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헬스장에 가면 가장 우선순위에 두는 운동은 풀업이다.

바닥만 있으면 모든 부위의 운동이 가능하지만

유일하게 등운동은 하기가 어렵기때문에 동네에 철봉이 없어서 어쩔수 없이 등록한것이 헬스장이다.

아직 내 수준은 첫세트에서 4개밖에 안되고, 두번째 이후 세트에서는 2~3회 겨우 하고있는 수준..

잘 안되는걸 억지로 하고있는 것 처럼 보였는데 어떤분이 말을 거셨다.

(헬스장 운동복을 입고 있어서 일반 회원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트레이너분이 출근시간보다 일찍와서 회원복 입고 운동한거였음)

트쌤 -"굳이 풀업을 하시는 이유가 있으세요?"

나 - "제가 풀업을 못하는데, 잘하고 싶어서요 ㅎㅎ"

트쌤 - "근데 풀업이 굉장히 어려운 운동이에요. 자기 몸무게를 들어올리는건데, 일단 어떤 운동이든 자기체중 다 쓰는건 굉장히 힘든거고 잘 하는거에요"

나 - "아 네, 뭐 그렇죠"

트쌤 - " 잘 안되는거 억지로 하시는 것 보다 렛풀다운으로 먼저 기본을 잡아두시고, 아직 광배근에 힘주시는 방법도 모르실텐데, 먼저 힘주시는법 부터 배우시는게.."

나 - "아 렛풀다운도 하고있긴 한데요.. 풀업하다가 한개도 못할정도로 힘빠지면 그때 렛풀다운을 해요..(그리고 저 광배 힘주는법 알아요.. 그냥 아직 힘이 약한거지..)"

트쌤 -"그럼 렛풀다운으로 먼저 시작하셔서, 광배가 충분히 잡히면 풀업으로 넘어가셔도 되요. 오히려 그게 빨라요"

나 -"렛풀다운은 재미가 없어서요. 풀업은 자기몸을 갖고 노는 느낌이 있는데 렛풀다운은 재미가 없어서 마무리로만 해요.."

트쌤 - "우리가 수학을 배울때도 처음부터 터무니없이 어려운거 풀어보라고 하면 못하자나요. 그걸 풀기 위해서 그 앞 단계를 밟아야지 그 문제를 풀 수 있는것 처럼 운동도 마찬가지에요..힘을 기르려면 일단 기본적으로 사이즈가 어느정도 커져야해요. 근육을 좀 불려 놓으시고서 그 때 풀업을 하시는게 좋아요"

난 이정도 얘기하면 내가 뭔말을 하는지 이해하실 줄 알았다.

그런데도 트쌤은 단계를 밟아서 하는 것이 얼마나 더 효율적이고 안전한지에 대해서 한참 열거를 하심.

물론 이 트쌤은 나를 생각해서 해준말이기 때문에 감사하다고 생각은 하고 있는데

내가 한가지 아쉬운점은 트레이너라는 직업이 아무래도 pt를 하면 기간 안에 가시적인 결과를 보여줘야 인정을 받는 직업이라서 그런건지

단기간에 아주 효율적인 루틴으로 몸을 만들거나 하는것에 너무 정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 아쉽다.

일종에 직업병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