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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가 됐습니다.
게시물ID : emigration_27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광필
추천 : 13
조회수 : 791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7/04/05 14:41:42
올해 8살이 된 딸, (3월에 만 7세가 됐죠)

하지만 3월 1일 캐나다로 와서 한국에선 학교 입학 못하고, 여긴 만 6세가 되는해 9월에 학기가 시작하기 때문에 결국 중간에 낑겨들어갔어요

학교 넣어도 되는지 친 test에서 엄마와 쿨하게 떨어져서, 영어도 못하는데 쿨하게 test를 치며 구몬으로 다져진 2자리수 덧셈을 해내 여기 교육청을 감동시킨 딸이지만

정작 어제 학교에 남겨놓고 돌아서려 하자 울기 시작하더군요..

학교 안가면 안되냐며..

애를 어찌 달래나 해서 안아주는데 갑자기 딸보다 머리 하나는 더 작은 애가 딸 아이의 어깨를 톡톡 칩니다

"안녕 나는 프xx야. 너 나랑 친구하지 않을래?"

자기보다도 큰 애가 울고 있는데 그게 안쓰러워서 위로 해주려 온거에요..

세상에...이렇게 착한애가 우리 딸처럼 사교성 부족하고 성격 나쁜애랑 친해져도 되는걸까...( ")

하여간 어제 학교에 남겨두고 돌아왔는데 1시간도 안되서 선생님 전화로 전화가 왔습니다.

울며불며 집에 가면 안되냐는 딸...

사람들이 계속 말 거는데 한마디도 모르겠다며 집에 오고 싶다는걸 넌 영어 안되면 답 안해도 된다고 달랬더니 또 20분도 안되서 전화가 와서 대성 통곡...

학교 끝나는 시간(2:45)보다 2시간 가량 먼저인 1시에 데리러 가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죠

1시에 갔는데 아까 대성통곡하던 애는 어디로 가고 얌전히 체육관에 들어가고 있는딸..

심지어 집에 가자고 하니 학교 놀이터에서 30분 더 놀다가 가자고 ( ")

그 사이에 선생님이 구글 트렌스레이터를 통해 자기말을 한국어로 번역하고 딸 말은 영어로 번역하면서 의사소통을 시도하고, 

프xx등 반 친구들도 돕고

심지어 학교측 배려로 한국어 할 수 있는 언니(4학년이랬나) 하나가 긴급 투입되서 같은 반 애들이 상대적으로 어려운거 하면 도서관에 데려나가 책 읽어준답니다...( ")

덕분에 오늘 바로 full time 등교에 성공한 딸.

오늘 하교길에 만난 선생님은 '내가 설명하고 싶은데 얘가 영어를 못알아들으니까 부모님들이 잘 설명해달라, 우리 반이 다음주에 꽃과 벌등 꽃을 수정시키는 벌레들과 관련한 과학적 지식을 전달하는 연극을 한다. 얘는 영어를 못하니까 꽃 역할을 맡아서 연극에 참여하면 된다. 말 필요 없고 동작만 하면 된다.  하지만 강요는 하지 마라, 안하겠다면 그것도 상관 없다. 관람만 해도 된다."고 하시더군요

한국 같으면 무조건 참여일텐데 여기선 아이에게 PUSH 하지 말라고, 안해도 된다고 말해주는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같은 배려속에서 적응하게 될 우리 아이가 나중에 자기가 이같은 배려를 받았다는 걸 기억하고, 겸손하면서 남을 돕는 아이가 됐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정작 자기는 한글학교 가서 여기서 태어난 한국계 아이가 한국어를 잘 못한다고 말이 안통해서 절대 같이 안놀거라며 걔 엄마 앞에서 소리를 질렀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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