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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깜짝 놀랐던 어린 날의 추억
게시물ID : freeboard_13216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슬어지
추천 : 0
조회수 : 204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05/27 20:04:53
아내가 듣고는 깜짝 놀라길래
저만 그랬나 싶어서 써 봅니다.

아주 어렸을 때 서울 강동구에 살았어요.
음력 1월 15일 정월대보름 저녁이면
또래 친구 대여섯이 모여
바가지나 큰 그릇을 들고
아무 집이나 들어가서
"안녕하세요. 밥 좀 주세요."하면
어머님들이
오곡밥에 갖가지 나물, 고추장에 참기름까지 주셨고
호두와 땅콩같은 부럼들도
한 주먹씩 집어주셨죠.

싹 다 모아서 쓱쓱 비벼먹고 부럼도 까 먹고
민둥산에 올라가 못으로 구멍 뚫은 분유 깡통에
철사를 연결해 손잡이를 만들어
잔가지 넣고  불 붙여 쥐불놀이 실컷하고
느지막히 집에 기어들어가면
그릇은 어디다 팔아먹고 왔냐고
어머니께 등짝을 맞기도 했죠.

아내에게 이런 얘기를 했더니
무슨 1.4후퇴시절 얘기냐며 옛날 사람 취급합니다.
나이도 겨우 한살 차이면서...

저만 이러고 놀았나요?
전 74년 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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