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어제 점심 이후로 공복이라 많이 먹고 싶었고...
그래서 굶주린 나의 배를 위해 4천원을 소비하여 부대찌개를 시켰다...
부대찌개의 생생함을 담아보고자 주린 배를 움켜쥐고 사진을 찍었다...
당시 분식집에는 나와 주인 아저씨 둘 뿐이었고...
침흘리며 부대찌개에 연신 찰칵찰칵 사진찍는 나를
아저씨는 말없이 보고 계셨다...
겉모습만 번지르르 한 녀석일까 싶어 놈의 속을 뒤적여보았다...
역시 튼실한 녀석이었고 나의 일용할 양식이 되었다...
제목: 부대찌개...
남대물시장
내가 부대찌개를 시키기 전까진
그는 다만
하나의 재료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를 시켰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포만감이 되었다.
내가 많은 메뉴 중에 너를 시킨 것은
너의 풍부한 소시지와 사리에 알맞은
가격 때문이었다.
나는... 내일도 나는
또 너를 시키고 싶다.
부대찌개는 나에게 나는 부대찌개에게
잊혀지지 않는 200g의 살이 되고 싶다.
- 밥먹고 식후땡으로 김춘수님의 '꽃'을 읽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