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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탐이 끓어오르는 오늘, 그만 참지 못하고 가지만두 튀김에 도전합니다.
게시물ID : cook_1790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김코코
추천 : 15
조회수 : 1228회
댓글수 : 27개
등록시간 : 2016/04/25 17: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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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먹방과 쿡방 등의 요리프로그램이 범람하는 요즘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타고난 식탐을 주체하기 힘든 저와 같은 동족들에겐 즐거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괴로운 환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나 굉장히 맛있어 보이지만 쉽게 먹을 수 없는 음식을 자기들끼리만 먹을 때는 화가 치솟아 죽창을 움켜쥐고 싶어질 정도죠.


그리고 어제도 넋을 잃고 쿡가대표를 복습하다가 그만 임계점을 돌파해버렸습니다.

가지만두00.jpg


그렇지 않아도 백쌤이나 연복쌤이 나오는 방송을 통해 가지만투 튀김이 그렇게 맛있더라는 감탄을 익히 들어왔습니다.
부끄럽게도 기회가 닿지 않아 아직 먹어보지 못했는데 방송을 보고 침샘이 폭발해버리는 겁니다.


크르르 못참겠다.jpg


다이어트를 하기로 했지만... ... 더 이상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결국 마트로 뛰어가 가지와 고깃덩이를 사왔습니다.


가지만두01.jpg

돼지고기를 못드시는 어머니를 위해 소고기를 촵촵촵. 우둔살 덩어리를 중식도로 난도질 했습니다.
양파와 파도 촙촙촙 썰어줍니다.
당면, 두부, 숙주는  푹 삶고, 끓여 익혀주고,  살짝 데쳐준 뒤 잘게 다져주었습니다.
여기에 다진 마늘 한스푼과 다진 생강 반스푼, 맛소금, 후추, 굴소스 간장으로 간을 해주고 계란도 하나 톡 터트려 한데 모읍니다.


가지만두02.jpg


주물럭 주물럭

존재하지 않는 애인을 다루듯이, 밤새 일하다가 뭉친 어깨를 풀어주듯이 조물딱거리며 잘 섞어줍니다.

이렇게 가지만두의 소가 완성됩니다.


가지만두03.jpg


어찌 길쭉하고 늘씬한 가지는 보이질 않고 짜리몽당한 비만가지들만 잔뜩이길래 눈물을 머금고 집어왔습니다.

처음 도전하는 요리이기에 여러가지를 실험해보고자 두껍게도 썰어보고 얇게도 썰어보기로 결정했습니다.


가지만두04.jpg


예전에 백쌤이 설명해준대로 캐스터네츠 모양으로 중간 중간 칼집을 내봤는데, 가지가 너무 굵다보니 대부분 반달모양으로 한번더 썰어주었습니다.
소를 많이도 넣어보고 적게도 넣어보고 다음을 위해 여러 실험 중입니다.


가지만두05.jpg


가지에 쌓인 꼬기반죽에 양념이 잘 스며들라고 잠시 랩에 싸서 냅두고 마파두부소스 제조에 들어갑니다.
파를 송송송 썰어 식용유에 볶아 파기름을 내다가,
다진마늘과 다진생강을 추가해 같이 볶아주다가,
불을 줄이고 고춧가루를 3~4스푼과 간장 1~2스푼을 넣어 고추기름을 내준 뒤!
소 만들고 남은 다진 고기를 뭉치지 않도록 잘 흐트려주며 센 불에 볶아주다가!!
어느정도 익으면 양파, 호박, 당근 등의 야채를 1~2분 이상 볶아주고!!!
사람 머릿 수 맞춰 물을 부어주고 두반장, 굴소스, 설탕, 맛소금, 후추로 간을 해줍니다. XO장이 있어서 XO장도 한스푼 넣어주었습니다.
사천스타일을 좋아한다면 고추기름을 낼때 화쟈오를 같이 볶아주면 알싸한 그 매운맛을 재현할 수 있습니다.


가지만두06.jpg


신발도 튀겨 먹으면 맛있다는데 이 녀석은 얼마나 맛있어질까요?
튀김가루와 물을 1:1 비율로 섞어 튀김 옷을 입혀줍니다.
너무 묽은 반죽은 튀김기 틀에 끼어버릴 수 있기때문에 튀김가루를 한번더 묻혀주는 것이 좋습니다~


가지만두07.jpg


성스러운 황금물로 세례를 하는 시간입니다.
호오... 칼로리 수치가 점점 올라가는 군요??


가지만두08.jpg


인고의 시간을 거쳐 가지만두튀김이 완성되었습니다.
노릇노릇하고 탐스럽고 아으으...


가지만두09.jpg


아까 만들어둔 소스에 찬물+전분가루 콤보를 부어 걸쭉함을 더해주고 한번 더 끓여준뒤 따로 담아냅니다.
이제 거의 다왔습니다...


가지만두10.jpg

설레이는 마음으로 소스위로 튀김을 하나씩 예쁘게 수 놓아주고 꽃가루 같은 파슬리를 뿌려주면 +9 가지만두 튀김이 연성됩니다.



감상은...

여지껏 먹어 본 음식 중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의 파괴력으로 장난아니게 맛있었습니다.

또, 시식을 한 모두가 입을 모아 말하는 것처럼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가지는 무치거나 볶아먹는 것만이 아니었던 겁니다. 특유의 흐물거림이나 풋내가 느껴지지 않고, 그 대신 바삭한 튀김 안에서 육즙 가득한 소를 수줍게 감싸며 치즈마냥 녹아버리는 듯합니다.

이런 놀라운 맛을 이제서야 맛봤음에 자괴감이 한 번 밀려오고, 프로가 15분만에 뚝딱 만들어내는 요리를 장장 3시간동안 끙끙대며 완성한 제자신의 놀라운 속도에 한 번 더 자괴감을 느낍니다.

튀김을 잔뜩 만들어서 느끼함을 또 걱정했는데 (곧 죽어도 덜먹을 생각은 안함), 마파두부 소스가 이런 걱정을 무색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튀김과 마찬가지로 밥 한공기가 순식간에 사라져버리는 것은 덤입니다.

도전 성공!
오늘은 뿌듯한 것이 정말 지방보람 찬 하루가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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