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친구들과 종로에서 한 잔 하기로 했음
약속시간이 저녁 8시 30분인데 10분 먼저 도착했음
약속 장소인 가게에 자리가 없어서 밖에서 기다림
가게 앞은 좁은 보도와 2차선 도로의 폭 넓은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임
추운 와중에도 멍때리고 있는데 내가 서 있는 도로 앞에 차가 한대 멈춤
조수석에서 젊은 뽀얀 교회 오빠풍의 남자가 내리더리 횡단보도 앞 물통을 치움
그러더니 운전석의 여자(여친?)에게 주차 신호를 보냄
갑작스런 상황에 어이가 없었으므로 음슴체임..
여튼 '이건 뭐지?' 라는 생각에 5m쯤 떨어진 그 남자를 향해
나 '여기 횡단보도라 주차하시면 안돼요' 라고 혹시 횡단보도임을 모르나해서 오자랖 넓히며;; 얘기 함..
그 '여기 가게 왔는데요' 라며 넌 뭥미? 라는 표정으로 3초간 날 스캔 후 신호 작업 재개함
나 '여기 거게에 와도 횡단보도엔 주차하면 안되는데요!?'
그 '여기 넓은데 세워도 되잖아요'
나 '넓어도 횡단보도에 주차하면 안되는데요'
그 ' 여기 세워도 사람들 다닐수 있는데요'
나 '사람들 다닐수 있어도 횡단보도엔 주차하면 안되는데요'
그의 얼굴이 김치전 색깔이 되어가는데 운전석의 (예쁘게 생긴)여자가 무시하고 주차하려함
나 '그래도 주차하시면 견인 신고합니다~' (해 본 적 없음 ㅋㅋ 어디에 해야하나요??)
그때 가게 사장님이 나옴
그가 사장님에게
'사장님 저희 여기 왔는데 여기 주차하면 신고해요?'
사장님 '가끔 단속은 나오는데.. 횡단보도엔 주차하면 안되는데요' 라고 말하자 그 남자 울 것 같은 표정이 됨
사장님 '저쪽으로 가면 주차할데 많으니깐 거기 세워두고 오세요' 라며 달래줌
그 '아~ 저쪽이요!?' 라며 아주 약간 위로 받은 얼굴로 차에 타더니 사라짐
사장님 '자리 났는데요'
'넹'
그 커플 오면 모듬전 쏠렸는데 안 옴
막걸리 마셔서 아침부터 속이 허함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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