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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식탐에 관한 이야기
게시물ID : diet_1186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르트구름
추천 : 5
조회수 : 595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7/11/16 03:34:48
식탐에 관한 이야기를 적어서 마음부터 좀 가볍게 해볼까 해서 씁니다. ㅋㅋ 


우선 저는 매우 편식을 하는 사람이에요. 

어릴 땐 정말 못 먹는 것들이 무궁무진(.....)했는데 크면서 그나마 많이 나아진 편이에요. 

과학적인 요인으로는 쓴 맛 꿉꿉한 맛(....) 같은 거 잘 느끼는 유전자의 소유자라서, 

(해피쿠킹님의 감동의 동영상 '입맛이 까다로운 사람 vs. 무난한 사람...그 차이와 이유' https://youtu.be/ZQT1E96Lbqo 을 참고하세요. ㅋㅋ) 

저기 괄호안 동영상에서 말하듯이 술 담배 육고기 커피 오이 셀러리 수박 멜론 참외 등 싹~~~~ 다 안 좋아합니다. 

제 기준엔 다 쓰거나 이상한 맛과 향이라 목구멍에서 넘어가질 않습니다. ㅡ,.ㅡ 


육고기 중에 닭고기랑 돼지고기(가공된 형태라야 함. 불판에 굽는 건 거의 안 먹음)나 좀 먹고, 그나마 이것도 이삼일 연속 먹으면 불쾌하고 답답해져요. 

그리하여 탄수화물 몰빵의 인생을 살아가는데(......) ㅋㅋㅋ 


기본적으로 '쓰지 않은' 음식을 좋아하고요, 태생적으로 못 먹는 게 많은 걸 스스로 알다보니 

대신 집밥을 해먹을 때도 된장찌개를 1달 연속 계속 먹기 등 반복 메뉴을 강화하는 쪽으로 살아왔어요. 


이런 편식왕이라도 식탐은 있습니다. 



잘 생각해봤는데, 

저는 '어릴 떄 잘 못 먹어본 것'에 대한 식탐이 특히 강한 것 같아요. 

저 어릴 땐 아직 외식 메뉴가 골목 속속들이 들어오지 않았거든요. 

맛도날드 햄버거는 중학교 3학년때인가 처음 먹어본 거 같고, 피자헉은 고등학교 때 부자 친척집 갔을 때 시켜줘서 먹어봤어요. 
맛 좋았어요. (.....) 
너무 좋았음. (......) ㅋㅋ ㅋㅋㅋ 


그리고 집 형편에 비해 햄버거 세트 하나도 꽤 부담스러운 외식 메뉴에 속했기 때문에, 그 후 나이 더 들어서도 한 몇 년간은 피자란 그저 전단지에 화려하게 인쇄된 것만 불타는 눈길로 쳐다보는 정도에 불과했어요. 

어쩌다 그런 외쿡 외식 메뉴나 기타 맛있는 어떤 음식을 사와도 

외동이 아니기 때문에 집에서는 항상 

- 나눠먹기 

- 남겨두기 

를 실천해야 하는데 어릴 때 집에서 저는 좀 더 먹으려고 해서 빈축을 많이 사던 타입이었네요 -_-;;;; 


아, 참고로 소위 식탐 레전드급 이야기에 등장하는 눈 앞에서 '진공청소기처럼 맛있는 것부터 혼자 다 처먹기' '한 젓가락에 2개 찍어 올리기' 등 여러 사람 눈에 뵈는 추한 짓은 안 했습니다만. ㅡ.,ㅡ;;; 그런 짓 하면 집에서 충분히 야단 맞았을 거 같아요. ㅎㅎ 


대외적으론 원래 맛집 찾아다니는 취미도 전혀 없고, 밖에 나가서 타인과 함께 뭐 먹는 거 별로 좋아하진 않아서 자연스레 식욕이 줄어드는 현상도 있어요. ㅡ.,ㅡ;; 

어릴 땐 싫어하는 음식같은 건 정말 아예 먹질 못했지만 
커서는 남들이 제가 못 먹는 음식 가득한 식당에 갔을 때도 불평 하나 없이 그냥 꾸역꾸역 씹어 삼키거나 곁 반찬만 먹거나 하는 편이에요. 
사실 제가 못 먹는 거 다 따지면 밖에 나가서 사람이 먹을 게 거의 없는 거 스스로 알고 있기 때문에(......) 

(못 먹는 거 억지로 먹고 돈은 똑같이 내야 하니 돈 아까워서 남들이랑 식당가는 기회를 줄이는 편이죠 ㅋㅋ) 





대신 항상 속으로 '긴장 상태'에 있었던 것 같아요. 

뭐가 맛이 있다고 여기게 되면 '적은 양으로 맛만 보는 게' 아니라 
나눠먹지 않고 충분히 만족할 때까지 먹고 싶다는 마음도 강하고, 

또는 자주 볼 수 없는 음식이라 그냥 전단지나 쳐다보고 있는 성장과정을 몰래 겪었다고나 할까요. 


저와 달리 다른 가족 구성원들은 음식도 골고루 다 먹고, 맛있는 것도 '맛이나 보는 정도'에 불과한 쿨한 사람들입니다. 세상 살기 편한 분들 ㅡ.,ㅡ 

그렇기 때문에 저 말고 가족 구성원들은 저처럼 맛있는 거 계속 먹고 싶어하거나 더 먹고 싶어하는 행동에 대해 매우 경멸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어요. 이것도 저의 '긴장감'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까 해요. 




그래서 지금 혼자 지내는 중에도 

저의 식탐은 특히 '어릴 때 먹기 힘들었던 외식 메뉴'에 매우 쏠립니다. 

햄버거 샌드위치 피자 스파게티 이런 메뉴를 앞둘 때마다 '긴장감'을 느껴요. ㄷㄷㄷ 

안 뺏길 거야 혼자서 다 먹을 거야 만족할 때까지 ㄷㄷㄷ 1개? 그걸론 절대 부족해보여 곧 없어질테니까 ㄷㄷㄷ------> 집에서 과식 ㅋㅋㅋ 



저는 살면서 너무 먹다 토한다든가 하는 일이 1번도 없어요. 그렇게까지 먹지는 않아요. 

밖에 나가면 오히려 귀찮아서 거의 안 먹어요. (편식 + 귀찮킹) 


하지만 집에서는 과식을 자주 합니다. ㅡㅡ 옆에 아무도 없어도 이젠 습관이 되어 계속 가지고 있는 '긴장감'과 함께 .... ㅡㅡ 



어릴 때 못 먹던 별의별 얄딱꾸리한 식품들이 편의점에 가득 있고 빵집도 온갖 빵 만들어 내고, 

전화로 쉽게 배달도 시킬 수 있는 세상이죠. 

그런 사소한 음식들에 대해 '긴장감' 가득한 식탐을 멈추기가 아직 너무 힘듭니다. ㅡ.,ㅡ 

그 음식들을 덥썩덥썩 몇 천원이라는 적은 돈으로 얼마든지 사먹을 수 있다는 것독점욕의 긴장감과 어우러져서 아주 끝이 없는 거 같아요. 

진정한 만족감은 없이 그저 무한반복만 행위만 있는 셈이죠. -_-;;; 






위에도 썼지만 저는 밖에 나가면 잘 안 먹고 (기본적으로 성인들이 출입하는 좌식 식당의 음식들 거의 별로 안 좋아함... 미친 편식 ㅡ.,ㅡ), 
누구랑 같이 먹을 때면 혼자서는 절대 안&못 먹을 음식도 싫은 표정 없이 꾸역꾸역 씹어 먹고, 
밖에선 맛있는 음식을 봐도 딱히 식욕 폭발하진 않아서 적당히 주는대로 먹고 끝나요. 

저 스스로 잘 알고 있는 사실인데, 제가 편식킹이지만 한편 미식가 타입도 절대 아니에요. 

비록 김밥천국같은 덴 절대 안 가긴해도, 
기본적으로 요리나 맛집에 아무런 관심 없고, 심지어 '사실 제 자신은.... 태어난 그대로의 본능적으로는 '먹는 것을 별로 좋아하는 사람이 아닌 걸' 저는 잘 알아요. ㅡ.,ㅡ 

배고파서 먹어야 하는 게 너무 귀찮고, 적당히 마음에 드는 메뉴가 안정적으로 공급되어서 배만 부르면 될 사람에 가까워요. 



지방 탄수화물 설탕이 혼합된 여러 버전의 '어릴 적 쉽게 먹을 수 없었던' 메뉴들에 긴장감을 멈출 수 없는 것 밖에는. <- 근데 이것이 너무 힘들어 과식을 계속 함. ㅋㅋㅋㅋ 


그 음식들을 덥썩덥썩 몇 천원이라는 적은 돈으로, 편의점 빵집 피자집배달로 얼마든지 사먹을 수 있다는 것이 독점욕의 긴장감과 어우러져서 아주 끝이 없는 <- 이 굴레에 빠져 있으니까 제 자신이 너무 싫어집니다. 



넌 육식도 싫어하고 시장에서 파는 주전부리도 안 사먹고(도넛이든 튀김이든 냄새가 진동을 해도 식욕에 전혀 영향받지 않습니다.)  
오만때만 거 편식 쩌는데 도대체 뭘 먹고 살아가니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바로 저런 메뉴들로 혼자 반복 과식하고 찌는 겁니다(......) ㅋㅋㅋ 





저는 이제 그런 '긴장감'으로 만들어진 식탐을 없애고 싶어요. (제 식탐의 본질을 깨닫게 된 건 얼마 되지 않았음)

그 특정 음식들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자신이 스스로 깨달았으면 해요. 

귀찮아도 집밥 요리를 좀 더 적극적으로 하고, 머릿속을 정리해서 

어릴 때 억지로 나눠먹거나 남겨야 해서(...ㅋㅋㅋ) 못 느낀 '충분한 단맛'을 찍어누르는 대신에 자연스럽게 해체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먹는 거에 야금야금 의미없이 돈 쓰는 것도 넘 짜증납니다. 

먹고 남기면 아무도 안 뺏아먹는 거 아는데도 남길 수 없이 한 번에 다 먹으려 들어요. -_- 남기면 긴장감 생성 -_- 

'나누다' '남기다'에 트라우마가 있는 듯 ㅋㅋㅋㅋ 

먹고 남기는 연습부터 필요합니다. -_-;; 




피자 햄버거 스파게티 치즈들어간 음식 샌드위치 같은 거 좋아하는 편이긴 한데 이렇게까지 계속해서 자주 먹어야 할 필요는 없는 걸 좀 더 잘 알았으면 좋겠어요. 

편식킹이라 뭐든지 한정된 메뉴 내에서 반복취식하는 스타일이다보니 식탐 끊기가 더 힘듦 ㅡ.,ㅡ;;;;;; 
성격상 자제력이 좀 부족해서 하나에 중독되기 쉬운 스타일이라 식탐 끊기가 더 힘듦 ㅡ.,ㅡ;;;;;;;; 







나이를 먹고 나서 돌아보니 이 식탐이란 게 그냥 무조건 다 퍼먹고 싶어용 이라기 보다는 상당히 복잡하고 정교하게 짜여 올려진 구조더라고요 -_- 

올해도 얼마 안 남았는데 식탐 졸업하고 싶다능. 

식탐으로 소모한 기회비용들을 이젠 더 넓은 세계로 가기 위해 쓰고 싶네요. ㅡㅅㅡ;; 





요약 
- 저의 치명적 식탐 태그 

1. 어릴 때 마음껏 사먹지 못한 것 
2. 나눠야 함 / 남겨야 함 ㄷㄷㄷ (ㅋㅋㅋ) 
3. 1개로는 모자라다는 위기의식 ㄷㄷ 





식탐이 힘겨운 다른 분들도 빨리 졸업할 수 있길 기원합니다! 모두, 결국은 졸업해야 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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