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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평 집에서 살아본 경험
게시물ID : economy_248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하프물범1
추천 : 6
조회수 : 228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9/15 19:08:47
어렸을 때 지방이긴 하지만 당시 51평이었던 아파트에서 한 4년 정도 살아봤는데요.
제목 없음.png

당시 아파트 구조입니다. 적색 라인만 51평형이었죠.

기억나는 것이 당시 방이 다섯개, 화장실 두개, 베란다 및 다용도실 3개, 부엌1, 거실1, 벽장2개 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좀 나이가 어렸을 때는 집에서 숨바꼭질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_-;

나중엔 좀 커서 부모님 안 계실때 가장 안쪽에 있는 방에서 형이랑 몰컴을 하다가 부모님이 열쇠로 문따고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면 후다닥

뛰어서 대피하였는데 뭐 집이 작으면 인기척 들릴 때 그냥 전원 꺼버리고 방에 들어가버리면 되지만 워낙 거리가 멀어서 자주 발각되었던

기억이 납니다..ㅋㅋ

나름 장점들은 있었죠. 각각 넓은 방을 차지하고 있으니 공간도 충분하고 부엌에 널찍히 식탁 차려놓고 여유있게 식사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죠.

뭐 집이 크다는 것을 실감하기는 했는데.. 그것이 꼭 좋기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사실 가족들이 각각 방을 차지하고 있으니 대화도 별로 없었고 특히 두 번째 화장실이 위치한 안방 넘어 제일 끄트머리에 있는 방에선..

거기서 참 많이 맞았습니다. 일단 끄트머리 방에 있는 문을 잠그고 안방문도 잠그고 현관문도 잠근 후 알몸으로 구석에 몰려서 맞을 수 있는 곳은

다 맞았으니깐요.

지금이었으면 뉴스에 나오고 구속될만한 매질이었죠. 끄트머리에 있는 방은 바로 바깥 창문이었고 그 뒤에는 담벼락에 거진 아무것도

없는거나 마찬가지여서 아무리 비명을 질러도 방음이 잘 되었기 때문이죠.

집은 좋았지만 거기서 살았던 기억은 지울 수 있다면 인생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기억입니다.

당시 부모님이 좀 잘 살았는지 어쨌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그 후로 조금씩 더 작은 집으로 이사가면서, 그리고 가족이 붕괴됨을 목도하게 되었을 때

어릴 때 살았던 그 큰 집은 추억이라기보단 마치 고문이 이뤄지던 대공 분실 같은 이미지만 더 크게 남아있죠.

그 후로는 다시는 그런 큰 집에서 살지 못하였지만 작은 집이나마 마음이 맞는 가족끼리 잘 살 수 있는 지금이 훨씬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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