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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freeboard_135302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lekapl
추천 : 3
조회수 : 19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9/20 20:4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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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창밖으로 환하게 비치는 헤드라이트는 밤의 도로를 더욱 어둡게 만든다.
12시간을 넘도록 뛰어다닌 댓가로 발바닥엔 통증이 아려온다.
피로는 눈꺼풀을 천근만근 눌러붙이고 손아귀엔 힘이 다 떨어져 휴대폰도 떨어뜨릴것 같다.
포터로빈슨의 디바이너티를 들으며 몽환적인 느낌으로 나아가자 한층 졸음이 밀려온다.
 안돼 또 내릴 곳을 지나칠지도 몰라.
음악이 끝나고 많이 들어본듯한 아이돌노래가 흘러나온다.
제목이 뭔지 확인할 기력도 없다.

195만원.
저번 한달을 일하고 오늘 내 통장에 꽂힌액수.
하지만 집세로 얼마 뭐로 얼마 나가고 나면 담뱃값이나 간신히 남을까.
아이는 커가고 나는 죽어라 일하는데 도무지 돈은 모일 생각을 안한다.
아내는 아프고 처가도 본가도 어디하나 의지할만한 곳이 없다.
이제 두돌을 앞둔 아이의 얼굴이 눈에 선하다.
곧 있음 볼텐데도 몇년이나 못보다 만나는것마냥 보고싶은 내 아이, 내 가족.

하지만 곧 멀리 떠나가야할지도 모르는데 함께 지나면서도 그리움에 사무치는 이 얼굴을 떨어진 채로 견딜수 있을까.
아니 견뎌야만 하는걸까.

어두운 국도의 도로는 맞은편에서 달려오는 차조차 없다.
저 멀리 도시가 보이지만 나의 도시는 아닐것이다.
나의 삶은 어디에 정착해있단말인가.

또다시 발바닥에서부터 통증이 올라온다.
버스에서 내리면 걸을수 있을까. 걸어야만 하는걸까.

힘겨운 내 삶에 희망은 있는걸까. 아님 가져야만하는걸까.

오늘도 달이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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