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이다.
밤을 지샌 결과 수요일에서 목요일로 넘어오는 것은 별 문제가 없었다.
다만 자꾸 까먹는다.
뭘 하려고 했는지 돌아서면 까먹는다.
과제가 있었는데 까먹었다.
청소도 했어하는데.
뭔가 중요한걸 까먹었는데 전혀 기억이 안난다.
배가고프다.
밥 먹는 것 또한 까먹었다.
하지만 이걸 쓰고 나면 다시 까먹겠지.
바닥에 메모지가 한가득이다.
그림과 악보와 비밀번호다.
이번에는 쇼핑, 회의, 블렌더, 촬영, 청소 모두 해야한다.
쇼핑 가기 전에 가방을 챙기는 것 또한 잊어서는 안된다.
아.
다 써보는데도 기억이 안난다.
뭔갈 까먹었는데 진짜 기억이 안난다. 미치겠다.
이걸 읽는 것 또한 까먹을 것 같다.
옛날엔 내가 3명 정도 있었는데 그중에서 한명이 사라진 느낌이다.
그도 그럴게 모든게 순식간에 바뀌었다.
내가 사는 집은 항상 7층 아래인게 다행이다.
자고 일어나서 나갔다가 들어오면 이번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