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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선을 봤는데요............하아. 비참해지네요...
게시물ID : bestofbest_6622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하아Ω
추천 : 332
조회수 : 72106회
댓글수 : 3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2/02/12 04:32:25
원본글 작성시간 : 2012/02/11 20:46:18
어릴때야 연애마니했죠.
다들 하는것처럼했죠.
근데 나이들다보니 그리 잘 안되더라구여.
그렇다고 딱히 결혼생각도 없었는데

친척이 보라그래서 봤어요.
사실 내심 기대도했죠.
소개팅하고 머가 다를까.싶기도했구여.
새로운사람을 만나는것에 대한 기대감.

예전에 소개팅할때는 거의다 잘되었었어요.

진짜
거의


제가 사람말을 잘 들어주는편이었거든여.
말솜씨가 별로없어도 잘 들어주게되면 그게 인상이 좋게 남더라구여.


암튼.
오널

최악이였어요............


제가 근래에 좀 살이 통통하게 오르긴했어요.
그래봤짜 제 키에맞는 몸무게이지여. 마르진 않았단소리에요.
그래도 나름 꾸미고 나갔는데.


딱 절 보자마자.
전화를 하시더라구여.
그러면서

아~몇시에요? 아 저는 저녁늦게 8시즈음에 시간이 될것같은데

라며 다른이와 통화를 하더라구여
그러면서 인사도 뒤로하고. 그냥 앞으로 걸어가더라구여
인파도 많았는데 저는 이리치이고 저리치이면서 쫒아갔어요 걸음도 빠르셔라...
그래서 제가 얼굴이 많이 굳어져있었어요

솔직히 글차나여. 보자마자 전화로 약속잡고. 만난시간이 6시였는데 8시에약속잡는게 대놓고 싫단거니깐..
나도 그닥 기분이...그리 좋지 않아서 얼굴이 웃는상은 아니었어요.
그냥

'많이 바쁘신가바요'
라고했쬬.

그니깐

'머 화나신거있으세요?'
라며 웃는데.
아.................이걸 패버릴수도없고...


그뒤에 걍 저렴한 레스토랑같은데가서 피자먹고.얘길 했어요.
첫인상이.
온몸에 명품을 휘감고 계서서.
아 잘버시나부다. 그런인상이었는데
대화중에도 한국어반 영어반하시고.
사회에서 사람들이 살아남는것에 대해서 설명할때도
무슨 정자와 난자가 어떻게 만나는지 설명하시고.
술 얘기가 나오니.
아프리카에는 술만들때 침뱉는 부족이 있다는얘기랄지..
전 맞장구를 쳐주고싶었찌만. 워낙 이야기가 이리튀고 저리튀고해서 

'아..예~'
그랬어요

얼마나 상대방이 싫으면.
음식이 나오기도 전에
상대방앞에서 코를 팔까요.?
얼마나 상대방이 싫으면그럴까요???


내 자신에 대한 회의가 들더라구여. 제가 잘하는 자기비하로..빠지게끔 해주시더라구요.


통하지도않는 대화.

그래도 최대한 예의있게 이야기하시는거 하나하나 다 듣고
이해하며 종합설명도 해드리고.
자신의 인생관에 대해서 멋드러지게 이야기하실떄

'정말 대단하세요! 저는 그런분들이 참 멋지더라구요~'
라며 웃어드리고.



결국
자긴 스타벅스커피밖에 안마신다며.
커피사드리고.(사실 그냥 밥값도 더치하고 걍 가고싶었어요. 더치해야 내가 뒤끝없을듯해서)
그나마 시간없다고
테이크아웃해가지고.가시고..



집에와서
엄마한테 
선봤는데 상대방이 날 별로라하더라...라는식으로 얘기하는데
눈물이 막 나왔어요.

그사람은 얼마나 그 자리가 싫었을까.
얼마나 싫었으면 그랬을까.
내가 상대방에게 그렇게 싫은존재가 된다는게 너무 싫었어요.
그냥 엄마는 무시하라고하지만...
제가 그런면에서는 잘 무시를 못해서요....


걍 집에와서 혼자 남아있는 싸구려와인에 과자먹으면서. 글써요...


님들.
혹시라도 선 보시더라도 소개팅하시더라도..
상대방이 마음에 안드시더라도.
티 많이 내지마세요...상처받아요...
그냥 같이 식사하면서 대화만 하시고 에프터안하면 되잖아여....
대놓고 싫어하니 이게 상처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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