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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탕 골목
게시물ID : freeboard_13271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겸손한사탕
추천 : 4
조회수 : 39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6/16 22:23:51
 티비 채널을 돌리다가 왠지 낯익은 거리가 화면에 나오고 있었다. 화면 상단에는 한국의 맛….
어쩌고저쩌고 라고 나오는 걸 보니 음식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구나 생각하고 계속 화면을 응시하다
보니 그 거리가 어딘지 생각났다. 
 
 
한 동안 문형이랑 친구 석이랑 뼈다귀가 무한리필이 된다는 이유로 자주 갔었던
응암동 감자탕 골목이었다. 뼈다귀에 붙은 살점은 아무리 뜯어도 배가 부르지
않았었는데, 거기서는 지갑에 부담 없이 두 세 번 다시 채워 고기를 바라 먹으면
남은 뼈들은 왕릉마냥 쌓여 있고 빵빵해진 배를 두들기며 만족을 했던 감자탕집이 있는 거리였다. 
 
 방송에서는 그 거리가 감자탕이 처음으로 생겨난 원조 골목이라고 소개하며 최초로 감자탕을
만들었다는 가게를 취재하기 시작하였다. 우리가 자주 갔던 가게의 반대편의 가게로 카메라는 들어섰다.
주인은 신선한 돼지 뼈들을 보여주며, 냉동이 아닌 냉장 뼈 인 걸 강조 하였다. 냉장은 육질이
부드러우며, 살점이 잘 떨어진다 하였다.하긴 옆집에서 수입산 냉동 뼈로  물량 공세를 하는데
몇십 년간 골목을 지키며 명맥을 유지한 이유는 이런 재료에 대한 철칙과 맛에 자부심이 있어서 일 것이다.  
 
 이제 뼈를 삶는 동안 PD가 주인에게 감자탕 골목에는 감자탕집이 여러 개 있는데 장사는 잘 되느냐고 물었다.
주인의 대답은 일반적인 사람이 대답하기 어려운 대답을 하였다.
"경쟁이 되어야 서로 맛을 위해서 노력을 하고 같이 좋은 쪽으로 나가지 않겠나" 하는 요지였다.
왠지 뒤통수를 얻어 맞은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일반적으로 생각해 보면 하나의 식당이 있으면 모든 손님을 독점 할 수 있어서 좋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모든 경쟁 없는 독점, 독주는 초심을 잃게 하고 나태하게 만들며, 방만하게 만든다,
결국은 안으로 곪아서 썩어가는 것을 기업과 역사를 통해 많이 보았다.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전분을 제조하는 업체는 썩은 밀가루를 넣어 팔기도 하고,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잡고
독재를 시작한 박정희는 정권 유지를 위해 자유와 정의를 외치는 사람들을 거꾸로 매달아 코에 설렁탕을 들이
붇기도 하고, 수십만의 자유를 갈망하는 시민들을 탱크로 깔아뭉개려는 생각마저 했었다.
 
 반대로 경쟁을 하는 건 낙오 될 거 같은 두려움이 있지만, 소비자와 시민들에게는 매우 긍정적이다.
우리나라에 스마트폰 보급을 보자면 이미 애플에서 아이폰이 벌써 나왔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구시대의 유물인 폴더폰을 자랑스럽게 광고하며 팔아먹고 있었다.
하지만 애플의 아이폰이 우리나라 시장에 들어오자 비록 초창기에는 옴니아라는 희대의 쓰레기를
내놓긴 했지만, 서서히 애플과 경쟁을 통해 발전하여 지금은 스마트폰 제조업계의 탑을 달리고 있지 않은가. 
 
  정치 역시도 한 정당의 독주로 인하여 자신들의 이득만을 위한 정책을 내놓는 게 아닌 정당끼리
서로 경쟁하며 불합리를 견제하며, 표를 얻기 위해 시민들을 위한 정책을 내놓고 합리를
 위해 힘쓴다면 정치의 구시대의 폴더폰이 아닌 최신형 스마트폰이 나오지 않겠는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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