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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로 읽는 K문고 뒷이야기.
게시물ID : freeboard_11819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브로컬리
추천 : 1
조회수 : 24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12/02 02: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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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과 각색이 있습니다. 재미로 읽어주세요. 문제시 삭제합니다.  


1.

많은분들이 말씀해주셨지만, K문고의 '독자 친화적'인 모습은 출판 유통업계의 갑질과 맞물려 좀 씁쓸한 느낌을 줍니다. 책 메모하는 사람 뭐라고 하지 마라, 훔친사람은 안보이는 곳에서 조용히 타일러라 등등. 그럴 수 밖에 없습니다. 거기 쌓여있는 책들, 서점 책 아닙니다. 출판사가 자기네 돈 들여서 쌓아두는 겁니다. 고객 손때타고 구겨져도 그냥 반품칩니다. 

몇몇 분들은 아시겠지만, 서울 한복판에 있는 그 서점에 도난방지장치 하나 없다는걸 눈치채셨을 수도 있습니다. 그냥 몇몇 보안요원들이 순찰을 할 뿐입니다. 뭐 자세한 내부사정까지는 모르겠지만, 제 생각에는 위에서 말한 이유가 가장 큰 것 같습니다. 굳이 없어져도 출판사 손해가 더 크지, 서점이야 뭐 그 자리에 다른 책 채우면 됩니다. 보안요원이 잡아내지 못하면 절도를 잡을 방법이 절~대 없는 것이죠. CCTV달려있어도 얼굴도 잘 안보이고, 현장적발 안되면 그냥 몇권이고 몇십권이고 훔쳐가는 겁니다. 


2. 

그러다보니 재미있는 광경을 많이 봅니다. 보안요원이 현장에서 절도를 적발합니다. (요원님들은 '도범'이라고 하더라고요) 얼굴보고 얘기 몇마디 해보면 사이즈 나옵니다. 얘가 한두권 훔친앤지, 상습적으로 훔치다 걸린건지. 초범 및 몇 권 안훔치신 도범님들은 조용히 서약서 한장 쓰고 풀어줍니다. 다시 훔치지 않겠다, 뭐 이런 얘기가 써있죠. 계산도 시킵니다. 직접 요원님 손잡고 계산대까지 가서 결제합니다. 보통 얼굴 벌겋게 되서 계산하는데 멀리서 보고있으면 좀 웃깁니다. 

대도로 판단이 되면 요원님께서 집으로 방문합니다. 가서 훔쳤다고 판단되는 책을 모두 수거합니다. 그리고 서점으로 모두 가져옵니다. 적게는 끌고다니는 시장바구니 두개정도(수십권) 부터 많게는 책 옮기는데 쓰는 L자 카트 10번 이상(수백권)까지 봤습니다. 수백권 케이스는 그날 제가 옮기는걸 봤는데, 요원님들이 낑낑대면서 끝도없이 가지고 들어와서 좀 놀랐습니다. 1년넘게 꾸준히 훔쳤다고 들었습니다. 계산을 하셨을텐데 그 많은 책을 어떻게 계산 하셨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기억에 남는(?)도범으로는 산후우울증으로 도벽이 생겼다는 휴직중인 초등학교 선생님, 회색빛 승복을 입은 스님(..), 목사님(....), Y대 출강나간다는 백발이 성성한 교수님 정도네요. 기회가 되면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따로 써보겠습니다. 


3. 

적발된 도범들중 신부님과 수녀님들은 없었다고 합니다. 이후로 신부, 수녀님들을 볼때마다 열심히 인사하고 있습니다. 


4. 

잠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서점에 있는 물건들중에 서점물건은 진열대와 검색대, 계산대정도밖에 없습니다. 거기 입점한 완구업체나 문구업체들이 눈에 불을켜고 도둑들을 잡아내려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서점은 특정 공간을 떼서 다른 업체에게 임대하고, 그곳에서 발생한 수입의 일부나 고정된 금액을 임대료로 받습니다. 물건이 없어졌다? 다 업체가 부담합니다. 예를들어 누가 십만원짜리 장난감을 가져갔는데 계산이 안된다. 훔쳐갔다. 그 업체 속으로 웁니다. 물건 떼와서 열심히 진열해놨더니 훔쳐가서 손해봅니다. 그래서 고가의 장난감이나 물품들을 손님이 집으면 해당업체 직원들의 눈이 핑핑 돌아가고 심할때는 멀리서 따라가서 계산여부를 지켜보기도 합니다. 보안요원에게 말해봤자, CCTV봐도 잡기 어렵다는 말만 하고 좀 더 순찰해줄께, 이정도 이야기밖에 못듣습니다. 어우 스트레스받지 않나요?


5. 

직원들 갑질도 있습니다. 정말 소수의 몇몇 직원들이긴 하지만, 책 정리하는데 바쁘다고 완구 및 타 업체직원 막 갖다씁니다. 특히 밤 9시 이후 손님이 없을 때 심합니다. 어쨌든 서점이 갑이니 업체직원들은 뭐라고 할 수도 없고, 울며 겨자먹기로 책 정리합니다. 고맙다고 말도 안하고, 그냥 "이따 9시쯤 책 정리해야되니까 좀 와~" 하더라고요. 나참, 자기 직원들도 그렇게는 안부리겠습니다. 


6.

보통 이런사람들이 자기네 알바한테도 갑질합니다. 서점은 사실 3D 업무에 가깝습니다. 끝없이 책을 정리하고, 고객을 응대하고. 몸쓰고 마음쓰는 짜증나는 일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자기네들은 몸 까딱도 안하고 보통 알바들이 발이 안보이게 뛰어다닙니다. 정리고 뭐고 다 알바한테 떠넘기고, 자기는 우아하게 서서 지시만 합니다. 이런 애들이 한 파트에 둘 이상 모이면 진짜 골때리는데, 그 파트 알바들이 죽어나가기 시작합니다. (보통 예술, 아동, 사회 이런식으로 주제별로 파트가 나눠져 있습니다) 직원 둘이 검색대에서 일 하나도 안하고 떠들고, 일은 많은 파트에서 책은 쌓이고 그 아랫직원들과 알바들은 진짜 쌍욕하면서 날아다닙니다. 개편때 이런 말이 나왔었는지 그 파트에 있는 그 둘이 개편되면서 튕겨나갔는데 한명은 근무지원(내근)파트로, 한명은 이웃 파트로 가더군요. 근무지원은 수많은 선임들에 쌓여 끝없는 업무지옥에 빠졌고, 옆파트는 거의 막내급이라 손에 팔목보호대 차고 본인이 책수레 끌고다니면서 죽어라 책정리하네요. 본인 아래 알바들이 죽어날때는 보지도 않더니, 뭐 자업자득이지 싶습니다. 그러니까 좀 미리미리 잘하지..


7.

진상손놈과 진상 직원들 썰 몇개가 생각나지만 일단 이정도까지 쓰겠습니다. 뭐, 추천이 있다면 다음에 이어서 쓸지도 모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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