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중국 불산시에 있는 광동벽계원IB국제학교의 한국문학 교사 서상훈입니다.

 

이 만화는 이문열 씨 원작의 중편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독재에 대한 찬양'이라는 관점에서 해석한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이 소설을 '독재에 대해 비판한' 작품으로 배워 왔습니다. 하지만 그러기엔 뭔가 석연치 않은 장면들이 많습니다. 저는 그 장면들을 한 번 설명해 보고자 합니다.

 

이문열 씨가 여러 인터뷰에서 밝힌 바와 같이, '엄석대'는 '전두환'에 대한 알레고리입니다. 그리고 이 소설은 '6월항쟁'이 있고 약4개월이 지난, 1987년 11월에 발표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소설을 '6월항쟁'에 대한 은유로 가정하였습니다.

 

먼저 한병태라는 캐릭터에 대해 설명하자면, '관심병자'이면서 계산적이고 비열한 인물입니다. 그는 서울에서 우등생이었던 자신을 시골의 아이들과는 '차원이 다른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성적과 그림 실력, 그리고 아버지의 직업과 재산을 내세워 아이들의 관심과 부러움을 받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담임선생님이 그럴 기회를 주지 않자 속상해 합니다. 게다가 반 아이들조차 자신에게 별로 관심을 주지 않습니다.

 

한병태는 아이들의 관심이 온통 반의 급장인 엄석대에게 쏠려 있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그래서 한병태는 그를'질투'하게 되고, 두 인물 사이에 갈등이 발생합니다.

 

여기서 화자인 '40대의 한병태'가 어떤 표현들을 사용해 과거의 한병태와 엄석대를 설명하고 있는지 잠시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화자가 10대의 한병태에게 사용한 표현들입니다.

닳은 아이/야릇한 오기/저급하면서도 교활한/어둡고도 수상쩍은/비열한/비뚤어진 집착

 

다음은 화자가 엄석대에게 사용한 표현들입니다.

쏘는 듯한 눈빛/사람 좋아 뵈는 미소/확실히 놀라운 아이/대단한 아이/큰 인물/아이답지 않은 침착성과 치밀함/모범적/비상하다고 밖에 할 수 없는 참을성/성실한/너그럽고 자비스러워 뵈기까지 하는 얼굴/참으로 무서운 아이

 

여기서 중요한 인물들을 아래와 같이 연결해 보면 이해가 쉬울 듯 합니다.

 

엄석대 = 전두환

과거의 한병태 = 6월항쟁의 지식인

현재의 한병태(화자) = 작가

5학년/6학년 담임선생님= 미국

반 아이들 = 대한민국 국민

 

저의 해석을 종합해 본다면, 이 소설은 이문열 씨가 당시6월항쟁에 참가한 지식인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다음 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