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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버스 승객이었다(실화)
게시물ID : car_673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ASERATI
추천 : 11
조회수 : 1497회
댓글수 : 32개
등록시간 : 2015/07/07 11:14:18
바야흐로 일주일 전 퇴근길..

피곤한 몸뚱이를 이끌고 눈풀린 좀비마냥 자동적으로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창 밖을 보며 망할 커플들을 증오하며 가고 있었죠

저는 버스를 타면 노래를 들으며 창 밖을 20%정도 보고 80%는 기사님이나 정류장에서 내리고 타는 손님들을 관찰하는게 어릴 때부터 습관이 되어 있었죠

평소에 자동차에 매우 관심이 많아 버스를 타면 앞문 바로 뒷자리에 앉아 기사님의 운전 실력을 감상합니다

오늘은 어제랑 같은 시간에 버스를 타서 그런지 기사님이 같은 분이셨고, 그 기사님은 브루노 마스와 닮았기에 저에겐 마스 기사님으로 각인 되었죠

성격도 좋아 보였구요. 하지만 F1 그랑프리를 많이 보셔서 그런지 칼치기가 예술이셨습니다. 슈마허를 동경하시는 것 같았어요

그날은 앞자리에 자리가 꽉차서 중간 자리에 털썩 앉았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내달리며 다음 정류장에 섰는데

30대 중반으로 짐작되는 빨간색 아디다스 추리닝에 검은 쓰레빠.. 그리고 검은 스냅백을 쓰신 남자분이 탔습니다. 이까진 아무 문제 없었는데. 그분이 잠시 멈칫하시더니

지갑에서 만원짜리를 고민도 없이 돈통에 골인합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저는 이어폰을 빼고 관람을 합니다.

-당시 대화가 정확히 기억이 안나 최대한 비슷하게 적었습니다-

마스 기사님은 "??????????????? 뭐 이런 시X 병X 같은 새X가..."라는 표정으로 스냅백 형님을 보고 있었습죠

서로 10초정도 바라보다가.. 스냅백 형님이 "뭐해요? 거스름 돈 안줘요?" 라고 말했습니다.

곧 이어 마스 기사님은 모든 걸 체념하신 표정으로 "하.. 여다 만원짜리 여면 어뜨카는교ㅡㅡ(여기다 만원짜리 넣으시면 어떡합니까)"
라고 되물었고. 스냅백 형님은 "아? 만원짜리 넣으면 안되는 건가요?"라고 되물었습니다

마스 기사님은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 당연한거 아인가베요ㅡㅡ(아 당연한거 아닙니까) 그라믄 되능교!!!!!!!!!!! 젊은 사람이 그걸 왜 모르는교!!!!!!!!!!!! 우리 잔돈 없으니까 주리(거스름돈) 동전으로 받아가든가 아이믄 종점으로 같이 가이소 ㅡㅡ!!!!!!!!"라고 쏘아 부치셨습니다. 

스냅백 형님은 "아따 미안합니다. 제가 버스를 안타서 버스비를 몰라요. 그냥 동전으로 주세요" 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곤 마스 기사님이 "위에 옷 벗으소 동전 받을라믄"

예상치 못한 상황에 스냅백 형님은 "왜요? 봉투에 담아주는 거 아닙니까?"라고 되물었지만 빡칠대로 빡친 마스 기사님의 대답은 없었습니다.

그리곤 말 없이 스냅백 형님은 찬란한 빨간색 아디다스 윗옷을 탈의 하셨습니다

화이트 망고 나시만 입고 계셨죠. 몸이 꽤 좋았습니다

그리고 정류장에 설 때 마다 마스 기사님은 돈통을 퇄토라토라토라ㅘㄹ톼뢀톼뢀퇄퇄 연타 하셨고 스냅백 형님 모든 걸 놔버린 듯한 표정으로 동전을 받고 계셨습니다.

저에겐 마치 빠칭코에서 잭팟이 터져 동전들이 콰르르 나오는 광경으로 보였죠

여기저기서 웃음 참는 소리가 들려오고 어느덧 스냅백 형님의 빠칭코 잭팟이 종료되었고, 내릴 때가 되셨는지 기사님에게 내려 달라고 합니다

마스 기사님은 "이게 택신교?!?! 정류장에서 내려야지!!! 벨을 누르이소 벨을!!!!!!!!!!"라고 또 쏘아부치셨고 어느 승객 분께서 대신 눌러주셨습니다

그리곤 뒷문말고 앞문으로 후다닥 내리셨습니다. 그때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고, 저는 "이야 진짜 버스 처음 타보는구나.."라고 생각했었고 마스 기사님은 앞문으로 내리시는 걸 보고

"저런 끝까지 병X같은.." 표정으로 스냅백 형님을 보내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내린 스냅백 형님을 유심히 보고 있었죠. 번화가에 스냅백에.. 망고나시 차림으로 아디다스 추리닝에 잘 포장된 동전을 들고.. 비를 맞으며 후다닥 뛰어가십니다.. 왠지 측은해보였습니다..

그리곤 건너편에 사람들이 빙 둘러 몰려 있는 곳으로 가더니 그곳을 비집고 안으로 들어가는 겁니다. 

물론 마스 기사님도 이를 갈며 보고 계셨습니다. 저는 ??? 뭐지라고 생각했고 갑자기 사람들이 뒷걸음을 치더니 뭐가 보입니다








































10.jpg

페라리 458 이탈리아
379.000.000원

일주일전 겪은 실화입니다
갑자기 생각나서 올려봅니다

출처 내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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