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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교수를 보면서 저는 공포를 느꼈습니다.
게시물ID : economy_264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기욤뮈르소
추천 : 37
조회수 : 2472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8/01/19 17:04:25
서두에 잠깐 영화얘기를 해볼까합니다. 아이언 맨 그중에서도 아이언맨 2 얘기를요..

 영화 속 토니 스타크는 청문회에서 아이언맨 수트 사용의 위험성에 대한 지적이 나올 때 조롱으로 일관하죠. 왜냐하면, 국가가 가진 무기들이 자신이 만든 아이언맨 수트보다 훨씬 못한데다, 스타크 스스로 악을 처단할 의지와 선함을 가졌다고 믿기 때문이죠. 물론 이 생각은 영화 속에서 바뀌게 되고 시빌워에서는 히어로들의 능력을 무자비하게 통제하려고 나서기도 하지만, 영화 초기에 토니 스타크는 자유주의자 아니 무정부주의자에 가깝습니다.

 어제 정재승 교수의 발언을 듣다가 토니 스타크가 생각이 났습니다. 국가가 독점하던 화폐권한을 시장과 개인이 나누는 것 뿐이라구요? 아시다시피 근대 이후 국가에서 개인은 자신의 자유 중 일정 부분을 국가라는 시스템에 위임합니다. 위임에는 대가가 따릅니다. 그게 바로 책임이죠.. 국가 운영에 실패한 정당은 정권을 내줘야합니다. 권한을 삿되게 쓴 지도자는 감옥에 가야합니다. 권한과 책임은 정비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선거로 매번 대표를 뽑는 방식이 효율적이란 생각은 해본적이 거의 없지만, 안정적이란 생각은 합니다. 왜냐하면, 결과에 책임을 물을 수 있기 때문이죠.

 화폐 발행에 대한 권한은 절대적입니다. 이 권리가 없는 정부는 국민에게 제대로 된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설령 블록 체인 기술이 아무리 의미가 있더라도 비트코인이 정부가 가진 화폐독점권한을 무의미하게 만든다면, 당장 없에야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적어도 가상화폐를 둘러싼 이들은 비난은 받을지언정 책임이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정재승 교수가 과학자라서 무섭습니다. 과학자는 뭔가를 만드는 사람입니다. 저도 공학을 전공했지만, 과학자가 개발한 것들은 유의미해 보이다가도 특정 지점에서 사회에 큰 병폐가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래서 과학자는 연구를 잘 하는 것 만큼이나, 기술이 가진 잠재적 위험성에 대한 인식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정재승교수는 적어도 이 점에서는 아무런 문제의식이 너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어제 토론을 보면서 그 분은 분명 암호화폐 기술이 가진 문제점와 한계는 인지하고 있으나, 투기 과열로 빚어지는 문제들에 대해선 지나치게 나이브하게 생각 하는 것 같습니다. 돈은 목숨줄 같은 겁니다. 서울에 사는 4인 가족은 숨만 쉬어도 300은 그냥 깨집니다. 제대로 돈벌이가 안 되면 빚을 지고, 그 규모가 감당할 수 없을 때 길바닥에 나 앉습니다. 비트코인은 원천적 가치가 없습니다. 개인이 채굴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에서 누군가 돈을 벌면 누군가는 잃을 수 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여기에 올인하다가 실패하여 극단적인 선택을 할 사람들이고, 이 분들이 이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이라 규제가 필요한 겁니다. 

 그런데, 그런 사회적 문제들을 차치하고,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이 개선여지가 있기 때문에 놔둬야한다고 생각하는 건 앞서 지적한 기술의 잠재적 위험성에 너무도 취약한 인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과학자들 특유의 기술 원리주의적 사고방식을 극복하지 않으면, 연구자라면 모를까 죄송한 얘기지만 좋은 교육자는 되기 어려우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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