만 나와서 다들 돈 잘버는 줄 알지

대다수의 의사는 몸으로 때우는 노동직이에요 노동직.


정형외과 의사 돈 잘벌어요.

수술도 졸라 많이 하는데, 수술만 하면 적자니까 비급여 항목 넣어서 그걸로 충당합니다. 그리고 환자가 졸라 많아서 비급여도 졸라 많아 지고
그래서 돈 잘벌어요.

비급여가 문케어로 타격받으면?

야이 시밬ㅋㅋ 정형외과 선생님들 졸라 불쌍해지는뎈ㅋㅋ 완전 목수되는 각이넼ㅋㅋ 팔 다리 뿌러진거 졸라 맞춰도 애완견 미용비나 나오겠냐 시발


1500만원? 환자를 많이 보고 비급여 쓸 수 밖에 없으니 그정도 받는거지.

나 아는 이비인후과 형님도 하루에 환자 100명 보고 1000만원 쫌 더 받아가는데

생각을 해보소 생각을. 애새끼들 100명이 아니라, 소아과 이비인후과는 엄마들도 환자여. 100명을 보면 애 엄마들 불평 불만도 다 받아줘야되 시밬ㅋ


의사 그래도 돈 많이 버는 것 맞긴 맞죠.

아 근데 더 벌면 안되요 진짜?

생각해보니까 그러네. 왜 난 돈 더 벌면 안될까. 돈 졸라 좋아하는데.

중학교 고등학교 때 부터 줄세우기 앞에서 1등만 하고, 대한민국 0.5% 수능점수 나와서 의대오고, 좋은 머리 가지고 환자 건강을 돌보고 있는데

와 진짜 돈 더 벌면 안될까요? 플리즈? 제발? 예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