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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느낀 점(씁쓸함 주의)(긴글 주의)(노잼 주의)
게시물ID : freeboard_11991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유야미안해
추천 : 1
조회수 : 62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12/17 21:26:50
부자도 아니면서 럭셔리하게 자가용만 끌고 다니는 저는 대중교통을 이용한게 언젠지 기억이 안납니다.
실제로 10여년간 대중교통을 이용한게(버스 지하철 택시 KTX 비행기 포함)30번이 안될 듯 합니다.
 
이번 주에 갑자기 원래 출근지가 아닌 다른곳으로 출근하게 되었는데
출근코스가 지상최고의 답답함 풀충전 드라이빙코스라길래
매일 애용하던 차를 세워두고 지하철을 타기로 했습니다.
개찰구에 핸드폰을 가져다 대니 장기 미접속으로 티머니가 해지되어 결제가 안될 정도로
오래간만에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을 한지 3일째인 오늘의....퇴근길....아아~ 죽겠구나!!.
 
신체적 피로도가 심한 직업이라 제발 앉아서 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계단을 내려가니
5-2번 문 앞에 아무도 없어서 나이스하게 줄 가장 앞에 뙇!
지하철이 들어오는 순간 빈자리가 꽤 많이 있는 것을 확인하며 또 다시 기쁨에 몸부림쳤습니다.
 
여유있게 걸어서 들어가도 남아도는 자리~
편안하게 앉아서 핸폰으로 오유를 보며
'크크크 역시 인간은 재미있어'
하고 있는 중에..
 
옆에서 자꾸 툭툭 치는 느낌이 나는겁니다.
순간...뭐지? 옆 사람이 나한테 다급한 볼일이 생겼나?
옆을 보니 왠 아줌마가 앞을 보며 태연하게 아무 일 없다는 듯 침묵합니다.
응? 볼일 없는데 괜히 친건가? 나 아줌마한테 먹히는 타입인가??? 하고 다시 오유즐기기~
좀 있으니 또 옆에서 툭툭~
아! 정말 뭐야?
다시 옆을 보니 아까와 같은 자세로 가만히 침묵하는 아줌마....
 
그냥 지하철이 흔들려서 좀 닿았나부다...하면서 다시 핸드폰으로 시선을 집중하려는 찰나
주변의 풍경이 얼핏 눈에 들어옵니다.
어느새 지하철에 가득한 사람들 그리고 바로 코 앞에...
유난히 주름이 많은 손....그 손에 들린 3개의 비닐봉다리
재빠르게 위쪽으로 스캔하니 다초점안경 + 흰머리 순도 100% + 딱봐도80세이상
한 손으로 힘겹게 3개의 짐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지하철 손잡이를 잡고 계신 어르신으로 판단
 
종일 고생했던 내 다리의 아우성을 무시하고 일어나서
나 : 여기 앉으세요!
할아버지 : 괜찮아요~
나 : (등을 떠밀어 억지로 앉혀드리며)저는 금방 목적지에요 앉으세요(그럴리가 ㅠㅠ 아직 많이 남았음)
할아버지 : 미안하게...(정말 미안해하시는 듯 하면서도 일단 편안하게 고쳐 앉으심 - _-)
 
할아버지 앞에 서있으려니 부담되실까 싶었는데
마침 사람들 많이 내리는 환승역 타이밍이라 원래 이동하려고 했던 것 처럼 사람들에게 쓸리듯 자연스럽게~~
좀 멀찍하게 이동~~~
하면서 할아버지쪽을 보니....
할아버지 (내옆구리 툭툭했던)아줌마 교복입은학생1 교복입은학생2 순서로 앉아있음
 
아무도 자거나 하지 않았고 아줌마는 정면 응시 교복학생 둘은 수다중....
정면응시한 아줌마는 물론이고 마주보고 수다떠는 학생들도 할아버지가 앞에 서 계신거 뻔히 봤을텐데....
 
설마 아줌마는 할아버지 왔으니 비키라고 내 옆구리를 툭툭 친거였나...하....
왜 지는 안비키면서 남에게 비켜달라하는건가
 
난 월요일부터 현장 좁은데서 바쁘게 왔다갔다 하는 것만으로도 매일 만보계에 2만걸음 이상씩 찍혔는데
정말 죽겠는데도 보는 순간 자동으로 일어나지던데 이 사람들은 뭔가 싶더군요.
 
할아버지 앞에 세워놓고 즐겁게 앉아서 수다떠는 학생들은 뭐고....
눈앞에 할아버지가 짐들고 서있으면 누구라도 비켜주고 싶지 않나
지하철을 거의 너무 간만에 타봐서 그런가 시대가 변했나 사람이 변했나....
 
그 후로 할머니 한분이 타셨고 보따리 땅에 내려놓고 의자옆의 봉을 잡고 비틀비틀 거리는데 노약자석은 꽉찼고
6~7정거장쯤 더 가서 제가 내릴 때 까지도 앞에 앉아있는 어린애들은 아무도 비켜주지 않더군요.
 
뭐....이렇게 변했나봅니다. 대중교통을 거의 이용 안해서 몰랐네요.
 
아...그러고보니 10여년 전에 와이프가 첫째 임신했을때도 양보같은거 거의 받아본적 없고
배까지 불러서 지하철 타면 힘들겠다고 자리 양보해준건 거의 할머니들 ㅎㅎㅎㅎ
변하지 않았군요. 제 착각이었나봅니다. 원래 이런거였죠 ㅎㅎㅎㅎ
워낙 대중교통을 이용 안해서 쓸데없는 착각을 했던 씁쓸한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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