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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먹을 거 같지만...
게시물ID : boast_157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토끼삶는여자
추천 : 5
조회수 : 672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1/24 02:5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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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플자랑이에요.

제 남친 완전 멋있어요. 잘생겼... 제 눈엔...... 아냐 잘생겼어요......
키도 커요. 등치도 있어서 안으면 포근하고 따뜻해요.
손도 잘 잡아주고 사귄지 1년 반 되어가는데 아직도 네가 우주 최강으로 예쁘다고 
몇 번이고 말해주고 매일매일 사랑한다고 말해줘요. 해달라고 안해도요.

우울증 심할 때 자려고 누우면 안 좋은 생각들이 마구 생각나서 매일 울면서 잠들었는데
그거 듣고 자기 전에 항상 책을 읽어줬어요. 그걸 들으면서 자면 나쁜 생각을 안 해서 편히 잠들 수 있었어요.
그리고 녹음 파일을 USB에 담아서 줬어요. 나중에 자기가 책을 못 읽어주게 되었을 때 들으면서 잠들으라고.

돈 생기면 저한테 뭐든 사주고 싶어서 안달해요. 자기한테 좀 쓰면 좋겠는데 태생이 물욕이 없어서...
제가 레모나가 갑자기 먹고 싶어졌다고 하니까
레모나 한 통이랑 호두랑 말린 바나나랑 아몬드 등등 각종 견과류를 사서
하루 먹을 양만큼 직접 소분한 다음 주더라구요. 견과류는 건강하라는 의미에서...
제 건강에 엄청 신경써서 나도 뭔가 해주려고 하면 그 돈으로 제 건강검진 받으라고 해요.
산부인과 검사도 시켜주고... 비싼데... ㅠㅠ
추위를 많이타서 겨울에 춥다니까 마스크랑 핫팩도 사주고 찜질팩도 사주고......

사귄지 얼마 안되어서 전주로 1박 2일 여행을 갔는데, 
어디갈지 코스는 어떻게 가야할지 뭘 먹을지를 엄청 자세하게 정리해서 다 뽑아왔더라구요.
번거로울텐데 진짜 구체적으로요... 

그리고 제가 자해를 많이 했었는데... (잘 그어서 흔적은 안남았어요)
팔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팔찌 때문에 안 그을 것 같아서? 이런 식으로 말을 했었어요.
그랬더니 그 다음날 바로 은팔찌 만드는 곳에 찾아가서 팔찌 만들어줬어요. 진짜 감동이었어요 이건.
우리 사이에서 이 팔찌는 굉장히 특별한 의미에요 ㅎㅎ...
정말 하루종일 그 매장에 앉아서 사포질하고 모양 다듬고 해서 만들어준 팔찌에요.

뭘 먹을지 고민할 땐 항상 저에게 먹고싶은 걸 물어봐줘요.
(저는 남자가 데이트 코스 다 짜와서 그대로 따르는 거 진짜 싫어해요)
당신 먹고 싶은 거 먹자고 해도 제가 맛있는 거 먹는 거 보는 게 제일 좋대요.
진짜 한참을 실랑이하다가 그럼 하나씩 말하고 가위바위보 하자고 하면
제가 먼저 말하게 하고 어 나도 그거 먹고 싶었는데! 하고 능청떨면서 거기로 가요ㅋㅋㅋ
아비꼬 같은데서 카레 시키면 원하는 토핑 다 올리라 그러면서 제가 넘 비싸다고 그러면
자기 카레에 추가해놓고 카레 나오면 다 저한테 넘겨줘요 ㅋㅋㅋ
치킨도 맛있는 부위 다 주고......

예비군 훈련 갔다가 제 생각이 나서 도토리 주워다 줬는데 전 이것도 감동이었어요.
큰 선물보다 사소한 일상 속에서 절 생각해줬다는 게 진짜 좋아요.

건강하라고 발 지압하는 것도 주고요, 레몬청도 엄청 많이 만들어줬어요ㅋㅋㅋ
제가 자몽주스 좋아해서 제 방 놀러올때 자몽주스 맨날 두개씩 들고오구요,
자몽청도 선물해주고 사이다 타먹으라고 하더라구요. 진짜 아껴먹었어요 그건.
엄청 좋아하던 귀걸이 잃어버렸다고 하니 꼬치꼬치 묻다가 최대한 비슷한 걸로 사서 주더라구요.
그러면서 제일 비슷한 게 이거였다고 미안하다고...

언제는 같이 터미널로 걸어가는데 제가 걸음이 좀 빨라요.
훅훅 걸어가다가 문득 뒤를 돌아보니까 없는 거에요. 그래서 헐 어디갔지 하면서 뱅글뱅글 돌고 있는데
멀리서 천천히 걸어오더라구요. 그래서 뭐야 왜케 늦어! 하니까 등 뒤에 숨겨놨던 장미꽃 한 송이를 주더라구요.
길가에 꽃집이 있었나봐요. 제가 그 전에 장미꽃 한 송이를 받고 싶다고 한 적이 있었거든요.
이런 스쳐지나가는 말 한마디 한마디 기억해주는 것 진짜 너무 좋아요. 장미 백송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했어요.
그 이후로 꽃은 까먹을 때마다 한번씩 받는 것 같아요.
작년 1월 1일에 꽃다발을 받았었는데 그때 되게 좋았거든요?
근데 올해 들어 처음 만나는 날에도 또 꽃을 줬어요. 저만 기억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ㅎㅎ

어느 날은 카톡이 왔길래 봤더니 사진이에요. 보니까 시가 있더라구요.
"난 할 수 없이 작은 토끼반 선생님하고 결혼해야돼. 선생님한테 내가 사랑한다고 말했거든." 하는 초등학생의 시인데
그거 보여주면서 안되겠다 나도 너랑 결혼해야겠다 그러는데 진짜 내남자지만 넘이쁨...

같이 부산으로 2박 3일 여행갔을 때 제가 마지막날에 엄청 아팠거든요.
감기몸살때문에 헤롱헤롱해서 음식도 제대로 못넘기고 토하고 그랬는데
옆에서 정말 지극정성으로 간호해주고 울면 닦아주고 몸도 주물러주고
뭔가 먹어야하는데 먹고 싶은 걸 모르겠다고 그리고 혼자 있기 싫다고 그러니까
영상통화하면서 편의점까지 가서 편의점 진열장 다 보여주면서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말하라고 해줬어요.

아 꽃이 갖고싶다고 하니까 수국 화분도 선물해줬어요!
제 생일엔 제가 너무너무 갖고싶어했던 컵도 선물해주고 작은 케이크 놓고 축하파티했어요 ㅋㅋㅋㅋ

그린플러그드라는 인디밴드 페스티벌에 가는 날 제가 풍선 들고 돌아다니고 싶다니까
그 전날 어디 이벤트 가게 같은 곳에 가서 풍선에 헬륨 담아서 들고와줬어요.

근데 자랑게니까 자랑해도 되죠? ㅠㅠㅠㅠ 반대먹을 것 같네요.

저도 많이 노력했어요. 우울증 엄청 심하고 자해가 습관이고... 굉장히 안 좋은 다른 행동도 많이 했었어요.
그런데 남친 만나서 많이 바뀌고, 고치려고 하고, 내 건강도 챙기게 되고......
예전의 저는 100점 만점 중 40점 정도의 여친이었다면, 지금의 저는 100점 만점 중 90점 정도에요.
저 완전 사랑스럽고 예뻐요. 예전엔 이런 말도 못했는데... 자존감도 엄청 낮았는데, 남친 덕분에 이렇게 될 수 있었어요.
아직도 비교되면 시무룩하고 그렇긴 하지만 제가 느끼기에 이 정도는 보통 사람 수준 같아요.
남친이 절 차근차근 이끌어주고, 저 역시 스스로 변하려고 많이 노력해서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처음엔 남자친구가 아깝다고, 내가 저 사람을 붙잡아두고 있는 게 아닌가 해서 미안하게 생각했는데,
사귀면 사귈수록 남자친구가 제 자존감을 높여주고 예쁘다고 말해주고 사랑한다고 말해줄수록
제 장점들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아, 나 정도면 되게 괜찮은 여자구나, 우린 그냥 둘 다 잘 만난 거구나, 하고 생각하게 됐어요.
전 이제 맞고 자랐던 과거나, 성적인.. 어떤 과거나 지랄맞은 가정사정이나, 중증 우울증이나, 자해랑은 거리가 멀어졌어요.
제 인생에서 지금이 제일 행복해요. 사랑이 사람을 이렇게나 크게 바꿀 수가 있구나 하고 생각해요.
자랑이에요. 너무 행복해서 자랑하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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