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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대학원에서 다시 컬리지, 이민과 공무원 취업까지 (2/3)
게시물ID : emigration_31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잔양이(가입:2014-04-22 방문:829)
추천 : 13
조회수 : 1255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7/12/14 10:4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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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에 이어 2편 나갑니다.
이번 탄은 이민 생활 시원~하게 밑바닥을 치며 시작한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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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저는 대학원을 졸업하고 요즘 세상에 흔한, 이것저것 모아 생활하는 불안정 고용의 늪에 빠져듭니다-_-;
그러며 알아본 광역토론토 (토론토, 욕, 필, 듀럼, 그리고 각 지역의 가톨릭 교육청까지...) 공립교사 취업은 점점 더 절망적이 되었습니다. 훼북 링크드인 등 취준 교사들 포럼에 들어가보면 저처럼 캐나다에서 경력이 아직 없는 교사뿐만 아니라, 태어나서 자란 토종(?) 캐나다인으로서 다른 지역에서 십수년간 근무하다 왔는데 유니온이 다르단 이유로 0부터 다시 시작해 구직하는 교사분들도 생각보다 많이 보였어요. 

저는 가르칠 수 있는 교과목이 온타리오 중고등학교 영어, 사회 (지리, 역사, 세계이슈, 철학 등 사회계열 과목 전반), ESL, 특수교육이고, TESOL자격증도 있는데요, 아무래도 뭐든 문송해서 죄다 교사 인원이 초포화상태인 과목들입니다 ㅎㅎ 아무래도 그렇죠? 영문학 전공했다고 진로가 정확히 있어서 영문학자나 작가가 되는 것도 아니겠고, 뭐할까 궁리하던 사람들은 죄다 (저처럼?) 일단 티칭을 한번 건드려보는 것 같았습니다 ㅠㅠ 으헝... 망했다 싶었죠.

급한대로 사립학교나 크레딧스쿨도 알아봤지만, 또 눈은 괜히 높아갖고 국제학교 일했던 시절 초봉의 반도 안나오는 월급이 영 눈에 차지 않았어요-_-; 으아니 3-4교시 수업한다고 고것만 딱 하고 집에 가서 노는 것도 아니고, 수업 준비도 해야하고, 과제라도 있으면 예를 들어 학생 32명 x 3반 각각 5-7장씩 써낸 (그러니까 총 480-672 페이지의 ㅠㅠ) 셰익스피어 에쎄이들 교정하고 채점한다면 주말은 그대로 날아가고 눈 빠지고 흰머리 아주 새록새록 나는 기분이 드는걸요... 차라리 과외랑 번역을 하지 ㅠㅠ 그런 자만심과 근자감으로 놓친 취업기회도 좀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토론토 교육청에서 면접 연락이 왔습니다. 한국에도 같은 제도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서플라이는 캐나다에서 교사가 아프면 혹은 다른 사정이 있어 일을 빠지게 되면 부르는 온콜 개념의 땜빵 교사입니다. 운 좋으면 며칠 전에 일 예약이 되고, 많은 경우엔 아침에 눈 떠서 어딜 가야하나 체크하지요. 몇번의 인터뷰를 거쳐 서플라이 리스트에 올라가게 되었으나,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보니... 이젠 취업해놓고도 출근의 불확실함이 저를 괴롭게 했습니다. 아예 나만의 반을 가져본 적이 없었더라면 이렇게 괴롭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지만, 애들 키워서(?) 대학 가는 걸 보며 뿌듯해해온 국제학교 일 경험이 제 발목을 잡더라고요... 매일 들어가서 만나는 낯선 학생들이 온전히 내 학생들이 아니란게, 거의 매일 처음보는 아이들과 교사들을 대하며 처음 가보는 건물을 헤매야한다는게 큰 스트레스였어요. 땜빵 교사가 오면 대애충 교실만 안 벗어나고 뭘 하든 시간만 때우면 된단 세팅이 척 되는 아이들을 보면 수업 들어가는게 싫어질 정도였어요.

그러며 계속 알아본 정규직에 대한 희망 역시 점점 죽어갔습니다... 유니온 짬과 인맥 영향을 너무나도 많이 받아서, 요즘 GTA 상황에선 서플라이를 보통 3-5년 하다가, LTO (기간제 교사인가요? 며칠이 아닌 몇달 이상의 장기계약과 맡을 반들이 주어지는 장기 서플라이 교사예요) 자리가 나면 그 계약에 대한 구직경쟁을 하고, LTO를 종종 하다가 풀타임 퍼머넌트 자리가 나면 또 그에 대한 구직경쟁을 해서 거기서 승리하면 정규직이 되는거죠.

진짜 허무한건 그렇게 된 정규직이라도 유니온 짬은 최하위이기 때문에 교육청이 다운싸이징을 하는 경우 다시 LTO 혹은 서플라이로 강등된단 겁니다 ㅎㅎ 으앜ㅋㅋㅋㅋ 너무하지 않아요? 이 서플라이-LTO-정규직 제도가 열정 넘치던 젊은 교사들을 다 죽여놓는단 비판의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처음엔 열정 넘치던 사람들이 서플라이-LTO 지내고 나면 나는 누구 여긴 어디 인생이란 뭔가...하며 반포기 상태로 사는 경우도 많다며. 저처럼 아예 교사일을 접어버리는 사람들도 많이 나오고요.

(교과목과 employment equity 조합이 좋은 경우엔 엄청 빠르게 정규직 교사가 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한 예로, 유티 동창인 친구는 남자+무슬림이란 고등학교 교사중에선 찾기 힘든 조합과 현재 가장 수요가 있는 음악+불어+프렌치이멀션을 가르칠 수 있는 교과목으로 2년만에 정규직이 되었습니다. 부러워라...) 

안되겠다 싶어 유티 전 지도교수님과 연락해봤습니다. 교수님은 그러면 여태 고려해보지 않았던 공공근무 쪽 다른 일들은 어떠냐고 하셨어요. NGO NPO 이런 곳들도 강사나 커리큘럼 짜고 보고서 쓰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서플라이에 질려있던 터라 교사 일 말고 다른 걸 좀 해보고 싶었던 때라 좋은 기회다 싶었습니다. 그렇지만 그쪽을 가려니 역시나 인맥도 아는것도 없었죠. 그래서 교육자로서의 자기계발에도 도움이 되면서 인맥을 쌓을만한 실습과정이 있는 복지 과정을 듣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지도교수님이 총장도 알고 교수들도 좀 안다며 한 컬리지 과정을 찝어서 추천해주셔서 그쪽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건 제 인생을 완전히 변화시킨 계기가 되었어요...

컬리지를 간단 소리를 했을때 부모님이 어마어마하게 반대하셨어요. 이 역시 학부때의 패기처럼 ㅋㅋ 내 돈 주고 내가 가는데...로 이 무심한 딸내미는 가볍게 넘겨버립니다만, 이건 부모님께 큰 상처가 되었습니다. 자사고, K대, 미국대학, 유티... 어느 학교 이름을 대든 한국에선 오오~해주니 학부심이 하늘을 찌르셨거든요 ㅎㅎ 한국 들어와서 어디 국제학교나 자사고 자리 하나 찾고 우리랑 편하게 살면 될 것을 쟤는 왜 저기서 별 직업도 없이 버티겠다고 사서 고생을 하나...하는 마음도 크셨고요. 그렇게까지 한국 생활이 싫은지 (네 아주 싫었죠 ㅠㅠ) 우리랑 사는게 싫은지 (너무 독립하고 나와산지 오래되어서 싫기보단 불편했습니다)하며 속상해하기도 하셨어요. 잔소리가 하늘을 찔렀고 저도 마음이 무척 불편했습니다 ㅠㅠ 지금까지도 친구분들이나 친척들에겐 제가 컬리지 다녔단 얘기는 안 하시는듯합니다. 컬리지 다닐땐 아 그냥 딸이 캐나다에서 일하며 살아...라고 대충 넘기셨다고 해요. 

제 동문회에서도 종종 제가 언급될때 "쟤는 왜 학교 잘 나와놓고 저러고 살아?"라는 얘기가 나왔단 것도 전해들었습니다. 지금이야 잘 풀려서 그러려니~_~하지만, 전해들은 그때 당시엔 저도 많이 생각해봤습니다... 그냥 나라 바꿔가며 국제학교에 뼈를 묻을껄 나는 왜 여기까지 와서 이러고 사는가?;; 돈은 자꾸자꾸 까먹고, 설마 굶겠어?하는 근자감이야 있지만 완전 굶기까지 가는 자원 까먹기 마라톤같은 과정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이때 반지하 월세 $350인 방에 살고 있었거든요. 도보로 40분 이하는 걸어다니며 교통비도 아껴서, -25도였던 주엔 다리가 다 빨갛게 터서 피가 맺혔던 기억이 납니다 ㅠ

하지만 공부 자체로 보자면, 저는 컬리지 경험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대학원 수업을 들으며 컬리지행 고등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에 대한 많은 공부를 했고 캐나다에서 앞으로 살며 만날 사람 중 많은 사람들이 컬리지 출신일 것이고, 하다못해 좁혀서 생각해도 지도할 학생들의 반 정도는 컬리지를 갈텐데 교육자로 살거라면 그 경험에 대한 직접적인 이해가 하나도 없는 것도 문제 아니겠어요? 4년제와는 무슨 차이가 있는지, 실무위주의 교육이란 무엇인지도 궁금했습니다. 온타리오에서 저소득자 대상 무상 고등교육 정책 실천하기 전이라, OSAP이 나올 나이는 지나버렸지만 ㅎㅎ 영주권자라 다행히 학비 부담이 적었습니다. 학부때와 대학원때의 수업이 많이 인정되어 매 학기 수업을 2-3개씩 빼면서, 서플라이를 하며 과외도 하며 컬리지를 다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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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탄 완결일겁니다. 
그리고 인맥 만들기, 스킬 채워 몸값 올리기 등에 대한 글도 더 쓸지도요...

+
전편에 어느 분이 영어 네이티브면 참 기회가 많단 댓글을 써주셨지만... 캐나다에서 나고 자라서 이미 나름 인맥도 있고 영어라면 당연히 원어민인 대학원 동기 중, 졸업 5년도 넘게 지난 지금도 불안정 고용, 휴가/병가는 커녕 베네핏 하나 없는 3-6개월 계약직 전전하는 사람들도 생각보다 꽤 됩니다 ㅎㄷㄷ 분야와 지역에 따라 정말이지 안습한 취업시장에 나가게 될 수도 있는거죠 ㅠㅠ 저...처럼... 
저도 북극 가까운 원주민 정착지로 교사 생활하러 떠났다면 첫해부터 풀타임에 월급도 [email protected]로 불릴 수 있었을텐데요, 눈보라가 휘몰아치면 인터넷이 끊기고, 백야현상이 일어나는 그런 곳에 살려는 목표로 이민한 건 아니었으니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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