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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명 높은 피규어 생산 업체 근황 (혐주의)
게시물ID : bestofbest_40285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곰나으리
추천 : 129
조회수 : 35635회
댓글수 : 28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8/12/17 16:19:42
원본글 작성시간 : 2018/12/17 13: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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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며칠 전에 당황스러운 피규어를 받았습니다.


'피규어를 구입했는데 전체적으로 도색 자체가 무슨 햇빛 아래 6개월쯤 방치 한 거 같다.

한쪽 어깨는 도색이 안된 것 같고 반투명한데 재도색이 가능하냐' 라는 문의를 받았습니다.

제품의 사진을 보니 풀크라의 삘이 심하게 나서 혹시 제조사가 '풀크라'냐 물어봤고 ^^;

맞다 하셔서 너무 궁금한 나머지 일단 상태를 직접 보고 말씀드리겠다 하고 물건을 받아봤습니다.


아래 링크로 들어가서 풀크라 라는 제작사에 대해 알아 봅시다.

https://namu.wiki/w/%ED%92%80%ED%81%AC%EB%9D%BC


알아 보셨다면 이제 풀크라에서 공개한 샘플 사진을 보시고~

01.jpg

'다가시카시'라는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엔도 사야'라는 캐릭터 입니다.

 

대용량 이미지입니다.
확인하시려면 클릭하세요.
크기 : 1.25 MB

어깨에 흘러내린 옷깃이 뭔가 좀 이상하지만 샘플 사진은 그냥저냥 무난해 보입니다.


당연한 듯 적혀있는 '사진은 샘플입니다. 실제 제품과 다를 수 있습니다' 는 문구는 그냥 형식적으로 적어 놓은 건 줄 알았는데...


아래가 받아본 피규어의 상태입니다

03.jpg

어깨가 정말 이상합니다!?

반 투명한 재질로 보이고 그걸 안쪽에서 색을 칠하다 만 느낌입니다?

 

04.jpg

어깨 보다가 얼굴도 보니 눈 인쇄된 상태도 이상합니다!?

무슨 오래된 브라운관 TV 주사선이 생각나네요 ^^;

 

05.jpg

머리카락의 디테일도 뭔가 푸석푸석하고 부슬부슬 합니다.

 

06.jpg

머리카락 위쪽은 빛을 받아 색이 좀 밝게 보이는 게 아니라 그냥 진짜 저 색입니다 ^^;

그라데이션을 줘서 칠했나 했는데 살짝 투명한 느낌이 도는 게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진짜 빛바랜 느낌, 위의 어깨랑 비슷한 느낌의 상태입니다.

 

07.jpg

앞치마는 3D 출력시 나타나는 등고선 같은 게 그대로 보입니다.

 

08.jpg

등허리 쪽의 리본도 그렇습니다.

 

09.jpg

치마도 마찬가지...


이때까지만 해도 설마 출력물을 그대로 판매할 리는 없을 테고

3D로 출력한 걸 제대로 다듬지 않고 그대로 복제했나?

풀크라 진짜 최악으로 가는구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피규어의 발목이 좀 이상합니다.

10.jpg

건들 거려서 살펴 보니 발목이 부러...

헛! 안쪽의 저건 뭔가요 덜덜덜

 

11.jpg

아 이건...

발목이 부러져... 아니, 찢어지면서 게 살 빠져 나오듯 '서포터'가 삐져나오고 있습니다.

발목 끝 부분도 어깨와 머리카락처럼 말단 부분의 색이 이상합니다.

 

이제 뭔지 알겠네요...

 

12.jpg

안쪽은 UV경화가 되지 않아 말랑하고 끈적이는 속살같은 출력 서포터가 스물스물 삐져나오고 있습니다.

이게 핑크 색이었다면 더 징그러웠을 것 같긴 합니다 ^^;


네... 색을 넣어 출력한 3D출력물을 그대로 접착만 해서 판매했네요

어디는 다듬고 어디는 안 다듬은 건지 아니면 매우 고가의 프린터로 출력을 해서 다듬을 곳이 저 정도만 남아있는 건지

경험이 부족해 제가 판단할 수는 없지만 이걸 그대로 판매하는 건 뭔가 좀... 할 말이 없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3D프린터로 출력해서 다듬고 그걸 마스터로 레진 복제를 해서 도색해 판매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건 벌써 구시대의 방식이 된 건가요? 이것이 요즘 트랜드인가!?

출력 샘플이 실수로 제품 사이에 껴서 판매가 됐나 생각도 해봤지만 그러기엔 애매하게 공을 들여놨고...

이건 뭐... 덜덜덜

 

13.jpg

으아 징글 징글 ㅜㅜ


14.jpg

프린터 출력물이라면 안쪽의 흐물한 서포터들 말고는 거의 속이 비어있을 겁니다.

출력물은 열기에 약해요 여름 되면 다 휘어지고 찢어지고 난리가 날 텐데

통짜도 아니고 이렇게 자잘하게 파츠 분할을 해서 붙여 놓은 게 다리에 철심도 없이 잘 버틸 수 있을까요?


더 기술이 발전하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직 까지 장식품을 그대로 출력해서 판매하지 못하는 데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인물 스캔해서 그대로 출력해주는 속까지 꽉 찬 그 돌덩이 같은 출력물.. pbp 방식이던가요? 그 정도만 판매되고 있죠


15.jpg

벙쪄서 할 말이 없습니다.

판매용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도색을 안 하고 출력만 해도 이 정도로 나오는구나~' 하면서 감탄할 퀄리티이긴 한데...

이걸 그대로 팔다니...

 

일단 요청대로 재도색을 위해 분해를 해봅니다.

16.jpg

17.jpg

잘은 모르지만 어깨는 팔 연결을 위해 속이 더욱 비어있어서 저 부분의 색이 그렇게 보였던 거 같습니다.

 

18.jpg

허리 쪽의 피부색은 또 완전 달라요 ;; 역시 안쪽에 출력 서포터가 보입니다.

 

19.jpg

비교적 얇게 출력된 상의는 분해 과정에서 부러지는 게 아니라 출력된 결대로 다 찢어져 버립니다.

 

20.jpg

아... 이거 복구가 가능하긴 할까요? 속이 비어있는 거라 ㅜㅜ

이렇게까지 분해할 생각은 없었는데 어깨 분리 과정에서 상의가 다 찢어져서 그냥 다 분해하다 보니 이렇게 됐네요...

 

21.jpg

얇은 신발 부품들도 다 찢어졌습니다.

 

22.jpg

부탁하신 분의 요청대로 다 분해해 보긴 했는데 속이 다 비어있는 상태라 제대로 복구가 될지 난감하네요


수리 작업하면서 풀크라 피규어 이거 빼고 다섯 개(치노 종류 별로 두 개, 창 들고 있는 여고생, 보라 머리 앞치마, 보라 머리 여경)

만져봤지만 다 레진 생산한 제품이었고 출력물을 그대로 판매한 건 없었는데... 이제 갈 데까지 갔군요


풀크라 정말 미친 거 같아요

출처 https://blog.naver.com/gonali/22142057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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