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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바다가 그립다... 재료없는 외국생활, 야메로 끓여보는 해물찜
게시물ID : cook_1446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김코코
추천 : 17
조회수 : 1286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5/03/22 11:17:54
 
안녕하신가요? 평화로운 일요일입니다.
 
오랜 외국생활에도 한국음식을 꽤 잘챙겨먹는 편이지만, 타지에서 구하기 힘든 재료가 한두개씩 있기 마련입니다.
 
 
육류보다는 해물을 선호하시는 어머니가 몇주전 한국서 즐겨드시던 아귀찜이나 해물찜이 문득 생각난다는 말을 지나가듯 하신적이 있었습니다.
한인 마켓이 제법 많이 들어서 있고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식품점도 많지만 아무래도 필요한 재료가 원할때에 항상 갖춰져있진 않습니다.
 
 
해물찜에 필요한 것이라면 역시 해산물과 양념, 미나리와 콩나물등이 있습니다.
역시 어렵습니다. 미더덕은 뉴질랜드에선 아예 Pest(해충)로 취급해서 하늘의 별따기로 구하기 어렵고 콩나물은 쉬운 편이지만 역시 아무때나 장보러가서 쉽게 구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미나리 같은 나물류는 더더욱 찾기 힘듭니다.
 
 
하지만 해물찜은 저도 꼭 오랜만에 먹어보고 싶었기에 잔머리를 굴리고 나름 시시한 연구를 거듭하여, 동네 마트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녀석들로 요리해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우선 생선입니다. 한국에서 아귀찜 해먹을 때처럼 손질된 아귀를 일반 동네 마트에서 구하기는 많이 어렵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Monkfish 라고 불리는 아귀의 살점은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특유의 흐물흐물한 껍질이나 뼈가 없는 것이 아쉽네요.
또, Tarahiki, 타락귀타라키라고 하는 흑돔 내지는 물릉돔이라는 녀석이 세일하길래 함께 구매했습니다. 흰살생선에 익혀도 살이 흐트러지지 않는 스튜나 수프에 요리하기 좋은 녀석들 중에 하나라는 설명에 냉큼 집어 왔습니다.
 
요놈의 생선들을 토막내서 비린내가 가시도록 백포도주에 10~20분간 재워두었습니다.
 
 
숙주 해물찜 01.jpg
 
 
 
미나리의 대체자는 이녀석으로 정했습니다.
향나물이라고 불리고 이탈리아 요리에 많이 쓰이는 이탈리안 파슬리입니다.
 
파슬리 친구들이 미나리과 인지라 여러모로 미나리와 공통점이 많은데, 일반 파슬리에 비해 보다 미나리와 향과 식감이 비슷하게 느껴졌습니다.
생선비린내도 잡아주고 특유의 향으로 풍미도 돋구워주는 훌륭한 교체선수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숙주 해물찜 02.jpg
 
 
 
요녀석을 흐르는 물에 씻어서 미나리 썰듯 통통통 썰어줍니다.
 
 
 
숙주 해물찜 03.jpg
 
 
 
생선과 각종 해산물(냉동코너에서 산 오징어, 새우, 홍합, 조개 등)은 본격적인 요리에 앞서 비린내를 없애고 구수함을 더해주기 위해 물에 된장을 풀어 살짝 데쳐줍니다. 너무 익지 않도록 살짝만 데쳐주어야 맛을 잃지 않고 지나치게 단단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숙주 해물찜 04.jpg
 
그사이 양념장도 미리 만들어 놓습니다.
고춧가루 4/참기름 2/간장 3/요리당 5/굴소스 3/피쉬소스 1/백포도주 3/마늘다짐 0.5/생강다짐 0.25/ 양파 반개 등을 사용했습니다.
 
 
숙주 해물찜 05.jpg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맹물에 찜요리를 하는 것보다 간단하게라도 육수를 만들어 하는 것이 더 맛있습니다.
 
재료들을 준비하는 동안 부엌에 돌아다니는 다시마와 멸치로 육수를 내어줍니다.
 
 
숙주 해물찜 06.jpg
 
 
 
이제 조물딱, 조물딱 준비한 녀석들을 한데 모아 요리를 완성할 시간입니다.
냄비에 살짝 데쳐진 해물들을 담고, 이어서 육수를 부어줍니다.
칼칼함을 위해 청양고추도 함께 넣어주었습니다.
 
 
숙주 해물찜 07.jpg
 
 
준비한 양념장을 잘 풀어주고, 찬물에 전분도 풀어서 부어준 뒤, 불을 팍! 하고 올려 팔팔 끓여줍니다.
일반적으로 사진보다 물을 적게 넣으시면 됩니다.
저희 가족은 국물이 넉넉한 것을 선호해서 더 많이 넣었습니다.
어쨌든 계속 가열하면서 국물을 졸여주다가 어느정도 졸여졌다 싶으면 소금이나 다시다등으로 간도 마저 맞추시면 됩니다.
 
 
 
숙주 해물찜 08.jpg
전분의 효과로 걸쭉해진 국물이 잘 졸여지고 간도 맞아들어간다면 미나리를 가장한 파슬리와 대파를 썰어 찜위에 흩뿌려줍니다.
 
숨이 죽을 때까지 잠시간 지켜본 뒤....
 
 
숙주 해물찜 09.jpg
 
 
콩나물을 대신해서 골라온 숙주나물을 가담시킵니다.
 
이제 뚜껑을 덮고 숙주나물도 숨이 살짝 죽을때까지 팔팔 끓여주시면 완성입니다.
 
 
숙주 해물찜 10.jpg
 
 
 
완성된 모습입니다.
고급스러운 액면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정겨운 해물찜의 모습을 갖추고 있네요.
국물이 많아 해물탕의 느낌도 나지만 확실히 걸쭉한 찜이 맞습니다. ㅎㅎ 
 
이탈리안 파슬리가 훌륭하게 미나리의 역할을 수행해줘서인지 꽤 그럴싸한 요리가 됐습니다.
역시 미더덕과 흐물흐물한 아귀껍데기의 부재가 다소 아쉽지만 만족해하시는 어머니의 칭찬이 어깨를 들썩이게 하네요.
 
 
숙주 해물찜 11.jpg
 
 
그렇습니다.
 
국물을 많이 낸이유는 다 이 단계를 위한 밑밥인 것이었습니다.
국물이 끝내주게 잘된 날에는 밥을 볶아먹지 않을 수 없죠.
 
한참 먹다가 정신차리고 다 먹어치우기 전에 겨우 사진 한장을 건졌습니다.
 
 
숙주 해물찜 12.jpg
 

뭔가 열심히 찾아보면 어느정도 길을 찾을 수 있다는 교훈과 보람을 얻은 하루였습니다.
무엇보다 보잘것 없지만 작은 효도를 하나 실천해서 괜시리 기분도 좋네요.
그런데.. 이렇게 맛있게 밥도 해먹일 수 있는데 나의 그녀는 도대체 세상 어디있는 걸까요.... (급우울)
 
 
다들 맛있는 식사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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