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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마시니 예전 여자친구 생각이 나네요.
게시물ID : car_2675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도토리만두
추천 : 8
조회수 : 1288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3/05/22 23:14:33
아.
물론 제 여자친구는 아니었습니다.
제 친구 여자친구 얘기..;;;
믿거나 말거나 ㅋ

2011년 쯤 전 결혼준비로 매우 바쁘게 지내던 시기였었죠.

그동안 알고 지내던 사람들에게 청첩장도 돌리고..

그동안 알고 지내던 여자들의 연락처도 삭제하고..;;

그렇게 바쁘게 지내던중,

죽마고우라고 쓰고 웨딩카남, 사회자남, 폭죽남1, 푹죽남2 라고 읽을 친구녀석들을 만나서

거나하게 술도 사고,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못만났던 회포를 한방에 풀던 그 어느날...


웨딩카 남 의 이야기를 잠시 하려고 합니다.;;;


(하 참.. 도입부가 길기도..;;)

웨딩카남을 앞으로 A군 이라고 하겠습니다.

B는 물론 A군의 여자친구..


A군 집이 좀 사는것도 있지만,

오래전부터 이것저것 닥치는대로 알바뛰고, 돈 모으고,

주식이나 펀드로 돈 불리고 하는데 천부적인 재능이 있어,

20대 후반부터 상당한 재력을 자랑했던 녀석이었죠.

(물론 짠돌이 입니다.)

30살이 넘어서야 여자친구를 사귀게 된 A는 여자친구인 B에게 상당한 공을 들였었죠.

(친구사이에도 연 20%로 돈 빌려주던 썅놈사채 라는 별명까지 붙었던 녀석이...;;)


암튼 이녀석 차가 그나마 친구들놈들 차중 제일 좋다는

NF소나타 깜둥이라서 이녀석에게 웨딩카를 부탁하려 했었는데...;;

이녀석이 차를 바꿨을줄이야...


암튼 A의 차를 두고 B가 궁시렁 거리던 이야기를 술마시다 들었습니다.

물론 A가 화장실 간 사이에...;;

B가 상당히 어려서 친구들이 오냐오냐 해준것도 있지만,

일단 B자체가 개념이 별로 없기도 했었죠.


B: 오빠, 나 진짜 짜증났어.

나: 왜?

B: A오빠 차 있잖아. 너무 구진거 같아.

나: A차? 소나타 정도면 됏지 뭐. 니차도 아닌데 그런데 맘쓰고 그러냐.

B: 아냐, A오빠 차 바꿨어, 미쳤나봐 소나타 팔고 중고차 샀어.

나: 중고차가 뭐 어때서. 바퀴 네개 달려있음 다 훌륭한 차다.

B: 난 별로 상관없는데, 접때 내 친구들이 A오빠 차 보고 완전 깬다고 난리를 쳐서 챙피해 죽겠다는거 아니야...ㅜㅜ

나: 무슨찬데?

B: 난 잘모르겟는데. 뒤에 카이런인가 뭔가 라고 써있는거 같아. 소리도 시끄럽고..

나: 카이런? 쌍용차?

B: 현대차 같던데.. 아 몰라 암튼 겁나 구져...

나: 카이런이 뭐 어때서.. 차 잘나가고 좋구만. SUV가 원래 좀 시끄러워도 음악 크게 듣고 다니면 소음도 잘 안들린다고.

B: 아. 몰라 내친구 남자친구 차가 그랜져인데, 엄청 잘난척해서 짜증나 죽겠는데..

    자꾸 A오빠차가 트럭같다고 놀려서 짜증나. 걍 차 팔아버리라고 할까봐.

나: 그랜져가 뭔지는 아냐?

B: 알아 그거 까만차.

나: 어휴. 말을 말자..


이러던중 A가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나: 너 차 바꿨다며.

A: 어, 어떻게 알았냐. ㅋㅋㅋㅋ


이녀석 갑자기 목소리 커지는게,

카이런이 엄청 마음에 드는가... 라는 생각이 들때쯤 하는말이..


A: 야 이번에 나 카이엔 중고로 뽑았잖아. 조낸 잘나감 ㅋㅋㅋㅋㅋ

나: 카이런이 잘나가봐야 SUV지 뭐..

A: 카이런? 카이엔임..ㅋㅋㅋㅋ

나: 카이엔?

A: ㅇㅇ

나: 카이엔?

A: ㅇㅇ

나: 포르쉐 그 카이엔?

A: ㅇㅇ

나: ......


순간 B의 찌질거림을 A에게 그대로 전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B가 좀 개념없긴 하지만 착한녀석임에는 분명하기 때문에....

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때


B: 오빠, 차 바꾸면 안돼?

A: 왜?

B: 내 친구 XX있잖아. 걔 오빠차가 그랜져인데 엄청 자랑해서 짜증난다.

    오빠도 그랜져로 차 바꾸면 안돼?

A: .... 왜?

B: 오빠차 XX가 트럭같다고 놀린다 말이야. 소리도 시끄럽고...

A: ... 


분위기 참 애매 모호해 지더군요.

A는 그냥 술만 열심히 들이키고, B는 말끝마다 그랜져를...


뭐 암튼 고맙게도,

웨딩카는 카이엔으로 했습니다. ㅋㅋㅋㅋ

(B의 말처럼 그랜져로 바꾸지는 않았더군요. A군 고마워!!!)


지금 A녀석은 B와 헤어진 상태입니다.

B의 새로운 남자친구의 차는 검정색 그랜저 라는 전설이 친구들 사이에서 오가고 있지요.


A녀석은 정말 아끼던 소중한 카이엔을 팔아버리고는,

정말 웃기게도 그랜져를 새로 뽑았습니다.

(아.. 정말 이해안되는것들..)

그랜져...

그녀석의 마음속에는 트라우마로 자리잡은걸까요..;;

그녀석의 까만색 그랜저를 볼때마다 가끔 B가 생각납니다.


검정색 그랜져가 아름다워 보이는 밤이네요...

술도 마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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