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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 요리남의 오늘의 식사~!
게시물ID : cook_22184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띠리띠리야
추천 : 14
조회수 : 1131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9/03/26 11: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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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혼자서도 잘 먹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입니다~!
방구석 미슐랭을 위해 여러 요리들을 만들어보는 경험 중입니다~ㅎㅎ


지난 주말에 엄마 병원에 모셔다 드리면서 부모님집에 며칠 머물다 왔네요.

이번 요리는 부모님 집에 내려가서 해 먹은 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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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아침 식사는 엄마가 차려준 집밥으로 먹었네요~! 주말 아침 일찍부터 주방에서 달그락 달그락 소리가 들리더니 자연스럽게 맛있는 냄새에 잠이 깼습니다. 평소에 아침 먹는 걸 즐겨하는지라~ 일어나자마자 허기진 배를 채우느라 넘나 맛나게 먹었습니다. ㅋㅋ


김치가 너무 맛있어서 김이랑 계란프라이 구워서 김치에 싸 먹고, 저 배추잎 가득 넣은 청국장~ 크....;;;;;;;

두부 건져서 떠 먹으면 핵꿀맛~! 오랫만에 아침을 정말 배터지게 먹은 것 같아요.


아침을 먹고선 아버지와 둘이 동네 장이 선다고 해서 시장 구경 가 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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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이른 아침은 아니지만 아침상 끝나고 나온 시간임에도 사람이 북적북적거리더라구요. 전통시장 정말 활기 넘쳤습니다.

차가 너무 많이 들어와서 주차하기도 힘들 정도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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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정말 오랜만에 시골 시장을 살펴보느라 아침에 기분이 약간 들뜨더라구요~ 시장 들어가는 입구부터 생명력이 막 솟구칩니다.


억세보이는 할매 한 분이 젊은 남자 일꾼 몇 데리고 시장 초입에서 닭이랑 토끼랑 팔고 있더라구요.


정말 오랜만에 보는 신기한 광경이었습니다. 그 앞에서 아저씨 아줌마들 구경하면서 몇몇은 포대 자루로 어린 영계들을 10마리 20마리씩 사가기도 하고..


닭 사가느라고 튼튼한놈 골라 달라니 팔뚝에 문신한 젊은 삼촌인지 청년인지는 무심한 표정으로 좁은 우리 안에서 도망다니는 닭을 훽 낚아채 포대자루에 담고..


시장은 마트에서 볼 수 없고 느낄 수 없는 감정들이 느껴지는 공간이었습니다.


잡히지 않으려고 도망다니는 닭들에 대한 안쓰러움과 연민의 감정도 들고, 무심하게 닭을 잡아 포대 자루에 던져 넣는 삼촌의 표정에서 느껴지는 냉혹함, 그리고 무표정한 표정 이면에 담긴 어떻게든 열심히 살아 나가고 있다는 의지와 에너지.


뭐 ㅋㅋㅋ 한 장면에서 여러 가지 감정이 복합적으로 들어 십여분을 그냥 넋놓고 바라 보고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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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영계 한 마리는 허술한 간이 우리를 도망쳐 나와서 멀리 도망 가지도 못하고 다 큰 닭들이 모여 있는 우리 주변을 서성이더라구요.

그럴리 없겠지만 자기 부모가 어디 있는지 한참을 찾아 두리번 거리는 모양새로 우리 곁에서 여기저기 훑어 보는 모습이


또 짠합니다. ㅠㅠ 나이 드니 별걸로 짠함이 많아지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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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큰닭들은 그런 하얀 영계를 부리로 막 쪼아대니..작은 영계는 또 부리나케 달아나 버리다가 다시 돌아와서 두리번 거리고;;;;


열심히 닭값을 흥정하는 억센 할매는 한 마리가 우리 밖으로 나왔다고 알려줘도 신경도 안 씁니다.

포대 자루에 영계를 담으면서도 몇 마리씩 죽어 나오는 영계들이 있던데. 도망간 한 마리 잡으러 시간 낭비하는 것보다

손님이랑 흥정해서 더 많은 영계를 파는 게 나아보이는 모양이었습니다. 


게다가 무릎을 짚고 선 할매는 이미 팔려 나간 닭들을 포대 자루에 담고 있는 삼촌이 일을 마치기 전에는 재빠르게 달아난 영계를 잡을 재간도 없어 보였고요.


그냥 도망갔드나? 하고 한 번 되묻고 나선 손님이랑 억센 경상도 말투로 한 마리 더 넣어달라는 요구를 대차게 거절하시기 바쁩니다.


"마, 그런거 없다. 싸비쓰가 어딨노 닭 팔아가 얼매 남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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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한 해산물을 파는 코너?는 언제나 활기가 넘치는 것 같습니다. 


시장 오기 전 날 엄마랑 기장에 있는 원자력병원 들렀다가 근방에 죽성성당에 들러 올만에 둘이서 바람도 쐬고 그러고 왔는데 돌아가는 길에 공판장에 할매들이 나와서 미역을 다듬고 있는 걸 엄마가 보시곤 미역 좀 사가자고 하시네요~!


검사 받느라 아침도 먹지 못하고 나섰기에 엄마가 더 배고픈 듯 했습니다. 잠시 차를 세우고 미역 좀 팔 수 있냐고 물으니

"여기서는 안 팝니데이~" 그러시네요. 


엄마가 아쉬운지 '미역이 너무 맛있어 보이는 데...'라고 하시니 길가에 막 골라서 쌓아 놓은 미역들 가리키며 


"몇 개 주워 드시고 가이소~" 그러시더라구요. ㅋㅋ 몇 개 주워 먹으면서 저도 먹어보니 너무 맛있습니다. 잘 먹는 저와 엄마를 할매가 보시더니 씩 웃어주시는데 ㅋㅋㅋ 지금 생각해도 미역 다듬던, 고생의 흔적이 주름마다 박혔던 그 얼굴의 미소가 너무 따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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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는 오전부터 축제 판이 벌어지더라구요. 맛있는 냄새가 곳곳에서 진동을 하고 아침부터 포장마차에는 사람들이 만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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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갈 수가 없어서 순대와 즉석어묵, 꽤배기 비슷한 떡튀김? 정도를 사 먹고 왔네요~!


햇살 좋은 날에 시장 구경 갔다온 얘기를 먼저 적다보니 글이 너무나 길어졌습니다. ㅎㅎ;; 


이번에 한 요리는 순대를 사 먹고 남은 순대로 해 먹은 순댓국입니다.


< 아따 그 순대 먹고 남길게 어디있소? 순대 남는 거 실환교? 그래도 남았다믄 순댓국으로 만들어 보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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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대 남은 것을 준비해줄게요~! 순대가 생각보다 적게 남아서 엄마의 만능 보관소 냉동실에 있던 수육도 같이 꺼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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깻잎 1단, 대파 1대, 청양고추, 홍고추 1개씩, 느타리버섯 150g을 썰어서 준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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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 판매하는 사골육수 700ml에 물 400ml를 같이 넣고 끓여 주면서 팔팔 끓으면 채소와 순대를 제외한 내장, 고기들을 넣고 들깨가루 6큰술 마지막에 넣습니다.
순대는 미리 넣으면 다 풀어지기 때문에 마지막에 넣고 끓이거나 데우는 걸로
다진마늘도 넣어서 끓여 주어도 되지만 저는 마지막에 조금 퍼다가 고명처럼 얹어서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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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댁에서 차려 본 저녁 한 끼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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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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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깨 가루를 조금 많이 넣어서 국물이 걸쭉하게 진하게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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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저녁을 맛있게 드셔 주신 부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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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추겉절이는 미리 만들어서 취향대로 얹어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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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와 음식 궁합이 잘 맞는 새우젓 또한 취향껏 풀어 먹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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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대 한 숟가락 푹 퍼서 먹으면 고소하고 진하니 맛있습니다. 퍼석했던 순대가 탱탱한 순대로 거듭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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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육도 같이 넣어 먹으니 뭐 고기 맛이야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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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 공기 말아서 순대국밥으로도 해 먹어 봅니다~! 맛있는 순댓국!

점식 식사 맛있게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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