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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군인의 유쾌한 유서 [이야기 1]
게시물ID : bestofbest_698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윤소현
추천 : 253
조회수 : 67953회
댓글수 : 0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2/04/01 16:35:36
원본글 작성시간 : 2012/04/01 04:45:10


 

 

 어느 군인의 유쾌한 유서

 

 출처: 제 홈페이지(?)입니다만 창피하니까 그냥 오늘의유머가 2차출처라고만 해주세요.
 

 

 

 으음, 안녕하세요.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사람, 윤소현입니다.

 

 현재는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56사단에 군인으로 복무 중이지요.

 

 

 

 어…… 저는 약간의 사소한 지병을 갖고 있습니다.

 

 미주신경성실신. 뭐 혈관미주신경실신인지 뭔지라고도 부르는 것 같기도 하고.

 

 증상을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대충 이렇습니다.

 

 ──────────────────────────────




 

 지병 미주신경성실신에 대한 설명

 

 

 

 다른 사람에게 짧게 설명할 때는 뇌신경질환이라고 하곤 합니다.

 

 

 

 원리: 뇌에서 이상한 호르몬이 나와서 신경계에 이상을 일으킨다고 했던가? 심장이 혈액을 몸 위로 올려보내는 것에 무리가 있는 것 같기도. 오래 서 있으면 머리에 피가 안 돈다거나 뭐 그런 거니까.

 

 발병 원인: 의사가 모른답니다. 어처구니…… 뭐가 현대의학이냐 임마.

 

 치료 방법: 현대의학으로는 못 고친답니다. 어처구니…… 뭐가 현대의학이냐 임마. 치료약도 아니고 무슨 항생제 비슷한 개념의 뭔가 약이 있긴 했는데 두 사람 중에 한 사람에게는 효과가 아예 안 먹히고 다른 한 사람에게도 거의 안 먹힌다고 설명하는데…… 뭐 이런 돌팔이 같은 약이 다 있냐. 안 먹어!

 

 

 

 구체적 증상

 

 1. 오래 서 있을 수 없음

 보통 버티고 서 있을 수 있는 시간은 5분~30분 정도.

 특히 차렷 자세 등 다리를 모으고 있을 경우 더욱 그러함. 굳이 버티고 서야 한다면 양 다리를 앞뒤좌우로 크게 벌리고 허리를 숙이는 정도의 자세가 편한 듯. 그리고 양쪽 다리로 서 있는 것보다는 한쪽 다리에만 체중을 싣다가 힘들면 다른 쪽 다리로 바꾸는 식이 더 편한 듯.

 

 2. 일시적 실명

 오래 서 있거나, 무리하게 몸에 힘을 주거나 할 때 증상이 나타남.

 그냥 눈이 안 보임. 누워 있다가 몇 분 뒤 살살 눈을 떠보면 다시 보임.

 더러운 예를 하나 들자면, 화장실에서 응가싸려고 끄응~ 하고 풀파워 따위를 했다간 커헉 하고 실명. 덕분에 중력을 이용해서 응가를 싸야 함.

 

 3. 호흡량 부족

 호흡부전이라긴 좀 아닌 것 같고.

 평범하게 숨을 쉬는 걸로는 부족함. 쉽게 말해 가벼운 달리기 하는 것 같은 상태. 숨소리가 거칠어지고(나는 모르지만 주변사람들이 그렇다고 말해줌) 후우~ 하아~ 하는 식으로 심호흡 내지는 한숨 같은 호흡.

 

 4. 심장박동 이상

 심장이 피를 몸 위쪽 방향으로 올려보내기 힘들어해서 그런지, 앉아있을 때와 서 있을 때의 맥박이 너무 티나게 다름. 앉으면 60, 서면 120이라든가 그런 식.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서 있을 뿐인데 맥박이 올라감-_- 의사한테 처음 듣기론 “심장박동이 빨라졌다 느려졌다 하면서 쇼크가 와서 실신하는 거다”였던 것 같은데 최근 지인으로부터 “느려지기만 하는 거지 빨라지는 건 아니다. 의사가 하려던 말은, 느려졌다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다는 거겠지.”라는 말을 들었음. 이상하다, 내 체감으로도 빨라지는 것 같은데.

 지인에게 듣기로 “넌 실신하면 심장박동이 잠잘 때의 그 수준으로 떨어지더라.”라던가. 그런 건 또 언제 체크한 거야?

 

 6. 다리 통증 및 압력이 실림

 사람을 업고 지압판 위를 걸어다니는 것 같은 더러운 느낌이라고 설명하곤 함.

 그냥 서거나 걸을 뿐인데 마치 10배 중력에서 수련하는 손오공처럼 압력을 받는 것 같음.

 압력 외 증상으로는 발이 찌릿찌릿 혹은 빠직 하고 따끔함. 멀쩡히 걸어가다가 앗 따거 하고 외치는 경우가 많음.

 

 7. (오래 서 있는 것 외에) 동작에 반응해 실명, 실신 등

 앉아있다가 일어선다거나, 누워있다가 고개를 휙 든다거나 하는 가벼운 동작에도 반응.

 덕분에 앉아있다가 일어서거나 할 때는 기합을 팍 넣고 딜레이를 걸어가며 일어서야 함-_-;

 

 8. 실신 기절

 뭐라고 할까 기절이라고 하기 뭔가 애매하긴 한데. 잘 때는 잘 모르지만 깨어나고 나서는 아 이런 일이 있었지 하고 뭔가 기억나기도 하니까. 그렇긴 한데 아무리 시끄러운 소리(저녁점호에서 복무신조 제창하는 소리라든가)에도 안 깨어나는 걸 보면 기절이라고 해야 맞는 것 같기도 하고.

 

 

 

 

 

 맥도○널드 카운터 알바라든가 하는 식으로 오래 서서 하는 일이라면, 시급 4만 원을 준다고 해도 못 함. 아니, 돈이고 나발이고 못 하는 건 못 하는 거지. 참고 자시고 하는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잖아.

 

 
 ─────────────────────────

 

 

 

 환자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증상을 대충 들으면 어떤 것인지는 대충 감이 오실 텐데요.

 

 예, 그런데 이 병은 불치병입니다. 아니 왜, 무슨 책이나 이야기 같은 데서 보면 천식 같은 걸로 40년 동안이나 고생하는 사람들 있잖아요.

 

 제가 딱 그런 거인 것 같네요. -_- 아오 신발;;

 

 뭔지도 모르고 막연하게 내가 몸이 이상하구나 하고 10년을 살았는데, 가만 생각해보니까 이게 그냥 몸이 안 좋은 게 아니라 병이 있는 건데, 그 병을 낫게 할 방법이 없다네요 신발발발…….

 

 

 

 대체 몸이 왜 이러나 싶어서 뒤늦게나마 병원에 가서 이런저런 검사를 해봤습니다. (돈 무지 깨지더군요 ㄱ-; MRI는 비싸서 패스했고.)

 

 기립경검사라고, 한마디로 ‘얼마나 오래 서서 버틸 수 있나’ 실험(?)하는 검사가 있습니다.

 

 이미 말씀드렸다시피 이 병은 주요증상 중 하나가 ‘오래 서 있을 수 없다’입니다.

 

 검사실에는 침대와 모니터 같은 게 있는데, 환자의 혈압, 맥박, 혈류의 이동 같은 게 옆에 있는 큰 모니터 같은 것에 뜨던 것 같습니다.

 

 검사를 받는 방법은, 환자를 침대에 묶어놓고(?) 침대를 세운 다음, 의사가 옆에서 환자 및 모니터를 관찰하는 겁니다.

 

 검사를 시작하기 전, 의사는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1시간 정도 검사해볼 거예요~.”

 

 ‘오래 서 있는’ 검사 시작.

 

 30초 경과. ……뭔가 이상하게 몸이;; 느낌이 불길한데;;

 

 1분 경과. 의사가 말을 겁니다. “어떠세요?”. 저는 대답합니다. “피곤해요…….”. 의사가 깜짝 놀라는 듯 말합니다. “답답한 게 아니라 피곤해요?”

 

 2분 경과. 점점 숨을 쉴 수가 없어지는 것 같더니, ……실명 증상이 덮쳐왔습니다. 거기에 뇌인지 뭔지가 아픈 것 같기도 하고 하여간 이 빌어먹을 느낌을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 한마디로 죽을 것 같습니다. 으아아악!

 

 후우후우허억허억거리다가 실명됐다으아아악 반쯤 기절. 관찰하던 의사는 다급하게 “지금 내려줄게요! 지금 내려줄게요!” 하면서 묶인 걸 풀어주고.

 

 정신차려보니 응급실에 있었습니다. ………………검사만 했을 뿐인데, 아니 이게 대체 뭐지? ㄱ-;; 꽥~한 저를 바퀴침대에 눕혀 응급실로 부랴부랴 이송시켰다고 하는 듯. 덧붙여 팔에는 링거까지 꽂혀 있었습니다. ㄱ-; 아니, 난 검사만 했을 뿐인데;;

 

 ………………아니 뭐 이런 거지 같은 게 다 있냐;;

 

 나중에 의사에게서 이야기를 들으러 갔더니, 의사 왈 “어우 이거 너무 위험한데… 너무 심해요 이거…. 평소 생활하는 데 불편하지 않으세요?”

 

 네, 불편합니다. -_-

 

 “밥 잘 드셔야 하고요, 물 많이 드셔야 하고요, 긴장이나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하셔야 해요.”라는 듯한 말을 들었습니다.

 

 ……의사가 정이 많은 성격이었던 듯, 한 번 오고 말 환자 상대로 되게 걱정해주더군요. ……음, 검사받다가 죽어버렸으면 의료사고였나? ㄱ-;

 

 뭐 하여간 진단서를 받았습니다.

 

 

 

 신검을 받으러 갔을 때 이야기입니다.

 

 진단서를 제출하자, 담당자(군의관인가?)와의 대화.

 

 신검 군의관: 자주 증상이 있나?

 

 나: 네. (자주고 나발이고 하루도 빠짐없습니다만)

 

 신검 군의관: 이게 원래는 군대를 안 갔는데… 요즘 군인이 모자라서 법이 바뀌었어. 그래서 3급 현역으로 가야 해. 입대하고, 알아서 조심하도록.

 

 ……응? ㄱ-;; 이 더러운 병이 현역이라고?

 

 으음, 저는 아무 생각없이 예써 하고 나와버렸습니다. -_-;

 

 

 

 훈련소………….

 

 지금 생각해도 토나오네. 잘도 죽지 않고 살아서 나왔다 싶습니다 ㄱ-;;

 

 쓸데없이 집합시켜놓고(즉, 서 있게 해놓고) 시간을 끄는 일이 많습니다. ㄱ-

 

 덕분에 훈련소에서 몸이 아주 걸레짝이 됐지요.

 

 훈련소에서 5주 보냈는데 한 3, 40번은 실신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팔도 까지고 다리도 까지고 어휴.

 

 아, 뭐 도중에 병원행도 했지요. ㄱ-; 내보내달라고 해도 군의관이 안 보내주더군요 쿨럭;

 

 

 

 뭐 이렇게 해서 자대 배치를 받았는데, 0.5%의 선택받은 자들만 갈 수 있는 편한 곳, 수도방위사령부의 56사단 모 연대로 갔습니다.

 

 ……흐음.

 

 군대에 가면 기본적으로 하는, 경계근무라는 게 있습니다. 쉽게 말해 불침번.

 

 주간(낮)도 있고 야간(밤)도 있는데, 주간이야 나쁠 거 없지만 야간은 자다가 일어나서 나가야 하니까 상당히 짜증 나겠죠.

 

 전 그걸 거의 안 했습니다. 안 하고 있습니다.

 

 왜냐고요? 오래 서 있을 수가 없으니까요.

 

 …………………………대체 내가 군대를 왜 온 거지?

 

 그러고 보니까 언젠가 진단서였나 뭐였나, ‘근무, 힘든 작업 열외’ 뭐 이랬던 거 같은데, 그냥 차라리 보내지를 말든가!

 

 예, 경계근무를 못 서니까 말이죠.

 

 대대원 50여 명 중 유일하게 근무를 안 서버리니까, 다른 병사들로부터 거시기한 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대충 이렇게 말하면 아시겠죠. ㄱ- 제길;;

 

 거기다 좀 힘들다 싶은 훈련이나 작업은 열외되어버리거나, 중도에 낙오.

 

 ………………아니, 대체 뭐야 이게. 나 대체 여기 왜 있어? 없는 게 도와주는 거란 생각밖에 안 되는데!

 

 ……말이죠, 며칠에 한 번 꼴(다른 병사들은 매일이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로 복도에서 엎어지고, 계단에서 구르고, 산에서 구르고, 무거운 물건 나르다 실신해서 깔리고, 뭐 이런 식인데,

 

 계단에서 굴렀거나 할 때, 뒤처리는? 예, 다른 병사들이 해줍니다. -_- 신나게 자빠져서 낑낑대거나 기절해 있으면 다른 병사들이 부축해서 이동시킨다고요. 이게 웬 민폐입니까.

 

 ………………아니, 정말로 없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요 모두들. 그리고 저도 별로 부정하고 싶진 않습니다.

 

 아아, 저도 힘듭니다.

 

 아니, 짜증 난다고요. 없던 병도 생기겠어요. 더는 못 참겠다고요 정말.

 

 말이죠, 사회에서라면 당연히 “저는 지병이 있어서 오래 서 있지 못 합니다.”라고 하면 “아, 그래요? 이쪽으로 앉으세요.” 이렇게 진행이 될 텐데, 군대라서 그게 안 된다고요 빌어먹을! 왜 GR이야! 누구는 아프고 싶어서 아프냐?! 안 그래도 억울해 죽겠다! 아니, 댁들은 내가 근무도 안 서고 하니 군생활 편하게 한다고 쉽게 말하겠지만 난 평범한 일 자체가 힘들어 죽겠다! 그리고 댁들이야 1년 10개월 복무하고 전역하면 그 뒤 몇십 년을 잘 살겠지만 난 전역해도 이 몸 그대로 살아야 한다고! 그렇게 부러우면 시○릿 가든에 가서 몸이라도 바꿀래? 앙?!

 

 훈련소에 있을 때부터, 조기전역(의가사라든가 들어보신 적 있으실런지)이 거론되어 왔는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안 해준다네요. 높으신 분들이 허가 안 하는 걸 떠나서, 이 부대(연대)의 지휘관님께서, 그냥 계속 버티라고 하셨다는 소문이 있고.

 

 ……자대 와서도 별 꼴을 다 봤습니다.

 

 제설작업하러(한마디로 눈 쓸러) 산 비슷한 걸 올라갔는데 거기서 철푸덕 해서 (아마도) 1시간 정도 뒤에 깨어났는데 오 쉐뜨 눈 펑펑 쌓인 한겨울 길바닥에서 자빠져 있었으니 몸이 꽁꽁 얼어서 Die할 뻔했고 ㄱ- (심지어 그동안 아무도 안 깨워줬어;; 아니 깨우면 그건 그거대로 불편하지만)

 

 혹한기훈련하러 갔다가 텐트에서 나오다 실신해서 경사로 굴러서 눈 속에 철푸덕 해서 나중에 보니까 손이 10개의 창문이 되어서 약 왕창 바르고 ㄱ- 동상은 아닌 것 같기도 한데 얼어붙고 하니까 하여간 겁나 아팠고; 아니 왜 눈 속에서 얼어있었는데 손이 뜨거워지는 거지? 약바른다고 뜨거워지다니 뭐래.

 

 태풍으로 떨어진 나뭇가지 청소 작업하다가 배수로에 빠지고 ㄱ- 실신하면서 돌에 머리 빡 하고 부딪쳤다가 정신차려보니 물속이야 오 마이 갓;

 

 계단에서 구른 건 대체 몇 번인지 모르겠네. ㄱ-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프기만 더럽게 아프고 뇌진탕이나 뇌출혈, 골절 같은 건 없었지만.

 

 

 

 여차저차해서,

 

 저, 아마 머지않아 죽을지도 모르겠네요. (스기사키 켄 풍으로)

 

 ……이제까지 무사했던 것도 참 운이 좋았어. 그만큼 돌이나 쇠모서리에 머리를 빡 했으면 잘못돼서 죽었을 법도 한데.

 

 으음, 군대에서, 1년에 자살하는 사람이 50~100명이라고 하던데….

 

 사고사 혹은 질병으로 인한 급사도 꽤 많은 것 같더라고요.

 

 심지어 1km 달리기하다가 죽어버리는 사람도 있는 판국이니 ㄱ-;;

 

 ……아니, 부정맥 환자들도 현역으로 와 있던데… 재수없으면 죽어버리는 사람; 군인이 참 모자라긴 모자란가보네;;

 

 아침점호에 구보(달리기) 시간이 있는데, 부정맥 환자들도 열외를 하거든요. (저는 당연히 열외고)

 

 까딱 잘못 달리기 따위를 했다간 위험하다고 하던데, ……흐음.

 

 …….

 

 저는 뭐…… 군생활에 제한이 많은 환자라, 없는 게 도와주는 것인데다, 저 본인도 힘들어서 아무 생각 안 난다 될 대로 되라 모드고…….

 

 선임한테 들으니, 올해의 언젠가에 유격훈련을 하게 되는데, 그 훈련은 환자고 뭐고 봐주는 게 전혀 없다고 하더군요. 그러다 누군가 죽으면 유격조교들도 X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쓰러지든 말든 계속 시킨다나 뭐라나.

 

 

 

 …………………………으음, 아무튼 여러가지로, 아~ 오래 살겠구나~ 하는 생각이 없어진 지 오래입니다.

 

 죽을 땐 죽더라도, 억울하니까 대충이라도 할 말은 하고 죽자 싶어서 이렇게 유서를 써봤습니다.

 

 

 

 ……아, 휴가 나오기 전에 했던 인성검사에서, 자살 관련 문항에서 죄다 YES로 답변해버렸는데. 하지 말걸 그랬다.

 

 …………참고로 자대 전입왔을 무렵에는 전부 NO였습니다. ………………무서운 군대.

 

 

 

 

 

 

 

 

 

 한 가지 웃기는 에피소드.

 

 훈련소에서, 저와 같은 병을 가진 사람을 만났습니다.

 

 일단 이 사람은 검사를 몇 분 버텼는지 궁금해 물어보니 15분이라고 하더군요.

 

 예, 저는 2~3분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3급 현역이 아니라 4급 공익입니다.

 

 ?!?!?!?!?!?!?!?!?!?!

 

 설명 듣기로는, “실신하면서 다친 거 진단서 떼면 공익이에요.”라더군요.

 

 -_-

 

 이봐, 신검 군의관! 그런 설명은 전혀 ㅇ벗었잖아!!!!!!!!!!

 

 그건 그렇고 이 사람은 자기 말로는 불침번 정도는 끄떡없이 선다던데 왜 하필 나만 이렇게 거지 같이 상태가 안 좋은 거야 ㄱ-

 

 

 

 

 

 

 

 

 

 신검이…… 음, 나는 할 말이 ㅇ벗소.

 

 

 

 

 

 

 

 

 

 

 아참.

 

 휴가를 나올 땐 휴가계획서라는 걸 쓰는데

 

 

 

 거기에,

 

 유난히 자리를 차지하는 물건들을 정리해 다른 사람에게 주어

서 방의 공간을 넓히겠습니다.

 

 뭐 이딴 소리를 해놨습니다.

 

 포인트는 각 줄의 첫 글자.

 

 

 

 

 

 

 

 죽을 때를 대비해, 갖고 있는 라이트노블 100여 권을 죄다 택배로 싸버렸습니다. 자, 보내기만 하면 된다!

 

 

 

 

 

 

 

 

 

 

 으음, 전역예정일은 내년 즉 2012년 3월 15일입니다.

 

 

 

 내년 4월 1일이라든가쯤에 제가 나타나서 뭔가 글을 올리면 살아있는 거고, 아니면 죽은 겁니다.

 

 죽기 전에 유서 하나 더 쓸지도 모르겠는데, 쓰고 죽어도 문제고 안 쓰고 급사해도 문제고.

 

 






















 라는 글을 1년 전인 2011년 4월 1일에 썼었습니다.

 1년 뒤의 4월 1일……. 이 날이 오기는 오는군요.



 …………………………………………………….

 와! 내가 살아있다!

 농담이 아니고 진짜로 국방부에 대형폭탄 던지면서 죽을 뻔했습니다.

 이 미친 군대 ㅡㅡ



 아 이 미친 군대 ㅡㅡ

 전역하고 나서 이마트에 쇼핑하러 가서 과자코너 앞에 서서 무슨 과자를 살까 고민하고 있으면

 [SYSTEM] 당신은 데미지 10을 입었습니다.
 [SYSTEM] 당신은 데미지 10을 입었습니다.
 [SYSTEM] 당신은 데미지 20을 입었습니다.
 [SYSTEM] 당신은 데미지 30을 입었습니다.
 [SYSTEM] 당신은 데미지 40을 입었습니다.
 [SYSTEM] 당신은 데미지 50을 입었습니다.
 [WARNING!] 이 신체에서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지금 바로 이족보행을 중지하고 안전한 자세로 휴식을 취한 뒤 재시작하십시오.



 야 이 십팔 ㅡㅡ 과자 하나 느긋하게 고르지도 못 하는 이딴 신체를 현역이랍시고 판정해서 군대에 처넣냐?

 공익은 신체등급 사유가 뭐뭐가 있는지 난 잘 모르겠지만 ㅡㅡ



 나도 참 살아있는 게 용하네.



 다음에 이 글 후속편 같은 것도 올려볼까 생각 중입니다. 작년 4월1일 이후에 발생한 일만 해도 장난이 아니예요.

 가령 휴가복귀 중에 치명적인 데미지를 입고 공항에서 파김치가 되서 기절했는데 눈을 떠보니 몇 시간이나 흘러있고(어머나 휴가복귀 시간이) 눈앞에는 육군 주임원사인가 하는 거물간부와 함께 헌병대 같은 사람들이 우르르 날 에워싸고 있다든가.

 ??? -_-



 디씨에는 암걸렸는데 쾌활한 모습으로 디씨질하던 멘탈 甲 디씨인도 있다고 하던데 나하고 좋은 친구가 될 것 같군그래?



 사실 내가 전역할 때 육군본부에서 “이런 이야기는 민간인에게 이야기하지 마라.”라는 말을 들은 것 같기는 한데,

 하도 억울하고 어처구니가 없어서 이렇게 해봅니다.

 설마 헌병대한테서 소환장 날아오고 그러는 건 아니겠지? 그렇게 되면 4월1일에 올린 만우절 글이니까 무효다! 라고 외칠 거다!





 근데 이거 어느 게시판에 올려야 할지 잘 몰라서 일단 유머글이 아니라 유머자료라는 게시판에 올려봤는데 ㅡㅡㅋ

 으음, 이런 글은 베오베 가나요? 부끄럽긴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가능한 널리 알리고 싶으니 베오베 갔으면 좋겠다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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