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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세계화와 그 불만 -1
게시물ID : economy_230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과군주
추천 : 1
조회수 : 56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2/24 10:35:18
*이 리뷰는 오유 경제게시판, 딴지일보 독자투고란, 그리고 개인 블로그에 게시하고 있습니다.

먼저, 음. 양적완화에 대해서는, 벤 버넹키 의장의 '행동하는 용기'를 리뷰하게 될지 별도의 글을 쓸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되었든 일단 의견을 보류해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해당 메커니즘에 대해 쓰려면 정말 긴 문제도 있을 뿐더러, 그 것의 본질에 대해 토의하는 것이 당면한 중요한 문제도 아니므로 그렇습니다.
(뭐 연준의 금리인상에 대해 적을 마음은 좀 있지만요.)

세계화와 그 불만의 저자는 조지프 스티글리츠로, 1995년부터 1997년까지 소련이 러시아로 변할동안, 클린턴 행정부에 자문위원장으로 있었고, IMF가 일어났던 때인 1997년부터 2000년까지 세계은행(IRBD)의 부총재로 있던 양반입니다. 책은 미국에서나 우리나라에서나, 2002년에 나왔습니다. 아마도 IMF당시의 파멸적인 결과에 대해, 국내에서도 궁금해 빠른 시일 안에 번역을 낸 것이겠죠.

사실 이 양반의 정보의 불평등(갑을관계)에 대한 이론 말고는 거시정책에 대해서는, 평균정도라는 생각은 들긴 합니다만, 국가와 국가간엔 도덕적인 관계가 형성되여야 한다는 생각에는 공감하기에, 상당히 좋아하는 아자씨입니다.

사실 이 책은 그의 명성에 기대어, 국제통화기금(이하 IMF)에 대한 고발서이기도 한 역할을 지니고 있죠. 세계은행 부총재라는 중간부가 휘슬 블로어 역할을 한 셈이니까요.

...

앞서 적었다시피, 주식시장에 상장되지 못하는 사업가들은 주요 사업자금을 은행을 통한 대출로서 해결합니다.(사업자들을 위한 대출형태가 있는데, 일반적인 가계대출의 경우 원금상환까지 같이 하는 형태로 이루어져있지만, 사업자 대출형태는 주로 원금에 대한 연리 이자만을 상환하는 형태로 주로 일어납니다. 그래서 만기가 되면 연리이자 또 내고 대출하고, 연리이자 또 내고 대출하고 그런 식이죠.)


 그래서 금리가 올라가는 것은 직접적으로 사업가들에게 불리하며, 금리가 내려가는 것은 사업자에게 비교적 유리하죠. 물론 국민들이 은행에 저축한 돈을 대출해가는 것은 사업가일 수도 있고 투자자일수도 있고 투기자일수도 있고 자영업자, 국민일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그렇단 얘깁니다.

그런 이유로 금리를 터무니없이 높은 수준까지 올리면, 부채가 많은 기업들을 파산시킬 수 있고, 이 것은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뭐 하지만 IMF는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뭐 별다를 바가 없지요..-_-a


1999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 총회때, 항의시위를 보고 저자는 충격을 먹습니다. 뭐 개발도상국들에서 항의가 일어나는 것이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선진국에서 항의의 물결이 일어났단 점에서 말이죠.


세계화란건, 저자의 설명에 의하면, 국가와 국민의 통합입니다. 예를 들면 교통, 통신비용의 절감, 상품-서비스-자본-지식의 흐름에 대한 장벽을 허무는 것이죠.
1995년 서방은 무역협정을 통해 교역조건을 변경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들이 수출품을 팔고 받는 가격을 낮추는 방법으로 말이죠. 이런 이유로 가장 가난한 나라는 더 가난해집니다.
한편, 서방은행들은 중남미와 아시아에서 자본시장에 대한 통제를 완화하는 방법으로 큰 이득을 얻었습니다. 반면 그 국가들은 하나같이 그 통제 완화로, 투기성 단기자금이 들어올때는 반짝 좋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방향을 되돌리자 골로 가는 길로 가게 되었죠.

IMF에 대해 짧게 설명하자면, 말하자면 이 것은 케인스의 자식입니다. 세계의 총수요 관리라는 측면에서,
만약 어떤 국가가 불황에 빠지게 될 경우 IMF가 차관을 대고, 불황탈출에 대한 처방을 내리는 것이죠. 말하자면 병에 빠진 국가에 대해 의사와 같은 일을 하고 돈을 받는 것인데, 이 것은 케인스의 전제와 같이, '시장은 종종 잘 작동하지 않는다'(사람이 항상 건강하지 않듯)라는 것이죠.
하지만 1980년 어느 순간에서부턴가, IMF는 이른바 '시장 시장주의' 혹은 '시장 근본주의'에 빠지게 됩니다.
스티글리츠가 비판하는 것은 바로, '왜 이모냥이 됐냐'라는 것입죠-_-a 말하자면 의사양반이 어느순간 돌팔이가 된 셈이죠.(장하준씨는 지금도 얘네들 하는꼴 보면 돌팔이같다고 비판하긴 하지만요.)
$차관 : 돈을 빌려준다는 뜻입니다.

생각해보면 간단한데, 자본시장 자유화를 할 경우를 생각해봅시다. 미국의 자본은 우리나라보다 10배 크죠. 영국은 우리나라보다 두배 큰데 사실 영국이 무서운건 자기자본이 아니라 미국과 같은 금융자본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유럽 전체로부터 차입을 할 수가 있습니다. 미국+영국+유럽을 합치면 우리나라 자본의 20배가 넘죠. 이런 나라에서, 레버리지란 기술이 있어요. 드래곤볼로 따지면 계왕권과 같은 기술인데, 자신의 저당금에 비해 2-30배의 돈을 차입할 수 있죠. 투기성 상황에 초단기로 돈을 끌어쓸땐 백배 계왕권, 백배가 넘는 돈을 차입한다고도 하죠.
이런 상황에서 헤지펀드같은, 15세기 사략단을 떠올리게 하는 존재들이 이 국가들의 돈을 모아서 어느 나라를 공격해본다고 가정해보죠. 물론 그들도 '정법'으로 승부하는건 아닙니다. 어느 누군가의 전략이 되었든, 그 공격전략은 '약한 고리'들을 공격하죠.

그런데 뭐 이 일이 안 벌어졌으면 문제가 안됐을 겁니다. 벌어졌으니 문제가 됐죠. 조지 소로스발 사략단이 멋진 검(퀀텀펀드)을 휘두르며 떼지어 공격한게 바로 10년간 안정된 환율을 가지고 있던 태국 바트화를 하루아침만에 25프로 떨어트림으로써 시작된 일련의 동아시아 금융위기죠.
태국, 베트남, 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같은 나라를 떠올려보세요. 이 나라중 어느 국가가 우리나라보다 더 큰 경제를 가지고 있을까요? 당연히 없습니다. 정말 멋진 국가와 사략단의 전투입니다.
IMF는 이런 자본시장 자유화를 동아시아를 향해 다그쳤습니다.
 
에티오피아 케이스를 보고 개인적으론 되게 웃겼는데, 에티오피아의 멜레스란 지도자는 외국원조를 받고 대출받은 돈을 조기상환하기를 원했죠. 그런데 IMF는 조기상환하기를 반대했습니다. 왜 자기네 승인 없이 하냐는거죠. 뭐 저자 말대로 주권국가가 왜 IMF같은 기구한테 허가를 받아야 하는걸까요?
또다른 식으로 본다면 사채업자들이 조기상환하러 오는 채무자가 오기 전에 자기 사무실 비우는 것과 뭔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겠더군요 ^^a(사채업자들은 고리이자 따먹으려고 종종 이런 짓을 벌이긴 합니다.)


사실 1970년대까지 케인스 합의(케인스 컨센서스)에 따라 기존 선진국의 경우에는 금융시장 자유화를 추진하지 못했죠. 하지만 에티오피아에겐 그 것을 원했습니다. 뭐 책내와 책외로 말하자면 동아시아도 그렇고 중남미도 그렇고 소련도 그렇고 헤이세이 불황을 초래한 일본의 경우도 그렇고 금융시장 자유화하란 요구는 미국과 IMF의 한결같은 요구였긴 하지만요. 말하자면 아마추어 복서를 겨우 취득한 사람에 대해 프로 복서와 룰에 의해 싸울 것을 강요했단 얘깁니다. 뭐 전형적인 내로남불이지요.

'IMF는 개발전략이나 재정긴축같은 사안들을 놓고 "고객 국가들"의 생각을 듣는데 흥미가 없다. 너무도 자주 있는 일이지만,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IMF의 접근법은 일종의 식민 종주국이라는 느낌을 풍겨왔다.'
당시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굴욕적인 자세로 프랑스출신 IMF총재 앞에 앉아있다고 적혀있는데..(이게 일본식 '도게자'인지 아니면 무슨 자세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_-a) 뭐 김영삼 대통령 막판에 IMF터지고 나서 우리나라 대통령 후보들은 하나같이 'IMF의 뜻에 충성하겠습니다!'란 투의 각서를 쓰고 사실상 굴복의 자세를 취하기도 했던 어두운 과거가 있습니다. 경제주권을 넘겨라! 그렇지 않으면 IMF 긴급자금은 없다!란 얘기지요.

(이게 얼마나 골때린지 보시려면 유튜브에서 IMF 검색해서 동영상 몇개만 봐도 프로작 먹고 싶을 정도로 기분이 내려가는 효과를 보실 수 있을겁니다. 뭐 사설 방송사에서 만든 방송도 아니에요. EBS MBC 이런 대형 방송사가 참여해 IMF 4-5년 후 '이제는 말할 수 있다' 하고 만든 동영상들이죠.)

사실 얘기지만 국가간엔 보통 돈을 잘 안 꿔줍니다. 유럽연합 출범후 유로화 출범 이전에 권위있는 기축통화는 오직 달러라고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 달러가 없으면 거의 모든 나라는 거래를 할 수가 없죠. 석유를 살 수도 없고 수입도 할 수가 없고, 현대세계에서 무역없이 살 수 없는 나라는 거의 없기 때문에.. 한마디로 '빚을 지면 채주의 종이 되리니'라는 말처럼 현실상으론 딸라(외환보유고)가 없어 돈을 꾸면 종이 될수밖에 없죠.
IMF의 요구는 간단한겁니다. 세금을 낮추고, 인플레이션을 낮추고, 외국 기업인을 초청하란 것이죠. 자본시장 자유화를 해서 공장이나 일자리도 만들수 없는 투기성 자금이 왔다갔다하더라도 그냐 그렇게 하란겁니다. 그 나라 국민들이 원하건 원하지 않건간에. 그 국가들이 원하건 원하지 않건간에.
우리나라도 IMF요구를 그대로 따랐다간 개피본다는 것을 불보듯 뻔했기에 그걸 원하지 않았죠. 물론 외국 대다수 경제학자들도 그런게 말이 되는 짓거리냐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원하지 않건 원하건간에, 돈빌린 놈은 채권자의 종이 되기 마련이죠.

그 뒤로 벌어진 일은 책에 나와있지는 않지만, 뭐 아까 적었듯이 유튜브 검색 약간만 하셔도 찾을 수 있습니다. 실업급여를 책임지는 실업창구는 저녁9시까지 일해도 밀린 실업자를 처리하지 못했고, 대기업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부도사태가 났고, 30개 상장사중 절반도 안되는 회사만 살아남았으며, 꾸준히 흑자를 내고 건실한 사업성을 가진 중견기업도 유동성 부족에 픽픽 쓰러졌죠. 나무위키 찾아보면 좀더 암울하고 구글 찾아보면 국민들이 영화 '토탈리콜'에 나오는 일반인처럼 픽픽 죽어나갔습니다.

책 외로, IMF는 왜그렇게 힘이 쎈걸까?

첫번째로 IMF가 빌려주는 단기차관은 딸라인데, 딸라를 빌려준다는 것은 딸라를 가진 미국(채권자)의 의중을 따를 수밖에 없죠. 두번째로 IMF에서 이런 단기차관을 빌려줄 때는 의결을 거치는데, 이 의결에서 어떤 국가를 구제하지 않겠다고 결정할 수 있는 단독 거부권을 가진 나라는 미국입니다. 뒷배가 미국인거죠.
세번째로, 뒷배가 미국이기 때문에 그냥 IMF가 한국경제가 의심스럽다고 말하면 민간투자도 그 말을 믿고 도망가버리게 됩니다. 그야말로 어떤 나라도 (후환이 무섭지 않다면) 가지고 싶은 전가의 보도죠:) 뭐 무디스같은 신용평가회사도, 골드만삭스같은 투자회사도 이런 권능을 가지고 있죠.


그리고 IMF의 추가적인 정치적인 요구는 시장자유화, 신자유주의 뭐 그런거도 하고 특정 일본상품에 대해 한국의 시장개방 일정을 앞당기라고 요구도 하고, 중앙은행 독립을 시키란 것도 있었습니다.
저자에 따르면 중앙은행 독립을 한 나라가 더 빠른 성장을 하거나 경기변동이 덜 잦거나 변동폭이 더 작다는 증거는 '거의' 없었습니다.
도리어 유럽의 경우 중앙은행이 독립했기에 2001년 유럽의 경기둔화를 부추겼다는 광범위한 (경제학자들의) 인식이 있다고도 했죠. 그런데 미국 IMF는 이에 추가적인 요구를 하는데 독단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낮추는데(물가안정) 초점을 맞추라는 이야기도 하죠. 그런데 저자의 판단에 따르면 그당시 우리나라에는 인플레이션 문제가 없었고(뭐 5%안팎의 인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도 아니긴 하죠-_-a 보통 개발도상국의 인플레는 10%선에 있고, 인플레가 높다고 얘기되려면 중남미권처럼 10%~30%는 넘겨야 합니다.) 이런 통화정책이 잘못되었고 위기와 관련되었다고 믿을만한 이유가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IMF는 무조건 물가안정 정관을 중앙은행에 넣어야 한다는겁니다.

사실 미국의 연준도 물가안정과 성장이란 문구를 동시에 넣는데... 만약 이런 일이 미국에 일어났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지네나라 가서 그런 짓거리 벌이면 전국민이 난리칠게 뻔한 일을 남의 나라 가서 하는 그 의중은 무얼까요?..:)...^^

다음 편에 계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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