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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앞에 앉아서 물가를 비교해보자
게시물ID : economy_147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백살이다
추천 : 16
조회수 : 1412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5/09/17 01:25:51
얼마전 베스트에 갔던 네덜란드와 한국의 물가 비교글을 읽고,

유럽에서도 물가가 싼 축에 드는 그리스에서도 물가가 싼 축에 드는 도시에 사는 사람으로서

체감하는 생활비가 한국에 비해서 그렇게 싸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도 불구하고

유럽의 물가가 한국에 비해 엄청나게 싸다고 생각하시거나 그렇게 느끼시는 분이 많은 것이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더군요.


그래서 한번 비교해 봤습니다.

우선, 세계각지의 생활비 즉 cost of living을 비교해주는 웹싸이트 'numbeo를 소개해 드립니다.

이 싸이트는 제가 그리스에서 오퍼를 받고 제가 받게 될 연봉이 현지 물가에 대해 얼마나 높은지 알아보고자 참고했던 곳입니다.


fig1.png

대문 화면입니다. 전세계의 5400여개 도시에 사는 약 23만 7천명의 유저들이 가격을 입력했답니다.
물론 마지막 업데이트 날짜는 오늘이네요. 최신이니 믿을만 할 것 같습니다.

지도에 각 도시의 물가가 색깔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빨간색은 물가가 비싼 곳, 초록색일 수록 물가가 싼 곳이라는 의미지요.
대충 훑어봐도 한국은 역시 빨갱이네요. 일본보다도 더 빨갛습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 한국과 일본 물가를 비교하면서 싸우는거 많이 봤는데, 이 데이터가 믿을만 하다면 한국 물가가 일본보다 비싸군요.
그리고, 유럽과 미국, 그리고 호주, 즉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생각하는 지역을 보니 역시 빨갱이군요.
미 동북부와 중부유럽, 북유럽, 호주 전역을 제외하면 한국보다 물가가 싼 것 같네요.
아마도 동남아에 우뚝 솟은 빨갱이는 싱가폴 같습니다.

fig2.png

대문 아래쪽으로 스크롤을 내려보면 친절하게 주요 대도시의 생활비가 막대그래프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뉴욕이 100인걸 보니 뉴욕을 100으로 봤을 때 기준으로 표시한 것 같군요.
한국의 도시는 아쉽게 끼어있지 않으니, 위의 지도를 바탕으로 미루어 보면 도쿄와 시드니 사이 어딘가에 있을 것 같습니다.
물가로 악명높은 런던보다는 일단 한국의 생활비가 싸군요.


이제 본격적으로 물가를 비교해보겠습니다.
일단 제가 사는 도시를 입력해 보겠습니다.

fig3.png

요아니나 라는 도시입니다. 그리스 서북부에 위치한 중소도시로, 아테네 같은 대도시나 산토리니같은 관광지보다는 물가가 싸지만
그래도 서북부의 이삐로스 주의 주도로 주변 도시보다는 물가가 비싼 편입니다.
다시 말해, 그리스의 평균적인 물가를 대변한다고 생각 할 수 있겠네요.

몇가지의 주요 지표를 요약해 보여주네요.
모든 지수는 뉴욕을 100으로 놓고 산출한 숫자입니다.
첫번째는 소비자 물가지수 입니다. 위의 느낌표를 클릭해 설명을 읽어보니,
식료품, 외식비, 교통비, 공과금을 아우르는 물가에 대한 지표라고 합니다. 61.82라니 뉴욕의 60% 정도 되는거네요.
두번째는 임대료 지수네요. 우리로 치면 월세를 의미하는 겁니다. 외국엔 전세는 없으니까요.
뉴욕의 10%밖에 되질 않는군요. 여기서 지금 300유로 내는데 열배라니, 뉴욕 못살겠네요.
식료품지수는 뉴욕의 반값 정도, 외식지수는 61이 조금 넘네요.
그 다음 지수는 맨 위의 소비자물가지수에 임대료지수를 더해 종합적으로 산출한 지수입니다.
워낙 임대료가 싸다보니 지수가 뚝 떨어지네요.
마지막 지수는 평균임금 대비 지출을 의미하는 숫자입니다.
요아니나에서는 평균적으로 받은 월급의 70퍼센트 가량을 생활비로 소비하는군요.

전체적으로 훑어보니, 제가 체감적으로 느끼는 생활물가와 비슷합니다.
가끔 외식도 하고, 계절마다 옷도 한벌 사입고 인터넷도 쓰고 휴대전화도 쓰고 출퇴근도 하고, 보험료도 납부하고 하다보면
월급의 7할정도는 소비하는것 같거든요.


자 이제, 각론으로 들어가 비교해봅시다.

fig4.png

fig5.png

조금 놀랐습니다.
식료품은 여기에 표기된 가격이 실제 가격과 매우 일치합니다.
공과금의 경우 오히려 평균가격이 조금 실제보다 낮게 책정되었고,
임대료의 경우엔 실제보다 매우 낮게 표시되어 있습니다. 실제로는 최고 가격이 평균가격과 비슷합니다.
주목할만한건 평균 임금이 어마어마하게 낮네요. 저돈 받고 생활이 가능하기나 할까 싶습니다.

참고로, 여기에서 가장 비싼 지출항목이 하나 빠져있네요.
공적보험료와 의료비가 매우 비쌉니다. 제 세후임금 기준, 공적보험료로만 매월 10%를 내야 합니다.
약국에서 약이라도 하나 살라치면 기본이 10유로가 넘고요.


fig6.png

마지막엔 지출 분포를 그래프로 보기 좋게 보여주네요.
식료품 지출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합니다만, 공적보험료와 의료비를 포함하면 조금 변할 것 같기도 하네요.
조금 실제와 다른 점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실질 물가를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만, 체감물가보다 조금 싸게 느껴집니다.


자, 이제 한국의 물가와 비교해봅시다.
전 대전에서 나고 자란 대전 토박이라 서울 물가를 모릅니다. 대전과 비교해보죠.

fig7.png

아쉽게 임대료와 외식비만 비교가 가능한가보군요.
대전과 비교해, 임대료는 무지하게 싸고 외식비는 무지하게 비싸네요.
근데, 제 경우엔 실제로 제가 대전에서 살던 신혼집은 원룸이었기 때문에 실제로는 지금 월세가 한국에서 내던 월세보다 비쌉니다.
같은 크기의 집으로 비교하면 조금 더 싸곘군요.
외식비는 저정도로 비싸진 않은거 같은데 왜저렇게 계산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좀 더 자세히 살펴봅시다.


fig8.png

친절하게 원화로 바꿔서 비교해주네요. 환율은 어떻게 계산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한국을 뜬지 아직 채 2년이 안되었으니 물가가 그리 많이 오르지 않았으리라 믿습니다.
맨 위는 한국으로 치면 분식집이나 백반집에서 한끼 먹는다고 생각하니 얼추 비슷하네요.
생맥주가 500에 3천원 수입맥주 한병에 5천원이라니, 이거보다 좀 더 써야겠군요.
커피값도 더 쳐줘야겠고, 콜라나 물은 얼추 비슷하네요.
정리해보면, 이곳에 적힌 대전의 외식비는 실제보다 더 낮게 책정되었군요.
아마도 실제 대전의 외식비를 적용하면 외식비는 요아니나가 약간정도만 더 높은 수준으로 나올 것 같습니다.

fig9.png

정확한 가격 비교를 위해 한국과 그리스 모두에서 흔한 식재료만 따져봐야겠습니다.
우유가 1리터에 3천원이 넘나요? 이건 좀 내려야겠네요.
계란은 실제로도 요아니나에선 꽤 비쌉니다. 닭은 싼데 계란은 비싼게 좀 이해가 안되더라구요.
모든 과일과 야채는 비교불가 요아니나가 훨씬 쌉니다.
이곳의 마켓에 있는 야채와 과일은 모두 인근 동네에서 생산된 물건들이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차로 한두시간 거리)
유통라인이 짧고 아마도 마켓에 직거래로 납품하기 때문에 싼 것 같습니다. (매주 서는 시장의 야채 가격과 마켓의 가격이 거의 같은 걸로 보니 중간 마진은 없는 듯)
맥주는 맛도 더 없는 주제에 한국 맥주가 더 비싸군요.

정리하면, 식료품 가격은 비교할 가치가 없습니다. 요아니나 승.
fig10.png

교통비는 실제를 잘 반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요약하면 대중교통은 한국이 더 싸고, 기름값은 그리스가 더 비싸군요.
근데, 진짜 폴크스바겐 골프 1400cc를 한국에서 3천만원이면 사나요?

한국의 공과금은 매우 낮게 표시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것 보다는 더 많이 냈던 것 같은데, 다들 그러시죠?

운동은 제가 운동을 매우 싫어하는 관계로 건너뜁시다.

옷은 제가 패션고자인 관계로 또 건너뜁시다.


fig11.png

자 대망의 임대료입니다.
대전 도심 (아마도 둔산동?)에 침실 하나짜리 집이 월세 70만원이나 합니까?
유성 원룸에서 한달에 32만원 주고 살았는데 이건 좀 비슷하군요. 그치만 지금 제가 사는 외곽의 침실 하나짜리 집은 300유로니까 그리스쪽은 가격을 좀 올려서 비교해야겠습니다.
전에 집 알아보러 다닐때 도시 중심의 단칸방이 380유로였으니, 이것도 좀 더 써야겠군요.
한국은 아무래도 전세제도가 있다보니 임대료를 가지고 직접 비교는 힘들겠습니다.
그래도 제 경험을 빗대어 보면, 한국의 원룸보다 그리스의 방하나 짜리 집은 임대료가 더 비쌉니다.

집 사는건 현실에선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니 넘어가죠.

그리고 평균임금. 제 임금으로 비교하긴 힘들겠지만, 대체적으로 봤을 때 한국의 평균임금이 그리스의 평균임금보다 높은건 자명한 사실입니다.


살펴보고나니 numbeo의 자료를 맹신하긴 힘들겠지만, 대체적으로 큰 괴리는 없어보이네요.
대전과 요아니나처럼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도시의 경우엔 더 신뢰도가 떨어지겠지만, 인지도가 높은 도시들의 경우에는 사용자가 많을테니 아무래도 더 믿을만 하겠지요.

다 쓰고나니, 이런걸 도대체 왜 했는지 모르겠네요.
누가 관심이나 가질까도 모르겠구요.
그래도 재미있는 웹싸이트 하나 소개한다는 측면에서 자기위안을 삼으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출처 www.numbe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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