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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만 글
게시물ID : freeboard_14442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존스노우0
추천 : 1
조회수 : 17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12/18 08:04:13
밤을 또 지새웠다. 이런저런 생각에 잘 수가 없었다. 침대에 눕고 일어나기를 수차례 반복하다, 잠을 포기하고 창문을 열었다. 차가운 공기가 내 발을 타고 머리까지 올라왔지만 어지러운 내 정신을 깨우진 못했고, 창밖을 봤지만 말이 없는 적막한 서울의 밤은 나에게 어떤 영감을 주지 못 했다. 글을 쓰고 싶었다. 그러나 생각이 잘 떠오르지 않았고, 어떤 감정도 느낄 수 없었다. 그래서 글을 쓰고 싶었는데 글을 쓰기가 힘들었다. 

  어제 k가 집회에 나가 전단지를 돌렸다고 한다. 공부하기도 바쁜데 시간을 내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고 내심 부끄러웠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그와 함께 하겠다는 말이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끄러움을 둘째치고 더 큰 문제를 느꼈다. 현재 시국에 대해 어떤 감정도 느끼지 못하고 있으며 생각도 하지 않으려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원래 이렇지 않았다. 어려서부터 신문을 읽어왔던 습관 때문인지 할 수 있는 이야기와 쓸 수 있는 글이 정치와 사회뿐이었는데 지금 내가 쓸 수 있는 글은 옛사랑의 추억과 향수뿐이라는 것이다. 

 그때가 맞고 지금이 틀리다는 말은 아니다. 허나 자신의 안위를 포기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행동했고 행동하는 용기 있는 위인들과 나를 비교해보면, 무척이나 한심스럽고 모멸감을 느끼는 것이 지극히 당연할지 모르겠다. 그래서 자기만족을 하기 위해서, 동시에 합리화를 하기 위해서 글을 쓰려고 했었다.난.
그러나 정당하지 않은 나의 목적으로 시작한 나의 글에는 진실성과 무게감을 전혀 느낄 수 없었고 좀처럼 써지지 않는 글을 붙잡고 있는 내 자신이 처량해 글쓰기를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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