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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접한 자작주의) <아낙의 기도>
게시물ID : freeboard_14288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PlzThx
추천 : 1
조회수 : 18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12/05 00:17:18
<아낙의 기도>

창문 넘어 드넓은 길 한복판에 불이 났다

불이야 불이야
누구 저 불 좀 끄소

아낙은 단전에서부터 쥐어짜내 누구 없을까 불러보나
불은 번지고 번지어 길을 타고 목전까지 왔구나

결국 아낙은 하릴없이 하늘에 기도를 올릴 수 밖에 없었다

세찬 비를 내려주소서

그렇지 아니하면
발목을 채울만큼이라도 눈을 뿌려주소서

그것도 아니된다하시면
춥고추운 바람이라도 보내어
저 불을 쓸어주시옵소서

매일 올린 정성어린 기도를 
하늘도 듣고
땅도 듣고
활활 타오르던 불도 들었다

그리하여 답 오니

아낙아
비 내린다면
내 몸뚱이로
아니 내 손바닥으로 만든 손우산 하나면
이 촛불은 꺼지지 않을 것이다

아낙아
눈 온다하면
우리의 고함 타고 하늘 향한 입김이
허공의 눈 녹여
이 촛불은 꺼지지 않을 것이다

아낙아
차가운 바람 불어오면
우리의 체온으로 그 바람 달궈
따뜻한 바람되어
이 촛불은 더 타오를 것이다

그 기도 잘은 들었다만
그것이 이 심지의 분신을 막을 순 없을 것이다

헌데 대체 어느 하늘에다 기도를 올리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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