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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 만난 사람들]제11화 병아리는 날지 않지만 새들은 날아요
게시물ID : dream_31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남극곰316
추천 : 0
조회수 : 351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3/01/28 10:4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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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꿈no.13 병아리는 날지 않지만 새들은 날아요


자…
병아리 한 마리씩 품에 안으시고.

우리는 최고의 엘리트 보모단. 
귀 부인들이 사교를 다니는 동안 입양된 병아리는 보모의 정성 안에서 귀공자들로 자라 날 것이다.

부드러운 순면 담요에 병아리를 보듬는다. 보드라운 병아리가 내 품에 너무 따뜻해.

젠틀 케어도 중요하고 다양한 생활 체험도 중요한 부분이에요. 우리 애기들 데리고 다 같이 동물원을 방문하도록 해요. 포니 자가용 뒷자리로 병아리를 조용히 품에 안은 보모가 두 명씩 들어앉는다.

내 병아리가 노랗고 여린 부리를 벌려 운다. 
떼를 쓰나 배가 고픈가.
요놈이 똑똑쿠나. 나한테는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확인하는 것 같이 보인다.

동물원엔 위험한 맹수들이 많이 있어요. 병아리를… 잡아먹을 수도 있다고요.
조심조심. 걱정 말아요. 요렇게 품에 안고 있는 걸요.
호호 홍.

내 병아리는 그 새 많이도 컸네,
깨무는 부리가 꽤도 아픈 걸.
아… 솔찍히 너무 아파. 손가락이 아퍼.
아아… 부리가 너무 크게 구불어졌어 너무 빼쪽 하다고.
아무래도 병아리가 아닌 거 같애.
내 손을 자꾸만 깨물어.

아 깜작야! 화다닥!
내 품을 박차고 날아간다.

아가 위험해.
거긴 안 돼. 가지 마. 
내 병아리 죽게 생겼네. 내 애기가 잡혀 먹히 게 생겼다고. 누가 좀 붙잡아요. 내 다리가 너무 무거워 달릴 수가 없어. 너무 느려.

병아릴 놓쳤어?  
큰 일 나겠네.
미친… 저렇게 책임 없는 보모가.

퍼더덕!

순식간에 병아리들이 모두 하늘로 날아올랐다. 훨훨. 질서 없이 교만하게 동물원 사육장을 활보했다.

새… 야? 새가 됐어?
저거 봐 부리도 저렇게 뺏쪽 하고 날카롭게 구부러 졌지? 어 뭔 일 이래.

우리 회사 영업 사상 최악의 사고. 
회의가 시작됩니다. 모여 주세요.
새가 돼서 맹수 사육장으로 날아 간 병아리들이 맹수들에게 잡혀 먹히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귀 부인들이 항의를 하고 난립니다.

어떡할 꺼예요. 책임지쇼.
중개회사는 파산이고, 우린 개인적인 살인 누명까지 쓰게 됐어.
우리 측 보모들이 울고 불고 난리가 났다고.

아니요.
정신 바짝 차려요. 우린 엘리트입니다 잊지 마세요.
살인자는 그자들입니다.

그 들은 ‘새’들을 입양했고,
우리에게는 ‘병아리’들을 잘 키워 줘요,
부탁을 했어요.

병아리는 날지 않지만 새들은 날아요.

법대로 합시다.
그 들은 모든 사실을 숨겼고,
새들이 날아갈 것을 알면서도 경고하지 않았어요.
자, 매뉴얼의 어느 조항에도 경고나 주의할 사항은 들어 있지 않았다고요.
중개회사에서 작성한 콘트렉이며 케어 매뉴얼을 한 자도 빼지 않고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난 내 병아리를 사랑했습니다.
병아리에 대한 최고의 케어를 제공하는 데는 실패 한 적 없습니다. 늘 메뉴얼 대로 처신했습니다. 병아리가 아니라 새 인 것 같다고 의심한 적이 있었지만…

귀 부인들.
얘들이 새란 걸 처음부터 알고 있던 자들은 누구입니까. 
이번 사고는 자기 자녀들에 무관심했던 귀 부인들의 책임입니다.
살인자입니다.

<끝>


 
출처 난 어쩌면 병아리가 아니고 새였을 수도 있어.
그래서 늘 하늘을 날고 싶은지도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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