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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공감] ‘그냥 사랑하는 사이’를 ‘있는 힘껏’ 사랑해야 하는 이유
게시물ID : drama_559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유워보이
추천 : 6
조회수 : 84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1/20 01: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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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공감] ‘그냥 사랑하는 사이’를 ‘있는 힘껏’ 사랑해야 하는 이유
2018. 01.19(금)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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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그냥 사랑하는 사이’ 속 나문희는 이준호에게 ‘있는 힘껏 행복하라’는 말을 유언으로 남긴다. 그가 가장 소중한 이에게 전한 당부는 비단 주인공에게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그의 유언이 더욱 묵직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갑작스러운 사고의 피해자들과 남겨진 사람들, 어쩌면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사고를 겪을지 모를 모두에게 하는 메시지이기 때문일 터다.

종합편성채널 JTBC 월화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극본 유보라·연출 김진원)는 청춘남녀의 감성 멜로를 담는다. 그러나 쇼핑몰 붕괴 사고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두 사람이 만나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가는 과정을 그리는 이야기는 단순 멜로라고 칭할 수만은 없다. 

극의 전반에 깔려있는 이야기, 인물들 간 매개가 ‘쇼핑몰 붕괴 사고’이기 때문이다. 또한 더 주목해야 할 점은 주인공의 인생을 뒤흔든 사고를 다루지만 재난에 초점을 맞추기보단 상처를 숨긴 채 평범한 일상을 꿈꾸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사이에 집중한다는 점이다. 남겨진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들이 어떻게 상처를 치유해나가는지를 지켜보는 것은 특별한 사건이 없어도 매회 묵직한 울림을 선사한다.


같은 사고에도 각각의 다른 아픔을 지니게 된 네 인물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아픔을 치유해 나간다. 생존자이자 유가족인 강두(이준호)와 문수(원진아)는 남겨진 사람들의 아픔을 드러내고, 주원(이기우)은 붕괴 건물의 건축 설계사였던 아버지가 자살한 후 안전한 건물에 대한 강박으로 자신을 채찍질하는 모습을 보인다. 유진(강한나) 역시 사건을 계기로 자신의 삶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던 주원과 멀어진 후 그의 곁을 맴돈다.

이에 드라마는 서로 다른 모양을 하고 있는 상처에 집중했다. 남겨진 이들이 사고 후유증으로 진통제를 달고 산다거나, 트라우마로 인해 폐쇄된 공간을 견디기 힘들어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줬다. 또한 붕괴된 쇼핑몰 부지에 들어서는 바이오타운에는 남겨진 사람들, 희생자들과 그날의 사고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마음껏 슬퍼할 수 있도록 추모공원 건설을 추진하는 이야기가 작품의 굵직한 뼈대가 되기도 했다.

특히 드라마의 오프닝 크레딧에 등장하는 침몰한 배, 무너진 다리 등의 이미지는 세월호나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같은 전 국민의 상처가 된 사건들을 떠올리게 한다. 크레딧 화면에서의 모습들만으로도 매회 당시의 아픈 기억을 상기시키는 것이다. 

때문에 드라마, 영화 등의 작품에서 이 같은 사건들을 소재로 다루는 것은 그 시도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깊다. 그간 국내외에서 수많은 작품들이 국가적 트라우마를 겪게 한 사고들을 소재로 가져왔다. 그 작품들 역시 소재를 다루는 방식은 달랐지만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사고에 접근해 국민들에게 위로를 안긴다거나 생각할 거리를 던져줬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었다.

지난 2006년 개봉한 영화 ‘가을로’는 백화점 붕괴 사고로 연인을 잃은 한 남자의 사랑 이야기를 다뤘다. 삼풍백화점 사고를 연상케 하는 작품은 결혼을 앞두고 연인을 잃어버린 남자가 믿을 수 없는 참사 앞에서 가늠할 수 없는 슬픔을 겪는 모습을 담아 남겨진 사람들이 겪는 슬픔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9.11 테러를 직접적으로 다룬 영화들도 있다. 9.11 테러를 소재로 한 최초의 영화 ‘플라이트 93’은 당시 백악관을 타깃으로 한 테러리스트들을 막기 위해 싸우다 사망한 항공기 유나이티드 플라이트 93편의 탑승객과 승무원들의 이야기다. ‘플라이트93’은 여객기 내부 상황을 사실적으로 재현했으며, 갑작스러운 비행기의 납치와 추락에 대응하지 못하는 정부를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플라이트 93’이 당시의 참극에 집중했다면 ‘월드 트레이드 센터’는 비행기가 충돌한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 출동했다 건물 더미에 깔려버린 경찰들의 모습을 통해 테러 희생자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간접적으로 사고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들도 무수히 많다. 어느 날 갑자기 콘크리트 더미 속에 깔린 주인공이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 할 때, 바깥에선 부실공사 정황이 드러났던 영화 ‘터널’, 억울한 죽음을 맞은 피해자의 사연에 집중해 미제사건을 ‘잊지 말라’는 묵직한 메시지를 남긴 드라마 ‘시그널’, 침몰한 배에서 살아남은 인물을 등장시켜 생존자가 겪는 죄책감을 담은 ‘청춘시대’ 등이 그렇다.

사회적으로 큰 상처를 남긴 사고일지라도, 일에 치이고 사람에 치이다 보면 저도 모르게 순위가 밀리고 먼지가 쌓이기 마련이다. 작품으로써 묻혀있던 기억을 끌어올린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고, 참사를 수면 위로 떠올리는 것 자체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보는 이들에게는 울림을 안긴다. 사고를 상기시키는 작품들에 시청자들이 꾸준히 반응하고 공감하는 것 역시 중요한 것을 잊을 뻔했던 것에 대한 안도감 때문일 터다.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사고 당사자와 가족들이 여전히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는 당연한 현실을 받아들이게 한다. 담담하고 따뜻하게 이야기를 펼치되 상처를 모른 척 묻어두고 덧나게 두지 않는다. 사고를 소재로 소비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우리에게 ‘잊지 말자’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토록 착한 작품을 ‘있는 힘껏’ 사랑해줘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출처 http://tvdaily.asiae.co.kr/read.php3?aid=1516346516131773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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