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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지망생입니다.
게시물ID : freeboard_14469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배움의길
추천 : 2
조회수 : 25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12/20 21:06:30
글을 써봤는데 보여줄 사람이 없네요. 졸작이지만 혹시나 평가해 주실 수 있을까해서 올려 봅니다.

제목은 '경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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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덜컥, 문이 열린다. 수아는 누가 왔나 방문을 열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현지와 민지가 도중에 만났는지 같이 왔다.

다녀왔습니다.”

 자매는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하며 각자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수아 역시 방문을 닫고 침대에 누웠다.

 요즘엔 책 읽는 재미에 푹 빠졌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며칠 전 우연히 책방에서 발견한 것인데 생각보다 재미있다.

-제발 떠나지 말아요!

-미안해요. 하지만 우린 인연이 아닌걸

 자극적이고 상투적인 글에 눈을 떼지 못하고 어느덧 저녁시간이 되었다. 수아는 서둘러 식사준비를 마쳤다. 따끈한 국이 식탁에 올라오자마자 남편이 집 문을 벌컥 열었다. 그는 인사 한마디 없이 곧바로 의자에 앉았다.

 온 가족이 모여 앉아있는 유일한 시간. 그러나 수아의 정신은 여전히 책 속에 파묻혀 있었다. 그녀는 얼렁뚱땅 식사를 해치우고 방 안으로 들어가 다시금 책을 폈다.

 그녀의 독서 삼매경이 끝난 것은 그로부터 두시간이 지난 뒤였다. 설거지를 하기 위해 거실로 나오자, 세개의 방에서 다른 소리가 들려왔다. 노랫소리영화 소리남편은 핸드폰으로 고스톱을 치는 모양이었다. 그녀는 서둘러 집안일을 마무리하고, 내일은 무얼 읽을까 고민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한바탕 소란스러운 아침이 끝나고 평온한 오전. 수아는 장을 볼 겸 책방에 들렀다. 모르는 사이에 저번 달에 읽었던 책의 후편이 나온 모양이었다. 서점을 나오는 그녀의 발걸음이 가벼웠다.

 상상의 나래를 펴며 어느덧 집에 도착했다. 10층짜리 빌라. 나름 목 좋은 곳에 있어 2층까지는 과일 가게며 채소 가게 등 상점이 즐비해 있고, 그 위로는 주거공간이다. 읍내로 조금만 더 나가면 약간이나마 싸게 살 수 있지만 그녀는 주저없이 이곳에서 장을 본다.

 

다녀왔습니다.”

왔어.”

 몇 년 째 똑같은 일상의 반복. 필요할 때만 잠깐 만나고 욕구가 충족되면 다시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는 것. 모두들 그것에 의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수아는 오늘 읽을 책을 들고 집에 가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눈길이 가는 곳이 있었다. 편의점 앞에 한 가족이 손잡고 가게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들의 행색은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굳게 맞잡은 손들이 그런 건 상관없다는 듯이 보였다.

 집에 돌아와 책을 폈지만 글이 읽히지 않았다. 편의점 앞 가족들의 모습이 지금 눈앞에 있는 것처럼 선명했다. 아무 생각도 없이 멍하니 책의 글자만 바라보고 있었다.

다녀왔습니다.”

 민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방문을 열고 나가보니, 딸은 잽싸게 자기 방으로 들어가버린 뒤였다. 수아는 민지의 방문을 열고 말했다.

, 얼굴도 안 비추고 들어가는게 어딨니?”

인사 했잖아요.”

 딸의 대답이 시큰둥했다. 더 따지려다 이어폰으로 귀를 막는 민지의 모습에 기가 찬 그녀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남편과 현지도 마찬가지였다. 허탈한 심정으로 야채를 썰었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무엇이?

 식사가 끝나는 대로 방으로 달려가던 그녀였지만 오늘은 왠지 그럴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수아는 텅 빈 식탁에 앉아 우두커니 벽만 바라보고 있었다.

 

 아침이 밝자마자, 수아는 옷을 챙겨 입고 밖으로 나왔다. 그 가족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그들에겐 무언가 비책이 있지 않을까?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한 무언가를 그들은 알고 있지 않을까?

 한참을 찾아 다녔지만 보이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책방에 들러 베스트 셀러란 딱지가 붙은 책을 한권 집어 들고 나왔다.

 남편과 딸들의 인사는 여전했다. 그나마 모이던 저녁시간조차 뺏기는 기분이었다. 오늘 저녁엔 현지가 아예 밥과 국을 들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참다못해 수아가 일어서자 남편이 그녀의 팔을 잡고 말렸다.

놔둬. 그럴 때야.”

 그러고는 자기 몫의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가는 것이었다. 민지는 수아의 눈치를 흘긋 보더니 냉큼 사라져버렸다.

 

 혼자다. 혼자였다. 약간 기분이 이상했다. 이런 게 콩가루집안이란 걸까? 씁쓸한 기분을 달래기 위해 아까 사온 책을 폈다. 그러나 오늘도 집중이 되질 않았다. 그녀는 바람이라도 쐴 겸 밖으로 나왔다.

 문을 열자, 마침 지나가던 옆집 아주머니와 마주쳤다. 그녀는 빌라 관리인의 아내다.

이봐요! 관리비를 또 안내면 어쩝니까?”

 늘상 겪던 일이지만 익숙해지질 않는다. 수아의 미간에 주름이 갔다.

서로서로 편한 게 좋잖아. 내가 맨날 싫은 소리하면 좋아? ?”

 그녀는 눈을 살짝 흘기더니 이내 자기 집으로 가버렸다.

 

 아직 11월이지만 밤공기가 차가웠다. 빌라 옆 공원의 벤치에 앉아 주위를 둘러봤다. 사랑을 나누는 연인,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남자, 담배를 피우다 눈이 마주치자 재빨리 꺼버리는 남 고생들

 그녀는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밤하늘의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마치 자기네들끼리 웃고 떠드는 것만 같아 마음 한 켠이 점점 아려왔다.

 눈물이 났다. 행복하다고, 난 정말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고 언제나 생각해왔지만 지금은 그럴 수가 없었다.

 

 한참 울고 있는데 맞은편에 인기척이 들려 서둘러 눈물을 훔쳤다. 딴청을 피우다 그 사람들과 눈이 마주쳤다. 일전에 편의점 앞에서 본 가족이었다. 그들은 수아에게 가벼운 목례를 했다. 그녀도 덩달아 따라했다. 그러고는 그들을 계속 바라보았다.

 한밤중이라 멀리서도 그들의 이야기가 바로 옆에서 떠드는 것 마냥 생생하게 들렸다. 오늘 학교에 갔는데그 애가 나한테 이걸 줬어! 우와, 좋겠다!

 수아는 그들이 사라질때까지 눈을 떼지 못했다. 무언가 대단한 내용도 아니었다. 그러나 사소한 것에 그 가족은 정말로 행복해했다. 사소한 것무언가 결심이 선 그녀는 집으로 돌아갔다.

 

잘 잤니?”

 아침식사준비를 하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 딸에게 인사를 했다. 민지는 얼떨떨한지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하며 식탁에 앉았다. 그러나 수아는 왠지 기분이 나아진 것을 느꼈다.

 

 가족들을 모두 보내고 한가한 시간. 어제만 해도 책을 읽고 있었을 테지만 그러지 않는다. 대신 밀린 집안일을 한다. 묵은 때와 먼지를 치우는 건 고역이지만 이 일을 두 딸과 남편에게 얘기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니 절로 웃음이 난다. 하늘의 태양도 힘내라는 듯 더 뜨겁게 타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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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의 의미는 상호 단절된 관계를 뜻합니다.

예를 들어서, 한반도의 3.8선을 보면

그 경계선을 기준으로 넘지도, 넘어 오지도 못하니

완전히 다른 나라 사람이 되어버렸지 않습니까?

단순히 우리가 사는 아파트든 빌라든

이웃간에 소통이나 가족과의 대화가

자신이 만든 틀 속에서 나오지 못한다면(틀에 갖혀 버린다면)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이 된다 이말이죠.


설명이 좀 난해하다면...다시 쓰겠습니다. 제가 봐도 이해 못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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