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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첫 헌혈기
게시물ID : emigration_35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광필
추천 : 2
조회수 : 170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0/03/18 04:02:44

별로 바쁜 것도 없으면서도 서브-컨트랙터로 취직을 했다고 쉬는 날이면 게으름만 피우다 보니 글이 늦었습니다(딱히 특별히 기다리신 분도 없겠지만)

최근에는 일감이 줄었습니다. 알버타에 첫 코로나-19 확진환자가 생긴 이후 10일도 안되 80명 가까운 확진환자가 나오니 아무래도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퍼내스 클리닝 하는 일거리는 줄고, 사람들은 예약을 취소하네요. 덕분에 쉬는 날이 아닌 오늘도 쉬게 됐네요

코로나-19 상황에서 의료 인력도 아닌 나라도 뭔가 할 수 있는게 있을까 생각해보다가 오랫동안 생각만 하고 실천하지 않은 것을 하기로 했습니다. 헌혈이요.

한국에 있을때는 대학생때부터 군 제대할때까지 한 7년간 20여회 정도 헌혈을 했습니다. 취업후에도 꾸준히 하려 했지만 10년간 기자생활 하며 술도 마시고 지치기도 하고 해서 간수치때문에 빠꾸도 두어번 먹고....하다 보니 못했네요...금장타는게 목표였는데 은장도 못탔어요...

하여간 캐나다 혈액원(https://www.blood.ca/en) 사이트에 가서 예약하고, 캘거리 헌혈센터를 찾아봅니다. 도심지의 오'클레어(Eau claire) 쇼핑몰 2층에 있네요.

10시 35분에 예약을 하고 찾아갔습니다.

저는 잘 몰라서 스트리트 파킹 하고 들어갔는데, 들어가 보니 헌혈하는 사람은 Eau claire 지하 주차장에 주차시 무료랍니다.(아까운 주차비 2달러). 내려가면 캐나다 혈액원(CBS)을 위한 주차 공간이 따로 있다지만 아무대나 대셔도 상관 없습니다.

2층에 올라가면 문 앞에 안내판(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해외 나갔다 온적 있나. 주변에 확진자 있나)이 있고 직원 하나가 손 소독한 뒤 들어가라며 소독제 줍니다.

들어가면 ID 확인하고 처음 온 사람인지 확인후 스티커와 바코드, 주의사항이 적힌 종이를 주네요. 그 사람 앞에 주차명단 적는데에 이름과 번호판, 주차한 곳이 CBS 전용인가 아닌가 체크하는 곳이 있습니다.

바코드를 입구쪽에 있는 컴퓨터 리더기에 대면 자체 문진이 시작됩니다. 뭐 전염병 있냐. 영국, 프랑스, 이집트 다녀온적 있냐. 최근 3개월 사이 백신 맞은 적 있냐. 성 노동자를 사서 섹스한 적 있냐...등등입니다.

끝나면 벽면에 있는 선반에서 물과 짠 과자(저는 프레첼을 골랐습니다만 감자칩도 있어요) 먹으며 이름 부를때까지 기다립니다. 10:35에 예약했는데 제가 40번째 헌혈자더군요....제 뒤로 끝없는 명단이 있는거 봐선 1시간에 20명씩 그냥 꽉꽉 차있는 모양입니다.

이름이 불리면 들어가서 대면 문진합니다. 주로 피 사용에 대한 동의, 문제 있으면 폐기하는데에 대한 동의 등입니다.

한국에선 헌혈하려면 이상하게 성분헌혈 해달라고 요구해서, 여기도 물어봤더니 "니가 선택할 일이야. 전혈이나 성분혈이나 비슷비슷하게 필요해 우린" 이라네요. 그래서 일단 저는 전혈했습니다. 주차가 걱정되니까요(성분혈이 20분 정도 더걸립니다)

이후 주는 패키지를 받아 나와서 의자에 앉아 있으면 번호표를 줍니다. 번호가 불리면 들어가 헌혈을 시작하죠

일단 손에 쥐어주는 것(저는 플라스틱 병같은 거였는데 다른 사람들은 위생장갑 뭉치도 있고..다양하더군요)을 꽉 쥐었다 폈다 하랍니다. 그러면 혈관을 확인하고 소독합니다. 소독제를 만지거나 후후 불어 말리거나 팔꿈치를 접지 말고 그대로 말리라고 한 뒤 헌혈을 시작하죠. 언제든 그만두고 싶거나 이상하면 말하라면서요

KakaoTalk_20200317_123252706.jpg


플라스틱 병을 5초마다 한번 쥐었다 폈다 하며 펌프질을 해주다 보면 7~10분 사이 봉지가 찹니다. 그러면 와서 압박붕대로 매주고 5분간 누워 있으라며 타이머 세팅해줘요

5분 뒤 가라는데로 가면 할머니 두분이 쿠키와 음료수(Pops, 쥬스, 물, 커피등), 돌(dole) 에서 나오는 한컵 과일같은걸 줍니다. 원하는거 받아 먹고 15분 기다리도 오면 끝입니다

공장에서 컨베이어 벨트식으로, 30분 안에 헌혈이 끝나는 생각보단 시간이 많이 걸려 물어봤더니,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프로세스를 천천히 진행한답니다. 하긴 대기하는 의자 부터가 뚝뚝 떨어져 있더라구요..

압박붕대는 1시간뒤 풀고 비누로 해당 부위 씻어주면 된답니다.

오늘 헌혈하면서 느낀게 First doner 스티커 붙인 사람이 저 말고도 많았다는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랑 비슷한 생각을 하고 찾아온거 같네요.


KakaoTalk_20200317_123250668.jpg


여러분도 혹시 관심이 있고, 시간이 있으시면 한번 해보시는 것도 어떨까 싶습니다.

출처 https://blog.naver.com/sionally39/221859288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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