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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읭? 함
게시물ID : freeboard_12030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똘똘이군
추천 : 1
조회수 : 21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12/23 01:34:54
나름 그림도 그리고 나름 사진 좀 찍는다는 
커플 스냅 사진을 아르바이트(라 쓰고 생업이라 읽는다)로 하는 녀석이 읭?스런 이야기를 했다.
본인 사진이 누구누구보다 좋다는 말이었다.
읭?
같은 블랙이라도 백명이 보면 백개의 색이 나온다는 이 바닥이니 충분히 뭐 그럴 수 있지 라는 생각으로 사진을 봤다.

아닌데.
네가 스냅을 너무 못찍는디?
뭐 프로의 입장에서 이정도 단가에 이정도로 해주는 것만으로도 차고 넘치긴하지만
프로의 기준에서 사진 자체의 퀄리티를 따진다면 넌 사진 못찍는데?

성격이 똥이라 뇌를 거치지 않고 말해버렸다.
녀석은 상처를 받았는지 말이 많아진다.
녀석...혈기가 펄떡펄떡 아주 싱싱하구만.



나의 주장.

1. 커플 스냅이라는 게 사진에 어떠한 이야기나 장치를 미리 준비하고 찍는게 아니라 
    정말 두 사람의 감정선을 잡아주는 사진인데 그걸 전체적인 구도만 보고 찍어두면 이 사진은 그 누구에게도 어떠한 감흥을 줄 수가 없다.
    (흔히들 웨딩이나 커플 스냅은 사진가가 손목 각도까지 지정해주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사진은 스냅이 아니다)

2. 전체적인 구도만 보고 좋다라고 한다면 이건 인물 중심의 스냅 사진이 절대로 아니다.
    주장하는 바대로 전체 그림의 구도만을 본다면 너는 모든 미장센들을 완벽히 세팅해두고 촬영해야 한다.
    (어차피 같은 배경에서 멋진 구도를 찾아 촬영하는것이 본인의 능력이라고 주장하기에 그렇다면 네가 찍은 사진은 누가 그 구도로 찍어도 구분이 안가는 벽지       사진이 아닌가라고 반문)

3. 인물중심의 스냅 사진은 구도는 기본사항이고 거기에 표정과 두 커플간의 감정선을 잡아 촬영해야 보는 사람의 마음이 움직인다.

4. 커플 스냅 사진은 두 사람의 감정선이 그 사진이 말하는 이야기이고 그것이 시간을 통째로 들어내 박제하는 사진이라는 매체가 가진 힘이다.

5. 네가 못찍었다고 보여주는 사진은 네가 말하는 전체적으로 화려한 구도나 특이한 구도는 없지만 인물들이 그 순간 어떠했는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6. 즉, 네가 주장하는 좋은 사진의 기준이 어떠한가는 알겠으나 적어도 커플스냅에 있어서는 너의 주장이 힘을 얻기는 조금 힘들지 않나 싶다

7. 결혼식 스냅사진에 수줍은 얼굴의 신부가 있다. 그리고 신부 어깨 너머로 신부를 아련하게 보고 있는 아버지의 눈가가 젖어들기 시작하고 이내 볼을 타고 눈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눈가가 젖어드는 순간을 선택하느냐 눈물이 볼을 타고 흐르는 순간을 선택하느냐 엉망이 된 얼굴을 아버지의 체면으로 꾸역꾸역 감싸며 참아내는 표정을 선택하느냐, 아니면 눈물을 참지못해 고개를 돌리는 순간을 선택하느냐가 인물 중심사진의 이야기이고 힘이지 아버지의 머리가 어느정도 크기로 신부의 어깨에 걸려 있느냐는 사실 그렇게 많이 중요하지는 않다.


라고 했던 이야기가 일하는 도중 자료 찾으러 사파리를 연 순간 생각이 나는 건 필시 내가 일하기 싫어서겠지.
으아아아아아아악
그리고 문제는 난 사진을 겁나게 못찍는다는거.
그래서 그날 마무리는... 누나는 사진 못찍잖아로 나의 패배 ㅠㅠ


출처 나나나나나나난ㄴ나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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