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환자의 우울에는 무관심하게 하지만 세심하게 옆을 지켜주는 것뿐이 할 수 있는 게 없다. 결코 감시가 돼서는 안 되지만 마냥 옆만 지키고 있어서도 안 된다. 끝이 없는 우울에는 손이 아니라 마음만을 건넬 수 있고 그것이 우울증 환자도 원하는 바이다. 마음을 함께 한다는 건 ‘씨발 좆같다’를 대신 외쳐줄 수 있는 것이고 환자가 내린 최선의 선택에 걸림돌이 되지도, “너 덕분에”를 가능하게 하는 것도 아닌 오로지 ‘나’에 의한 선택을 할 수 있게 존중하는 것이다. 이런 이들은 절대 손을 건네지 않는다. 그렇지만 절대 손을 놓지도 않는다. 사실 “주변 사람의 상처” 같은 건 존재하지 않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