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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배울 때 language ego(언어 자아)를 설정해요~
게시물ID : english_111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toW
추천 : 5
조회수 : 180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8/02 10:32:24
그냥 일요일에 영게에 글이 요새 없어서 적어보는 이야기입니다. (영작에 대해 말씀을 드렸더니 역시 오유라 매너가 있네요)


예전에 비, 정지훈이 닌자 어새씬을 홍보하면서 MTV에 나왔나?

거기서 그런 말을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My movie is a kick-ass movie. 

사회자가 약간 당황한 모습처럼 보이는 동영상이 국내에도 알려졌죠. 

저도 한 때 제 영어가 미국인처럼 보이는 것을 목표로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슬랭들을 배우고 적극적으로 썼죠. 

그런데 어느 순간 제 주위 외국인들의 태도 변화를 보면서 생각을 고쳐먹게 되었습니다. 

"You totally look like one of us" 이런 말이 칭찬이라고 생각했는데 자주 듣다 보니 그게 아니란 걸 깨달았습니다..

당시 저는 친구들이 쓰는 슬랭들을 적극적으로 배우고 써먹으려고 노력했는데, 그러다가 언어 정체성에 혼란이 약간 오게 되었습니다. 

우리말은 어법에 맞게 구사하려고 노력하는 범생인데, 영어로는 비속어를 열심히 구사하는 potty mouth가 되어 있었습니다. 



영어를 접하고 영어를 어느 정도 구사하는 토종들 중에는 

영화나 미드의 한 인물에 빠져 그 인물이 구사하는 말을 따라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저는 그것이 톰 크루즈였다가 짐 캐리였다가 브래드 피트로 바뀌었습니다.  

(영어를 처음 배우시는 분들에게 톰 크루즈의 영화들을 추천합니다. 진짜 테이프처럼 깨끗한 미국 중서부 대도시 발음을 보여줘요.)

그러면서 그들의 영화 캐릭터에 대한 동경이 나에게로 전이되고 자아의 일부분으로 내면화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 가운데 그들이 쓰는 비속어 또한 제 것이 되었구요. 

그런데 주위 영미권 친구들에게는 어떤 모습으로 비춰졌을까요?

작은 사건으로 그걸 깨닫게 되었지요. 



제가 알고 있는 한 외국인이 "엄창"이라는 단어와 함께 제스처를 취했을 때의 그 충격은 사실... 정말 컸습니다.

이것까지 알아? 라는 놀라움도 있었지만, 이걸 도대체 누가 가르쳐줬을까? 라는 부끄러움도 동시에 느껴지고..

정말 복잡한 감정이 들더군요. 결론적으로 그런 말을 쓰는 친구가 좀 싫어졌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이 앞섰습니다. 

아직 일베들이 쓰는 용어를 쓰는 외국인들을 보지는 못했지만, 그들이 일베 용어를 쓰게 되는 날이 오게 되면 어떨지.. 

참담하겠죠?

이처럼 언어의 비속어를 배울 때는 약간 조심해야 합니다. 

아예 모른다면 뭐 그냥 의사소통을 위한 외국어 구사 정도에 그치고 대화를 나누기에는 심심한 사람이 됩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계속 사회생활하고 살 거라면 문제가 전혀 없지요)

그러나 가끔 양념처럼 비속어를 섞어쓰는 좀 재밌는 사람도 되고 싶고, 

적어도 좋지 않은 말을 들었을 때 화를 낼 줄 알아야 겠다는 생각이면, 

비속어는 많이 알아두는 것도 좋습니다. (여력이 된다면 말입니다.)

하지만, 영어를 배우는 단계인데 비속어를 사용하는 것은 좀 더 생각해 봐야 합니다. 

그 단어가 주는 뉘앙스를 정확히 알게 될 때까지는 유보하는 게 낫다고 봅니다. 



그러니 영어를 배울 때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이 어떤 모습인지, 언어 자아(language ego)를 먼저 설정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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