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당신들의 천국] 다시 읽기-part30.
게시물ID : comics_217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서상훈
추천 : 1
조회수 : 85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4/17 22:01:38
옵션
  • 창작글
291.jpg
292.jpg
293.jpg
294.jpg
295.jpg
296.jpg
297.jpg
298.jpg
299.jpg
300.jpg

조 원장은 3월 6일까지 무조건 간척공사를 끝내라는 새로운 명령을 원생들에게 내립니다.

그리고 이미 조 원장과 한 배를 탄 황 장로도 적극적으로 도와줍니다.

(만약 간척공사가 실패한다면 원생들의 분노는 조 원장은 물론이고, 기회가 있을 때

그를 처치하지 못한 황 장로에게도 향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조 원장은 누굴 위해서 3월 6일을 고집하는 걸까요?

원생들 입장에서 그게 6일이든, 8일이든,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조 원장은 어떻게든 자신의 임기 중에 공사를 완성해서 그것을 (자신의 동상인) 돌기둥에

새겨 후세에 영원히 남기고 싶은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이어지는 이상욱과의 대화에서는

자신에게는 어떤 욕심도 없다면서 여전히 동상의 존재를 부정합니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작품 안에서 조 원장에 대한 평가가 갑자기 달라집니다.

297 페이지에서 이상욱은 조 원장이 원생들의 마음 속에 '희망, 신념, 신뢰'를

심어주었다고 말합니다. 정말 그랬나요?

2부에 들어와서 조 원장이 보여준 것이라곤 무능함과 위선, 선동뿐이었고,

그가 원생들의 마음속에 심어준 것은 육지인들을 향한 끝없는 증오였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납득이 되지 않아 소설 외적인 자료들을 조사해 보았는데,

이 소설이 연재되던 도중에 조백헌 원장의 실제 모델인 조창원 씨가 구속되었고,

그의 가족들이 작가에게 전화를 걸어 구제를 부탁하는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오마도 간척공사는 실제로는 전라도에서 주관하였고, 나환자들의 노동력을

이용하기 위해 조창원 원장에게도 협력을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변변한 장비도 없는 상황에서 조창원 원장은 시종일관 '군인 정신'을

내세워 원생들을 몰아부쳤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부터는 저의 추정입니다.)

소설의 내용처럼 몇 번의 실패를 겪으며 공사가 점점 길어지자 정치인들은

책임을 뒤집어 씌울 누군가가 필요해집니다. 그런데 때마침 이 소설이

히트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조창원' 씨에게 혐의가 쏠리고, 구속됩니다.


저는 작가의 의도가 '조백헌'을 통해 독재권력의 속성을 폭로하고

비판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소설 속의 '조백헌' 때문에

현실의 '조창원' 씨가 피해를 입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조백헌'과 '조창원'은 전혀 다른 인물입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당시의 독자들은 그 둘을 구분하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아마도 작가는 심한 양심의 가책을 느꼈을 것이며, 조백헌을 비판하면서

동시에 조창원을 구원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집니다.

그 결과로 나온 해결책이 '비록 간척공사는 실패했지만 조백헌 개인의

선의만큼은 인정하자'라는 포지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300 페이지에서 이상욱은 자신의 이중의 정체성을 효과적으로 이용합니다.

조 원장에게 그는 미감아지만, 원생들에게 그는 건강인입니다.

원생들은 그의 탈출을 '소록도 최초의 건강인의 탈출'로 받아들이게 되고,

같은 건강인인 조 원장까지 불신하기 시작합니다.

출처 http://blog.naver.com/megadoll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