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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글 1 (아저씨의 주름)
게시물ID : freeboard_14127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존스노우0
추천 : 0
조회수 : 12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11/24 09:36:27
마음이 아팠다. 
깊게 패인 주름살을 보았기 때문일까? 흰머리를 봐서 그랬을까? 선하게 생긴 그 분에게 내가 사기를 치는 기분이 들어서 그랬을까? 그도 나처럼 같은 꿈을 꾸는 처지인데, 왜 나는 그를 보고 마음이 아팠을까...
학원 이벤트에 당첨되어 절반 가격에 받은 기본서를 다시 되파는 과정에서 그를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도 나와 같은 나이에 시작한 것일까? 아님 다른 일을 하다 도중에 이 바닥에 들어 온 것일까? 이유는 모르지만 깊게 패인주름을 보면서 지난날의 고된 삶을 조금이나마 유추해 볼 수 있었다.
 
누구에게나 꿈은 소중하다. 그것이 크든 작든 말이다. 꿈을 가진 자는 꿈이 있기에, 진흙탕과 같은 날에도 미소를 잃지 않게 된다. 허나 꿈을 꾸기에 편안한 길을 돌아 험난한 길을 선택해야만 한다. 누릴 수 있는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하고,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지금 이 순간이 원망스럽기도 하다. 시간 또한 야속하게 늙어만 가는 우리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는다. 평범한 사람들처럼 현재의 어려움과 타협하여 현실에 순응한다면, 지금보다 더 편해질 수 있다. 그래서 혹자들은 꿈은 포기하면 쉽다며 우리의 꿈을 종용하기도 한다. 꿈은 한낱 허상일 뿐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오늘 내게 책을 사신 분도 늙은 나이에 공부한다고, 붙기 어려운 시험 도전한다고, 포기하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거라고 짐작이 되었다. 그래서 내가 그를 보고 가슴이 아팠는지도 모르겠다. 주변 여건을 감안하면서 묵묵히 그의 길을 가는 그를 보면서, 그 길이 얼마나 고되었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말이다.
어떤 이들에게는 너무나 늦게까지 시험에 매달리는 그를 보고 어리석은 짓이라고 말한다. 누구에게는 허망한 꿈으로 보일 수 있는 것이, 그에게는 소중한 것이라는 것을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쉽게 그를, 그의 꿈을 비난하지는 못할 것이다.
 
ps 가슴이 아팠지만.. 만 오천원 이득이라며 아이스크림을 사가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조금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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