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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고싶다
게시물ID : freeboard_12562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허숭숭
추천 : 2
조회수 : 29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2/01 05:29:02
가방에 ABC초콜렛 한웅큼이랑 정수기에 물 받아 물통 하나 챙겨서 집을 나서야지. 할머니한테 나갔다 올께 라고 이야기해놓고서 일찍와라는 대답을 들으며 신을 신을테지, 끼익 거리는 큰 철문을 옆으로 밀어놓고서 갔다올께라며 할머니한테 한번 더 말을 하고서 밖으로 나가겠지.

음식물 쓰레기통이 옆에 있는 작은 골목 입구로 들어가, 작은 열쇠집을 왼편에 두고 나오면 신설동 지하철 역이 보일거야. 그 길따라 쭈욱 걷다보면 신설동에서 동묘까지도 한숨에 걸어가겠지. 동묘역에 다 갈쯔음에 가방속에서 초콜렛 하나 까먹으면서 걷겠지. 어디 숨어서 담배필 곳 없을까하며 골목들을 두리번 거리다가 이내 동대문이 내 눈에 보일정도로 걸어왔을거야.

가방 속에 담배가 없으면 근처 편의점으로 들어가서 담배곽이 제일 예쁜 담배를 봐두고선 그걸 달라고 할거야. 골목에 숨어서 담배를 피다가, 가방 속 초콜렛을 입에 넣고 길따라 또 쭉 걸어갈테지. 동대문을 지나 종로6가 작은 꽃시장을 따라 걷다보면 저 멀리서 광장시장이 보일거야. 길거리에 앉아있는 할머니들이 뭘 파시나 한두번 돌아보다가, 유가사탕을 파는 할머니가 있으면 이내 천원을 내밀며 한 봉지사다가 초콜렛이랑 같이 섞어 넣을거야. 오물조물 입에 단내가 나도록 사탕과 초콜렛을 먹다보면 이내 종묘 입구인 하마비가 흐릿하게 내 눈에 띄겠지. 큰 가로수들 사이사이로 장기두는 할아버지들을 바라보다 옆에 작은 길로 들어가서, 삼천원짜리 백반집을 찾아 들어가야지.

할아버지들 사이에서 단내나는 입을 백반으로 달래놓고서 배를 채운 나는 다시금 길따라 쭉 걸어가겠지, 어르신들이 가득한 길을 지나다보면 내 옆에는 커다란 금강제화가 보일거야, 왼편에는 낙원상가와 인사동입구가 보일테지, 군것질 거리들이 많은지라 배부른 상태여도 허기를 느끼게 해줄 냄새들이 여기저기서 많이 날거야. 종로길을 따라 가다보면 종각이 나오겠지, 그 맞은편엔 커다란 종로타워가 있을거야. 이내 광화문까지 쭈욱 걸아가다 보면 40년칭경기념비가 보일거야. 그 뒤에서 양복쟁이 아저씨들 사이에서 담배를 필테지, 들고온 물도 반이상 마셔버렸을거야. 화장실을 찾아 교보문고 안으로 들어서서 2시간동안은 혼자 놀고 있을테지. 약속이 없다면 교보문고에서 홍대까지 쭉 걸어갈까 생각하다가, 버스를 타고 홍대로 넘어갈지도 몰라.

가서 근처에 있는 친구들을 찾아나서겠지, 저녁밥과 술을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겠지, 차가 끊기기전에 돌아가야지 해놓고선 집엔 택시를 타고 들오갈지도 몰라, 차가 끊기기 전에 돌아간다면 집에서 한정거장 전에 내려선 마트에서 막걸리랑 작은 군것질 거리를 사들고 돌아가겠지.

할머니가 잠들었다면, 엄마랑 나랑 몰래 막걸리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난 방으로 들어가 잠에 들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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