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이다.

하지만 역시 아무도 모른다.

그게... '야! 오늘 내 생일이야!' 라고 떠들만한 나이도 아닌 것 같고

그랬다가는 내 이 귀한 고난의 행군 그 시기에 속없이 깝치는 것 같아서

좀 말하기가 꺼려진다.

또 이렇게 입다물만한 궁리를 하고 이유를 찾아냈다.

 

 

말을 하지 않을 이유를 자꾸 찾는 중이다.

입에서 맴도는 말의 9할은 쓸데없는 것이고 그나마 1할중에서도

이미 지나쳐버리거나 이슈가 되지 않을 만한 내용들이 많다.

그래서 자꾸 말하지 않을 이유를 찾는다. 말해봐야 득될게 없으니까.

 

어렸을때는 말하는 것을 참 좋아했다.

그래서 실언도 많이 하고 개연성없이 흘러간 적도 많다.

같은 잘못을 두 번 아니 백서른두번 반복하지는 말아야지.

어쩌면 언젠가 백서른세번째 실수를 할 지도 모르지만, 다짐은 중요하다.

다짐이라도 하지 않으면 백서른세번째에서 끝날 수 도 있는 실수가

천백서른세번이 될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다짐이라도 잘 해야 한다.

 

 

어쨌든

어차피 미역국 끓여줄 사람은 없고, 난 원래 미역국 안좋아한다.

케이크도 별로 안좋아한다. 별로 안좋아하는 것 투성이다.

축하받을만한 삶을 살지도 않았고 앞으로는 어떨까 모르겠지만,

내년 생일엔 잘 기억해 뒀다가 롯데월드라도 혼자 가봐야겠다.

 

 

 

아무튼 생일엔 좀 보내준다는데,

보내주세요! 가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