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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 프로그래밍
게시물ID : computer_103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추천 : 4
조회수 : 35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1/07/03 08:19:12
처음 프로그래밍을 접했을 때의 느낌은

아기의 걸음마

첫 옹알이

운전 연습장의 첫 핸들

설렘, 두근거림, 신세계의 발견.

프로그램의 틀이 이것인가 하는 깨달음.

프로그램 언어라는 말을 쓰는 까닭에 외국어를 배우듯(실제로 외국어지만).

연인에게 밀어를 속삭이듯.

오타 하나, 부호 하나에도 울고 웃으며 밤을 지새웠다.

하나의 프로그램이 완성되기까지

수많은 밤을 머리카락을 뜯으며, 몸을 긁으며,

허리를 굽히고, 목을 굽힌 채 네모난 CRT 화면의 빛을 쐬었다.

떠오른 생각을, 영감을, 될 것 같은 희망을 놓치기 싫어서

해가 자고, 달이 깨는 시간이 가고,

달이 자고, 해가 깨는 시간이 와도,

한글도 영어도 아닌 문장을 108쇠를 두드려 써 내려 갔다.

경고 하나, 오류 하나에도 떨렸지만

무엇보다 원하던 실행이 되지 않았을 때의 좌절을 기억한다.

그러나 나는 타인의 소스를 긁지 않았다.

나의 프로그램은 나의 그림 같았고, 음악 같았고, 노래 같았으며, 자식 같았다.

온전히 내 손으로 깎아 만들고 싶은 조각이며,

온전히 내 손으로 세워 내고 싶은 건물이었다.

예술가들은 찬양하듯 프로그래머를 찬양하라.

그들의 영쇠 하나하나에는 닳아 녹은 지문이 담겨 있고,

찍혀진 글자 하나하나에는 창의적인 알고리즘이 있음이라.

기나긴 컴파일 끝에 완성되는 프로그램은 프로그래머의 생이 담겨 있음이라.

아름답고, 창의적이며, 실용적인 산물을 어찌 찬양하지 않는가.

프로그래밍은 예술 그 다음 차원의 행위다.

지뢰찾기 하나에도 밤낮의 수명이 있으며,

카드놀이 하나에도 일몰과 일출이 있다.

모든 프로그래머에게 경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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