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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 보험의 현실을 읽고.. 한 글 올립니다.
게시물ID : economy_1599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치킨은순살로
추천 : 5
조회수 : 1622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5/12/10 17: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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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안녕하세요. 보험업에 종사하고 있는 현직 근무자입니다.

원래 글을 잘 쓰지 않고(눈팅위주라..) 쓴다 하더라도 유머사이트에서 함께 웃을 수 있는 자료를 위주로 몇번 올렸었는데 처음으로 진지한 글을 올립니다.

먼저 베오베에 있는 보험의 현실이라는 글을 읽었을 때 어느 부분은 공감도 가고, 어느 부분은 약간 의아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생각은 모두 다른 것이기에 어느정도 이해는 갔지만, 그 글을 읽고 혹시나 '보험은 무조건 가입하지 말아야 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실 분들이 계실까 싶었습니다.

보험은 워낙 방대한 상품과 보장내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정말 좋은 상품이 될 수도, 필요성이 낮은 상품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럼 "좋은 상품만 골라서 가입해면 돼" 라고 생각하시겠지만 현실적으로 보험설계사분이나 공부를 하신 분이 아니라면 보험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보험설계사분들이 계신거구요. 하지만 역시 베오베 글의 댓글을 읽어보니 대다수가 좋은 설계사분을 만나서 큰 도움이 된 말씀은 없으신 것 같더라구요.

안타깝지만 그래서 저도 보험에 대해 소비자 입장에서 필요한 지식과 제 생각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첫째, 실손보험에 관한 사항입니다.

1. 내년 1.1일부터 실손보험의 보험료가 상승하게 됩니다. 그 이유는 금융위원회에서 '보험료 자율화'를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실손은 실제로 사람들이 보험금을 가장 많이 타가는 '생활형 보험'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험회사 입장에선 들어오는 보험료보다 나가는 보험금이 더 크기때문에 보험료가 인상되는 거지요. 보험회사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회사입니다. 수익을 개선시키는 방향으로 나갈 수 밖에 없지요.

2. 보험은 실손보험만 가지고 있으면 된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정말 정말 후회하시게 될 겁니다.

실손은 1년 갱신 15년 재가입으로 구성된 상품입니다. 여기서 '갱신'이 중요한데.. 베오베의 글 처럼 30대 초반, 40대까지는 보험료가 저렴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의료비가 정말 필요하게 되는 50, 60대 이후가 되겠죠. 실손이 갱신되면서 보험료가 오르게 되는데 이는 나이와 위험률 그리고 의료수가에 의해 산정되어 보험료가 재산정됩니다. 무슨 말이냐?? 실손하나 가지고 있으면 의료비를 이제 보험회사에서 받아야 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 때 실손을 해지 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왜냐하면 실손 보험을 유지할 수가 없거든요.. 갱신형 보험은 만기 즉, 100세까지 내 돈내고 유지해야 하는건데 60세가 되면 한 달에 20, 30만원되는 실손을 유지 할 수가 없거든요(실제 함께 일하는 동료 설계사분은 39세 여성분이 실손 두 번 갱신하여 3만원에서 5만원으로 보험료가 상승했습니다. 단, 구 상품으로 100%보상형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나이가 들수록 더 보험료는 오르게 될 것이 뻔하구요.. 그렇기 때문에 실손은 꼭 필요하지만 나중을 위해 진단비를 포함한 보험도 필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둘째, 연금보험에 관한 사항입니다.

1. 연금보험은 저축성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초기 사업비때문에 몇년간은 원금에 도달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왜 그렇다면 연금보험이 필요한 걸까요?

역시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강제성, 복리 이자, 그리고 현금 흐름때문입니다.

보험은 초기 사업비때문에 몇년간은 원금에 도달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완납 하지 못하고 중간에 해지를 하게 되면 손해를 보는 일이 일어나는 거죠.

이 때문에 내가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 '강제성'을 가지고 납입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 내가 중간에 돈이 필요하다고 적금이나 예금처럼 내 노후자금을 함부로 깨지 못하게 되는거죠. (물론 요즘엔 상품들이 좋아져서 중도인출이라는 기능으로 내가 낸 돈을 찾아서 쓸 수 도 있긴 합니다만 그러면 내 노후자금도 줄어들겠죠?) 이러한 약간의 강제성이 내 노후자금을 다른 곳에 사용하지 않고 온전히 가져갈 수 있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한 고객분께선 변액연금이 나중에 반토막으로 돌아온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듣고 급히 상담신청을 하셨는데요. 그분의 경우도 다른 보험은 사업 실패로 모두 해지했지만 변액연금 하나 남겨놓으셨는데, 국민연금을 포함해서 다른 노후준비는 아무것도 안하셨더라구요. 나이가 50대 초반이셨는데 일단 소득이 많지 않으셔서 국민연금 최소납입기간인 10년으로 최소금액으로 가입하시면 다른 연금 상품들보단 많이 나오시니 국민연금부터 시작하시고 지금 가지고 계신 연금은 꼭 완납하셔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많은 분들이 변액연금에 대한 오해 중 하나가 수익률이 마이너스면 무조건 손해아니냐?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10%건 -100%건 완납만 하시게 된다면 납입하신 총 보험료는 무조건 보증해줍니다. 수익률이 +면 또 수익이 난데로 고객에게 돌려주고요. 변액상품에 가입했을 때 손실이 날 경우는 단 하나, 중도 해지했을 때뿐 입니다.

또한, 원금에 도달하기 시작하면 이후에는 공시이율로 굴러가게 되는데 나중에 0% 금리 혹은 -% 금리가 되더라도 최저보증이율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내가 노후에 쓸 돈, 20, 30년 후에 쓸 돈을 연금보험에 투자하면 납입한 금액보다 훨씬 큰 돈을 받을 수 있는 거죠. 게다가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비과세 혜택도 받을 수 있구요. 베오베 글쓴분이 말씀하신건 연금저축, 즉 내가 지금 납입하고 연말정산때 세액공제를 받는 대신에 나중에 연금 받을 때는 연금소득세를 내게 되는데, 저도 그 상품을 추천하진 않습니다. 더 좋은 연금 상품들이 많거든요. 세액공제는 못받지만 복리로 굴러가고 연금수령할 때는 비과세로 그대로 내 연금 받을 수도 있구요. 각각의 장점이 본인에게 더 큰 것을 고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 현금 흐름이란 것은 은행의 경우 내가 정말 정말 정말 노오오오오오력을 해서 은행에 있는 돈을 건드리지 않고 20년, 30년을 모았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러면 그 돈을 나중에 목돈으로 찾게 된다면 돈 관리를 본인이 매달 얼마씩만 딱 써야지 하면서 사용할 수 있을까요?? 하긴 2,30년 동안 은행에 있는 돈을 쓰지 않는 자제력이라면 가능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매달의 현금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 않다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연금보험은 매년 혹은 매달마다 약정한 금액을 주기 때문에 월급처럼 내 돈을 관리하기가 수월한 측면이 있습니다.


너무 길어져서 이정도에서 마쳐야 될 것 같습니다. 베오베 보험의 현실을 쓰신 분이 하신 말 중에 다른 것은 어느 정도 공감이 갔지만 공감할 수 없었던 부분 하나를 고르라고 하면 "저축 길게하실꺼면 차라리 은행으로 가셔라." 라는 말이었습니다. 단기간에 융통할 자금은 은행에서 원금보장 받으면서 저축하는 것이 당연할 진데, 장기저축을 은행으로 하라는 건 제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 부분이었습니다.

장기로만 가져간다면 높은 이율(최근 보험사들의 영업방향은 최저보증이율인데 10년 20년 30년 뒤에도 이 최저보증이율을 보장해주기 때문이죠. 베오베 글의 댓글 중에 있었던 현재 5% 상품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보통 종신보험이 해당합니다. 현재 보험사의 최저보증이율은 3%), 복리, 비과세를 가져가는게 훨씬 이득인데 말이죠.


물론 댓글 중에 있었던 보장성 보험(CI. 암보험 등)이 환급금이 높아서 무엇합니까, 80세 100세때 환급금 찾아가 무엇합니까? 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이거는 뭐 개인차라고 생각하는데, 먼저 내가 나중에라도 보험료를 현재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너무 어렵다, 하시면 해지하지 마시고 월대체라는 기능이 있습니다. 이건 내가 보험료 납입이 너무 어려워 납입을 못했을 때에 적립금에서 대신 보험료를 차감하여 보장을 지속시키는 것이죠. 추천드리는 방법은 아니지만 급할 때는 이런 월대체 기능을 이용해 보장을 적립금으로 지속할 수 있습니다. 또한, CI상품을 가입해서 80세때 연금으로 전환하는 특약이 있는 상품들이 있습니다. 내가 그때 건강하다면 그 돈을 찾아서 쓸 수도 있고 연금으로 돌릴 수도 있습니다. 뭐 연금이 그때까지 필요하겠냐 하시면 적립금없는 보장성 보험에 가입하시는게 맞긴 합니다만.. 그 선택은 소비자인 여러분에게 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 글을 읽고 아무래도 저도 제 업으로 삼고 있는 일이다보니 약간의 견해차가 있어 이렇게 몇자 적어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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