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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경험으로는 이번 의사들 행동 엄청 웃기네요.
게시물ID : bestofbest_4304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괴란과자
추천 : 126
조회수 : 15984회
댓글수 : 43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20/08/27 22:06:18
원본글 작성시간 : 2020/08/27 11:13:42
안녕하세요. 돌아가는 판이 웃겨서 아주 오랜만에 글 써봅니다.
저는 중남미 지역에서 EDCF와 KOICA 주관 ODA 사업으로 
해외 수원국 의료역량강화사업으로 지금까지 3개국 8개 지역의 2차 혹은 3차급 공공병원건립 및 의료정책 지원, 의료종사자 교육, 의료기자재 지원등의 프로젝트에 참여했었음을 말씀드립니다.
그럼 이 사업들의 PM 즉, 프로젝트매니저들은 누구일까요?
한국 각 의대(의료원)의 시니어 교수님들입니다. 
사업의 계획이후, 일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당연히 사전타당성조사 라는 걸 하게 됩니다. 
PM측, 원조기관측, 사업에 필요한 업체 관계자 측(의료기관 전문 설계업체, 기자재 업체 등) 그리고 수원국 관계자측이 모두 참여하여 현지 조사도 하고, 수원국 법률 파악 등 여러가지를 하여서 사전 합의를 마쳐놓고, 이렇게 만들어진 사전타당성조사 보고서 등을 가지고, 한국 국회 및 관련부처와 수원국 관련부처에서 적합판정과 사업추진 통과 등을 거쳐 우리 정부에서 합의된 사업의 재원을 쏴주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하지요.

우리나라나 다른 선진국 정부 및 원조기관들도 바보가 아니기때문에 건물 지어주고, 수원국 사람들 교육이나 한국초청 등 해주고 내 일 끝났으니 나 몰라라 하지 않습니다.
지원 사업 이 후에도, 계속해서 지속적으로 슈퍼바이저와 평가팀 파견해서 제대로 굴러가는지, 추가 지원을 해도 되는지, 사전에 합의한 내용들 잘 지켜지는지 등을 조사하고 보고하며, 그에 따라 수원국 및 수원기관의 여러가지를 평가하게 됩니다.


그럼, 우리나라나 다른 해외원조 선진국들이 이런 사업 진행할 때 뭘 요구하느냐? 
공공의료인 증원 및 확보. 
이 사업 지원으로 교육받은 의료종사자의 의무근무기간 설정 및 수행.
운영의 지속가능성 확보입니다.
(물론 기타 다른 것들 많습니다.)
어?! 아니 이거 지듬 덩부 정책 방향이랑 별 다를게 없네요?

예. 그럼 이런 요구와 지시들을 누가 설정할까요?
앞서 말한 PM 측 입니다. (최종결정은 당연히 두나라 정부가 합니다.) PM이 누구라구요? 예. PM측 의대 관계자분들과 PM으로 오신 의사분들이요.
이 분야의 가장 전문가분들 이십니다.
그 분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 중 하나란 말이죠.
수원국 정부관계자 의사협회사람들과 협의할 때 늘상 강조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이런게 없으면 당연히 한국에서 교육받고와서 3년안에 민간보험에서 운영하는 사립병원으로 옮겨가거나 자기 병원 차리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아니면 중남미는 대부분 스페인어권 국가라 다른 더 좋은 나라가서 일하고 십수년뒤에 귀국해서 발전된 의사 대접 받으면서 개인영달 케이스가 될 수 도 있지요)

근데 개발도상국들 가르쳐주고, 지원해줄 때는 해야하는데, 우리나라는 안 된다구요?

그 개발도상국에서도 이런 사업할 때마다 상당수의 의사들이 반대하고 항의합니다.  이상하죠? 남의 나라에서 돈도 지원해주고, 의료종사자들(의사,간호사,행정관리자,기술자, 의료정책관련자등) 데려다가 교육시켜주고, 한국으로 초청해서 교육시켜주고.
의료기자재도 지원해주는데요.
누가 반대할까요?  바로 그 지역 민간개업의들 입니다.
ODA로서 지역의 공공병원과 지역의 공공의료역량을 강화하는 사업이다보니, 자기들한테는 이익이 없기 때문이죠.
우리는 우리가 돈 들여서 개인병원 & 클리닉 차려서 운영하는데, 정부에서 세금들여서 & 남의 나라 지원 받아 공공병원하고 의사들 더 좋게 만들어준다고?!!! 라는 말이죠.


어?! 우리나라 지금 의사들 집단행동 상황은, 개업의들은 별로 지지도 안 하고 참여도 안하는데, 상반되네요?
왜 그럴까요?
우리나라 개업의는 이미 동네나 지역에서 잘 자리잡고, 돈도 잘 벌고 걱정 없어서요?
아닙니다.
개도국에서도 개업의들은 그 나라 기준으로 돈 잘법니다.
우리나라 의사선생님들도 대부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정책의 방향이 잘 못된게 아니라는 것을요.

개도국이나 우리나라 공통점도 있습니다.
뭐 종합병원 기피과 전공의 부족이요?
개도국은 기피과에 전공의가 많나요?
동네병원 안 가고 종합병원 3차병원 직행해서 포화시키는 사람들이요.? 
그거 질병이나 증상에따라 1차,2차 병원 먼저 가도록 강제시키지 않는한 어느나라나 다 있는 문제입니다.
근데 환자들이 의사도 아니고 그걸 어떻게 판단하나요 불가능하죠. 그래서 3차병원급의 지역병원은 선진국과 개도국을 막론하고 다 쏠림현상이 나타납니다.
그럼 의료진은 (기피과 및 다수요과) 는 항상 부족합니다.
이런 것들이 사업타당성조사나 사후평가,관리 하면서 항상 얘기되어지는 것인데 지원국 의료전문가들의 조언과 제안은 항상 무엇이다?
예. 앞서 말한 공공의료인력확충(대학의과 연계, 의대생증원) 과 공공의료기관에서의 의무근무기간 설정 등 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지만, 우리나라나 다른 선진국들이 항상 하는 조언,제안,지시 입니다. 이게 공적개발원조 의료분야 수십년 역사에 바뀐 적도 없고, 앞으로도 안 바뀔 포인트입니다.

데이트하고 밥먹으러 가야해서 글 정리 못 하는데요. 
아무튼 남의 나라 협력하고 도와줄 때는 당연한 것이 왜 우리나라에는 갑자기 의료계를 파괴할 일로 변하는 지 모르겠고 웃긴다는 것이 주장입니다.
여러분 급하게 안녕~ 다음에 쓰고 싶으면 또 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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