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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economy_210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늘도흐린날
추천 : 4
조회수 : 1072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6/08/26 15:10:24
얼마전 엄마가 와서 눈물의 하소연을 하시더라구요 
아빠가 몇천만원 주식을 샀다고... 
아빠는 평생 운전일 하신 시골 노인양반입니다 
재무제표도 볼지 모르는 분이시죠... 


전에도 친척들 사이에 주식 붐이 일 때 
재산을 주식에 바친 경험이 있으십니다... 
그런데 또...  
물어보니 같이 일하는 아저씨가 주식으로 돈벌었다 해서 
본인도 사봤다고 하시네요... 


당장 팔라고 하니 조금만 있다가 판답니다... 
그리고 또 매입... 뻔히 보입니다 
손해본게 아까워 본전 찾겠단 생각에 더 투자하시는게. 
그리고 우리집 또 기우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제 노후준비도 벅찰 때 뭐하시는 짓인지...    


제가 성질머리가 고약해 부모님도 제 말을 잘 들으십니다.    
카톡으로 공매도랑 개미 떼죽음 관련 기사를 몇개 보내고 
본전 생각하지 말고 오늘 다 팔라고 
오늘 안 팔면 늦깎이에 군대간 남동생한테 알릴 거라고 
걔 탈영해도 모른다고 카톡했습니다. 


절대 아빠같은 어중이떠중이 개미는 돈 못번다 
나도 증권자격증이 몇개고 박서방(사위)도 금융권인데 
우리가 왜 주식을 안하겠냐... 
쬐끔 안다고 아무나 할 수 있는거 아니다 
하소연해도 계속 어물쩡하셔서 
오늘 안팔면 앞으로 내 얼굴이랑 손녀 얼굴 볼생각 하지 마라
엄마는 아빠 주식하면 같이 못산다는데 내가 이혼 적극 돕겠다
 다시는 가족들 볼생각 하지마라 화내며 난리쳐서 
결국 다 파셨네요. ㄷㄷㄷ


몇백 손해봤지만 여기서 끝내서 다행이에요.
다음주에 아빠 증권계좌 해지 도와드리려고요.  
하아...몇 년 늙어버린 기분입니다.  
혹시나 더 숨기는게 없나 해서 
집이랑 땅 등본도 확인했는데 을구는 깨끗하네요... 
엄마한테는 아빠 통장 잘 감시하라고 해뒀습니다...  


주식... 훌륭한 재테크 수단이라는건 인정하나
기껏 인터넷 뉴스로 기업 홍보성 기사나 접하는
시골 노인이 감 하나로 주식 단타를 하는건 도박이지요... 
힘든 하루였네요ㅜㅜ
엄마는 이제 좀 살 것 같으시답니다...
미래의 쪽박에서 가족을 지켜낸 느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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