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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에 대한 오해, 그리고 그에 대한 본인의 생각 2
게시물ID : fashion_1208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젬마♡
추천 : 8
조회수 : 119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9/04 23:47:39
안녕하세요. 오늘은 그나마 정신이 멀쩡할 때 돌아왔습니다. 사실 자야하는데 잉여롭게 자질 못해서... 그냥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저번 1편은 한복의 원단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는데요. 많은 분들이 이 것 저것 말씀을 해주셨는데, 대부분 제가 써가나려고 했던 내용들이라 지금 당장 그에 대한 말씀은 안 드리고 후술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편은 1. 한복은 비싸다? 라는 사람들의 생각에 대해, 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두번째 설명입니다.

1. 한복은 비싸다? 
 1) 원단 설명 :http://todayhumor.com/?fashion_120595

 2) 제작 과정.
 (1) 안감과 겉감의 존재.-봉제선과 시접의 부재
 한복은 겉으로나 안으로나 봉제선과 시접이 보이지 않는 옷입니다. 봉제선은 말 그대로 원단을 꿰맨 바느질땀이고, 시접이란 옷의 솔기를 의미하는 건데, 대략 두 장의 원단을 겹쳤을 때 그 둘을 같이 바느질하려면, 절단부분에서 안으로 약 1cm정도 들어온 지점을 바느질하죠. 그 1cm 가량의 부분을 말합니다.
 
한복은 <천의무봉天衣無縫>을 지향하는 옷입니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그냥 꿰맨 자국이 없는 옷을 말하는 것으로 더 나아가자면 아름답고 자연스러우며 완벽한 옷이 되기를 지향합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 안감과 겉감을 똑같이 만든 후 시접과 봉제선을 숨겼습니다.

밤이라 사람옷은 못 꺼내고 제가 만든 인형한복으로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CAM00567.jpg

면으로 만든 인형한복입니다. 작기 때문에 생기는 몇 몇 재봉상의 기교 빼고는 사람 한복과 똑같이 만듭니다.

이걸 안이 보이게 뒤집어 볼께요.

CAM00568.jpg

안과 겉이 다를 게 없어요. 일상복을 뒤집어 보시면 바느질 선이 보이죠? 한복은 안감과 겉감을 같이 박은 후 겉감이 보이게 뒤집는 곳과 고름을 박는 곳을 제외하고는 거의 바느질선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렇게 만들려면 당연히 안감도 겉감과 같게 만들어야 합니다. 안감이 있는 자켓이나, 코트를 생각하시면 이해가 빠르실 거예요. 자켓이나 코트 가격, 어떻습니까? 이월 상품이나 일부 저렴한 브랜드, 혹은 안감이 없는 것이라도 괜찮게 입으려면 5만원대가 보통이죠. 안감 있으면 세일해도 6,7만원 이상. 보통은 10만원대입니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저고리만 맞추는 데에 코트나 자켓 가격이 들어가는 게 당연합니다. 제 주변 친척어른들, 기존에 있는 한복에 치마만 돌려입기 위해 저고리만 맞추러 갔더니 100%실크 재질로 했을 때 20만원을 평균으로 불렀다고 하시더군요. 만약 안감만 실크일 경우 가격은 더 내려가는데, 성인한복은 대부분 전부 100%실크로 맞춥니다. 그 이유는 짐작하시는 것도 있을 테고 여러가지지만 나중에 후술합니다.

 (2) 절개선이 많다-박는 부분이 한 개씩 늘어날 수록 당연히 인건비는 up.
 
 원단 편에서 설명드렸지만, 한복 원단은 100% 실크일 경우 가로폭이 55cm인 원단이 많습니다. 패턴 배치에도 제약이 많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예전에는 그 가로폭이 더 짧았습니다. 유명한 한삼 모시 같은 경우는 지금도 가로폭이 30cm(12인치) ,37cm(15인치)로 나옵니다.
 이런 가로폭으로 사람의 몸을 어떻게 감쌌을까요? 당연히 옷감을 부분마다 이어 붙였겠지요. 

옷의 기본은 일단 몸뚱아리를 감싸는 것이예요. 그 감싸는 방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옷 만드는 방법이 달라지죠.

가장 기본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방법으로, 그냥 큰 네모난 천에 가운데 머리 구멍만 뚫어서 걸치는 거구요.(관두의)
i137.jpg
(판쵸)


원단에 구멍 뚫는 게 싫으면 몸에 둘둘 둘러야죠. 몸에 둘둘 감거나(그리스로마의 옷처럼) 두르는 게 발전해서 팔을 끼우게 ㅠ 형식으로 가고, 혹은 둘둘 몸에 두르는 크기를 조금 줄여서 여미는 것으로 끝내거나. 이렇게 달라집니다.
i5475.jpg
(튜닉)
 
우리 한복은 등판을 다 감싸게, 앞판은 여미는 구조입니다. 이런 여밈을 위해 앞판은 조금씩 원단을 더 이어붙여요. 이게 섶이구요.

CAM00501.jpg

이건 제가 만든 면저고리입니다. 아직 목부분(깃)을 안 이은 상태이고, 안감과 겉감을 연결한 후 겉이 보이게 뒤집은 상태예요.  이 사진만 보셔도 대충 몇 개의 절개선이 있는지 보이실 거예요. 

가슴 여밈부분(섶)-겉으로 보이는 부분과 여며야하니까 안으로 들어가는 부분까지, 등 한가운데(뒷중심선이라고 하죠), 소매선, 그리고 저는 원단이 크기고 하고 무늬를 자르고 싶지 않아서 그냥 앞뒤판을 이었는데요. 원래는 어깨선도 절개해 앞뒤판을 연결합니다. 옛날에는 원단이 적었으니 앞뒤판을 잇는 것도 당연한 것이었을 겁니다. 

대충 이것만 봐도 손 가는 곳이 7군데. 안감까지 합하면 14군데이고 안감 겉감을 이어붙이는 것까지 포함하면 손이 엄청 가는 셈인거죠.
가장 싸고 가장 편하게 입는 티셔츠 생각해보세요. 소매선 2개. 목구멍 하나. 옆선 2개. 어깨선 2개. 절반이네요. 또한 한복에 비해 직선인 옷이니 제작 시간도 엄청 단축. 저고리 하나 만들 시간에 티셔츠는 한 10개 뽑을 듯.  

사실 몇몇 절개는 꼭 필요한 것이지만 이 글에서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아 그냥 넘기겠습니다. 

 (3) 마무리는 손바느질
 동서양 옷을 막론하고 안감이 있을 경우, 겉감을 밖에 보이게 하기 위해 창구멍을 내서 뒤집는데, 그 창구멍을 막는건 손바느질로 해요. 
 저고리의 경우 보통 저 위의 사진처럼 창구멍은 목구멍이 됩니다. 이 부분을 깃이라고 하는 목 부분을 감싸는 것으로 막아요. 근데, 이 깃도 원단이니 다른 원단들 덧대는 것처럼 재봉틀로 할 수가 있어요. 
 
하지만 한복이 지향하는 시접,봉제선 감추기의 철학(?)이 사라지는 데다가, 무엇보다 한복 원단이 바느질이 드러났을 때 굉장히 미적 요소를 떨어트립니다. 전 편에서 설명했다시피 예민한 애라 바늘 지나간 구멍도 크게 나고 그러는지라. 그래서 거의 안하는 편들입니다.

CAM00165.jpg

<인형 한복의 깃부분을 일부 재봉틀로 박은 모습. 소재가 일명 화학섬유로 100%실크가 아니며 실 색을 맞추었음에도 상당히 티가 난다.>

당연히 인건비가 또 up.... 동서양 옷을 막론하고 사실 제일 마무리는 손바느질로 거진 하지만은, 한복에서 손바느질이 차지하는 비율이 의외로 큰 편입니다. 


이제까지 한복 원단과 제작을 통해 한복이 저가 라인이 없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아보았습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이 두가지 이유로 중간 가격대부터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걸 타개할 수 없을까? 정녕 한복은 저가 라인이 나올 수 없을 것인가?

이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 쓰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진짜 쓰고싶었던 내용은...생각해 보니 이 다음편이군요. 

다음 편을 빨리 쓸 수 있길 바라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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