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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가 이런 보도를 낸 것을 전 이해합니다.
게시물ID : comics_158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낭만고등어
추천 : 31
조회수 : 1064회
댓글수 : 56개
등록시간 : 2016/07/28 02:09:43
2005년도에 철도청 '오일 게이트' 이라는 큰 사건이 있었습니다. 

MBC에서 특종 보도를 한 이후로 근 한달간 당시 언론에서 쉼없이 이야기가 오고내렸던 사건입니다. 

한 개인 사업자에게 철도청이 사기를 당해서 말도안되는 금액을 주고 러시아 유전을 인수했다가 결국 계약금만 날려먹었다는 사건. 


그 사건으로 많은 수의 관련자들이 구속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이광재 전 의원도 연루가 되어 파장이 컸습니다. 

그런데 웃긴 건 그 당사자인 사기꾼은 아무런 처벌을 받았다는 소식도 없었고, 

오히려 철도청 게이트 관련자임에도 나중에 석유전문가 같은 타이틀로 여기저기 나타났고

후에 '자강' 이라는 회사가 코스닥 상장 후 그 사기꾼에게 투자를 해서 유상증자등을 하고 난 후, 발표후 주식을 팔아 먹튀를 하는등 재미를 봤었죠. 


근데 사실 사기를 친 진짜 사기꾼은 MBC였습니다. 


이 이야기의 전말을 이야기 하자면 이렇습니다. 


그 사기꾼으로 매도당한 사업가 권씨는 소련 개방이후인 90년부터 혼자서 러시아를 왔다갔다하며 사업 아이템을 찾았습니다. 

처음엔 이것저것 다 해봤지만 되는 게 없었죠. 그러다가 자원으로 눈을 돌려 풍부한 자원을 수입하는 것으로 아이템을 잡았습니다. 

러시아 지질학자를 만나 지하자원(석유, 금광)등의 인수및 판매를 하는 방향으로 사업 아이템을 정하게 된 거죠.  

그 와중에 러시아 시베리아의 유전이 매장량 대비 매매가가 싸게 나왔기에 인수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권씨에게는 자본이 없었습니다.  

아이템은 있으나, 자본이 없는 권씨는 자본이 있는 곳을 찾았고, 철도청 게이트의 한 축인 전씨가 자본과 연결을 해 주겠다며 다가왔습니다. 

그렇게 연결된 곳이 바로 철도청이었습니다. 

철도청은 유전 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게 되었고, 투자를 결정, 인수금액의 1/3을 계약금으로 송금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조금 웃긴 일이 생깁니다. 

애당초 아이템을 발굴한 권씨 자본을 제외한 다른 업무를 모두 러시아 지질학자와 함께 대부분 일을 처리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분이 18%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철도청과 사업가를 연결해준 인물인 전씨는 지분의 42%를 가지게 된 것이었고요. 단지 연결 해줬다는 이유만으로요. 

그 후, 철도청은 18%의 지분을 가진 권씨와, 42%의 지분을 가진 전씨 모두에게 한장의 문서를 보냅니다. 

지분1%당 2억의 금액으로 지분을 인수하겠다는 문서를. 

즉 유전에 대한 지분 100%를 철도청이 갖겠다는 뜻을 전했고, 사업가는 고민 끝에 수락합니다. 

자본이 없어 스스로 아이템을 발굴, 개발하고도 중개자의 지분의 절반밖에 확보할 수 없었기에 36억의 돈을 종잣돈 삼아 

스스로 사업을 키우려는 계획이 잡혔기에, 그 사업가는 철도청의 의사를 수락합니다. 


하지만 권씨는 18%의 댓가 36억을 받지 못합니다. 


철도청이 갑자기 계약금까지 송금한 유전인수를 포기해버리고 만 것입니다. 

이유인 즉슨 당시 철도청 내부에 큰 파벌 2개가 있었는데, 유전인수를 추진하던 파벌이 어떤 이유인지 알 수 없지만 실각을 하게 됐고

철도청 내부에서 권력을 잡은 반대 파벌은 그 사업을 엎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이후 허탈함과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던 권씨는 여러방면으로 대책을 강구하고 뛰어다녔지만, 그 어디서도 도움을 받지 못했습니다. 

결국 권씨가 찾은 곳은 언론이었고, MBC에서 단독 취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철도청 오일 게이트가 MBC단독 특종으로 전파를 타게 된 날,

MBC는 철도청이 권씨에게 사기를 당했다고 발표합니다. 


철도청 내부 권력다툼으로 인해 피해를 받은 권씨가 언론을 통해 호소했던 것이 오히려 권씨를 사기꾼으로 둔갑시킨 것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거대 공기업이 한 개인을 물먹인 건 뉴스거리가 되지 않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 사건은 상당히 탐나는 사건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사건속에 당시 대통령의 최 측근이었던 이광재 전 의원의 이름이 있었기 때문이죠. 

결국 MBC는 대통령의 최측근의 이름이 있다는 끝내주는 소스를 터뜨리기 위해

철도청이 한 개인에게 사기를 당했다고 발표합니다. 


결국 이 사건은 일파만파로 퍼졌고, 특검이 실시되었으며, 수많은 관련자들이 구속되는 등의 일이 벌어졌으며

당시 한나라당은 보궐선거에서 압승을 거뒀습니다. 



그리고 그 사기꾼으로 몰린 권씨가 개발 인수하려던, 당시 언론에서 채산성이 없다던 유전은

이후 원래 인수하려던 금액의 6배의 금액으로 영국계 유전회사에 인수되었고, 39조원 가치의 매장량이 있음이 발표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어떻게 이렇게 잘 아느냐고요? 

그 콧수염 기른, 철도청을 혈혈단신으로 사기를 쳤다고 말한, MBC에서 사기꾼으로 둔갑을 시켜 매도를 당한 사람이 다름아닌 저희 아버지입니다. 

그리고 또한 당시 특검에서 유일하게 무혐의를 받았던 사람도 저희 아버지입니다.  


지분1%당 2억의 금액으로 인수하겠다는 통지서를 받아든 시점이 제가 입대하기 약 1달 전이었고, 

사업이 엎어졌다는 통지서를 받아든 것은 입대 6일 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등병 때 9시 뉴스를 통해 아버지께서 특검에 조사받으러 가는 장면을 뉴스에서 보게 되었고요. 

그 사건 하나로 저는 관심병사가 되야만 했었습니다. 



자. 제가 JTBC가 메갈에 반대하면 다 일베다. 라는 그 보도를 이해한다 하기 위해 10여년 전의 과거 사건을 장황하게 들춘 이야기가 재미있으셨나요? 


JTBC 입장에서는 메갈이 페미니즘을 수호하려는 그림이 나와야 잘 팔릴 거라고 판단한 겁니다.

그래서 저는 JTBC의 입장을 이해합니다. 어차피 언론 또한 장사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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