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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해뒀던 꿈 이야기
게시물ID : dream_25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ソミコ
추천 : 1
조회수 : 50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8/18 17:44:03
저는 평소 예지몽이나 이런건 전혀 못 꾸고, 거의 심리상태나 잠재의식을 반영한 꿈을 꿔요.
아래는 작년에 꿈 내용이 너무 생생해서 메모해두었다가 쓴 일기입니다.
나름대로 의미있게 다가왔던 꿈이라 오유에도 한번 올려봐용 :)
 
 
 
 
 
간밤에 꿈을 꾸었다.

꿈 속에서 나는 자살을 하려고 어떤 약을 마셨다.
나처럼 자살하려는 사람이 옆에 많이 있었고, 다 같이 약을 마셨다.
모두들 죽고싶다는 자기 희망에 따라 자살기도 서비스를 이용한 것이었고, 마치 우리 모두를 여행길에 인솔하기라도 하듯이 자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자가 우리에게 약을 나눠주었다.

약을 마셨더니 점점 몸에 힘이 빠져나가는 게 느껴졌다.
가이드의 설명에 의하면 약이 온 몸에 퍼질 때까지 고통은 없으며, 어느 순간에 단말마를 느낄 새도 없이 숨이 끊어진다고 했다.
그리고 약 기운이 퍼질 때까지 마지막으로 유서를 남길 시간을 주었다.
나는 웬 허름한 종이박스 뜯어놓은 것 같은.... 낙서도 있고 재활용하는 거 같은 종이에 유서를 쓰기 시작했다.

부모님께 먼저 가서 죄송하다고, 내게 무슨 나쁜 일이 있었던 게 아니라 그냥 내가 염세적인 사람이라서 죽기로 한 거라고, 자살의 이유를 설명했다.
동생에게도 그동안 내 동생으로 지내느라 고생했다며 마지막 작별인사를 썼고, 남자친구에게도 무언가 메시지를 남겼다.
이 네 사람에게 사랑한다, 그동안 고마웠다는 말을 전하며, 마지막 추신에는 내 장례식에 남자친구도 꼭 불러달라며 남자친구 전화번호까지 적어두는 디테일.

유서 쓰기를 거의 마쳤을 때, 같이 약을 마셨던 다른 사람의 눈동자 속에서 불꽃놀이처럼 빛이 튀었다. 하나둘씩 눈동자에 빛이 튈 때마다 사람들의 생명의 불꽃은 사그라들었다.
유서를 쓰는 동안 아직 못 다 한 말이 많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죽음의 순간이 임박해오니 더욱 아쉬움이 남았다.

내가 죽는 장면은 기억이 나지 않은 채로, 아직 이른 시간에 잠에서 깼다.
몽롱한 상태로 그 모든 게 꿈이었다는 걸 알았을 때, 아직 나는 죽기에는 하고싶은 말도, 해보고싶은 것도 너무나 많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요즘 내게 흔히 말하는 '현자타임'이 와서, 재미없고 지루하고 질리고 무기력하고 자존감도 많이 떨어져있는데, 나의 무의식세계가 이런 정신 상태를 탈피해보려고 호접지몽같은 생생한 꿈을 보여준 것 같다.

아직 나에게는 열심히 살아봐야할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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