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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꼼꼼히 발라먹는 걸 좋아하는 편입니다
게시물ID : cook_1936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강제숨결
추천 : 10
조회수 : 1626회
댓글수 : 36개
등록시간 : 2017/01/05 03:09:30
그중 제일은 치킨이라

그래서 순살보단 뼈있는 치킨을 훨씬 선호해요. 다른 건 전부 다 귀찮아하는데 발라먹는 건 참 즐거워요. 뭔가 순살치킨보다 뼈있는 치킨이 더 맛있게 느껴지기도 하구요.

뼈해장국도 좋아합니다. 돼지 등뼈 살살살 결대로 떼어내서 연골쪽쪽 물렁뼈 오도독 오도독 살 다 발라먹고 정말 뼈만 남은 '뼈'를 뼈그릇에 통, 소리나게 떨굴 때 삶의 보람을 느낍니다.

생선류는... 사실 별로. 비린내를 싫어해서. 발라먹는 재미가 있는 갈치를 그나마 좋아합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치킨 먹는게 좀 힘들 때가 있어요.

전 치킨을 거의... 분해하는 수준으로. 가끔 삘받으면 계륵, 그러니까 갈비뼈 부분도 하나하나 발라내가며 먹곤 합니다. 물렁뼈 오독오독 씹어먹는 건 말할 것도 없구요. 물론 튀김옷도 다 먹어서. 치킨을 시키는 기준 중에 튀김옷이 너무 두껍거나 너무 기름진 곳을 피하는 것도 있구요.

그런데 어떤 분들은 그... 한두입 정도 베어먹고 그냥 버리시는 분들도 있더라구요.

처음 봤을 땐 너무 놀라서 눈이 튀어나오는 줄 알았어요. 어? 닭이 상하거나 덜 익었나? 왜 먹다 말고 버리는 거지?



물론 당연히 모름지기

타인의 식습관이나 버릇을 존중합니다. 지적하거나, 뭐라고 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닭을 어떻게 먹건 그 사람의 자유니까.

그런데... 치킨 한 마리를 시켜서. 거의... 절반도 안 먹는 사람도 있더라구요. 한두입 먹고 버리고. 새로운 조각 집어들고 또 두어입 먹고 버리고. 제가 차분하게 조각 하나를 들고 먹을 무렵에는 이미 접시에 남은 닭이 없는 수준.

그러더니


"야ㅋㅋㅋ한마리 더 시키자. 1인1닭은 해야지!"


뭐 이렇게 얘기합니다. 아니... 그게 그런 의미가 아닐 것 같은데. 너는 뭔가. 으으. 으으으...

뼈그릇에 버려진 불쌍한 살점들을 주워서 다시 발라먹고 싶다는 생각을 한두 번 해본 게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그런 캐릭터들이랑 같이 있을 땐 닭을 먹는 건 자연스럽게 피하게 되더라구요.

심지어 그런 분 중에는 스스로를 대단한 치킨 성애자로 묘사하며 앉은자리에서 세마리를 혼자 먹은 적도 있다고 자랑한다거나. 그런 경우도 있어요. 그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착잡해집니다. 음식을 제대로 즐겨주는 게 그... 인간에게 먹히기 위해 키워지고 도살된 닭을 대하는 존중의 태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도 듭니다.

그래서 순살치킨이 있잖아요? 순실을 잘근잘근 씹어버린다는 기분으로 순살치킨을 시켜드세요!




치킨을 한마리 시키면 기본 1박 2일은 먹습니다. 식어서 차가워진 닭도 좋아하고. 식었다가 전자레인지에 한번 돌린 닭도 좋아하고. 퍽퍽살 찢어서 라면에 넣어 먹거나 오야꼬동처럼 계란이랑 섞어먹는 것도 좋아하고. 밥이랑 김이랑 마요네즈 뿌려서 치킨마요로 만들어 먹는 것도 좋아해요.

한편

발라먹기 성애자를 만나면 진짜 궁합이 잘 맞아서 신나게 즐깁니다. 마니아는 마니아를 알아보는 법!

무튼 그래서

1인 1닭이라는 표현을 볼 때마다 기분이 묘합니다. 혼자서 한 마리를 다 먹기는 정말정말 어려운 일인데... 싶어서요.

뭐 그렇다는 겁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자기 마음대로 음식을 즐기면 그만이죠.

그래서 전 닭은 혼닭이 제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에헤헤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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