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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로 알아보는 개미레벨 (Feat. 폭락장)
게시물ID : economy_292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토끼선생
추천 : 14
조회수 : 3032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20/03/20 21: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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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0. 개미알
현 시점에서 삼전 55층쯤에 물려 있는 베이비들로, 2020년 새해 부푼 꿈을 안고 어느새 국민주가 되어버린 삼성전자를 매수, 우량주에 가치투자를 했다고 믿으며 부화해 주식시장으로 나왔다. 하지만 냉혹한 세상은 베이비엔트들에게 코로나를 선물해주었고 어디선가 평단가를 낮춰야 한다는 말을 듣고는 야금야금 삼전을 매수, 떨어지는 칼날을 잡다가 손모가지가 떨어져나간 처지가 되었다. 불쌍한 개미알은 내일이라도 당장 현 상황이 해결되진 않을까 기대하며 아직은 잘려나가지 않은 가냘픈 두 발로 '코로나 백신', '바이러스 자연감소'등의 검색어를 하릴없이 두드려대고 있다.


Lv1. 일개미
냉혹한 이 세계를 알기에 평소엔 자신의 일에 열중하며 성실히 살고 있던 일개미들은, 주식 장이 폭락중이라는 말을 듣고 슬그머니 숟가락을 들고 기어나왔다. 날개가 달린 고귀한 수개미들까지 자신들과 함께하는 것을 확인한 일개미들은 나름 확신을 가지고 50층에서부터 분할매수를 시작, 어느새 46층까지 숟가락을 들고 열심히 땅을 파고 있었다. 계속 땅을 파도 뭐가 나오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저 주위의동료들이 다들 파고 있으니 일개미들은 특유의 성실함으로 같이 파내려갔다. 하지만, 어느덧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주변에 보이는 개미들은 전부 일개미들 뿐이다.
그들이 파고내려가기 시작했을 때, 날개 달린 개미들은 유유히 하늘을 날아오르고 있었기 때문에...


Lv2. 병정개미
병정개미는 태생적 Soldier, 싸움의 명수다. 전장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은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확실하게 알고있다. 사상 초유의 전염병 사태인 현 상황을 정확히 진단한 그들은 그들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적 태세를 취했다.
그것은 바로 '집 안에 틀어박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 이었다.


Lv3. 수개미
수개미는 얼마간 땅 위에 내려앉아 측은한 눈으로 일개미들을 바라보았다. 일개미들의 눈은 확신으로 가득차 있었고 그는 딱히 해줄 말이 없었다.
일개미들이 땅을 파내려가기 시작하자, 그는 바삐 날개를 움직여 귀족들의 만찬 장소로 향했다. 날아가는 길에 알에서 갓 깨어난 새끼 개미들이 손목이 날아간 채 울부짖고 있는 광경을 목격했지만, 만찬 시간에 늦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들은 다행이 제 시간에 도착했고, 3:10경 화려한 만찬장으로 입장할 수 있었다. 입구에는 흐릿한 글씨로 이런 간판이 놓여져 있었다고 한다. <KODEX 200선물인버스 2X>


만렙. 여왕개미
여왕개미는 십 분 정도 일찍 만찬장에 도착해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그러다 하나 둘 신하들이 모여들고, 비로소 마지막 수개미까지 입장하자 여왕개미는 여느때처럼 조용히 만찬자리의 사교를 이끌었고, 온갖 산해진미를 눈 앞에 두고도 결코 분주하지 않았다. 
얼마 후 접시에 가득 담겨 있던 음식들이 대부분 사라지고 만찬장의 분위기도 무르익어갈 무렵, 수개미들은 여왕개미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잠시 뒤, 만찬장의 밖이 소란스럽더니, 문이 부셔지며 성난 일개미들이 떼를 지어 숟가락을 들고 밀려들어왔다. 깜짝 놀란 일개미들은 황급히 날아올라 간신히 만찬장을 빠져나가며 수군댔다. "여왕님은 어디로 가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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