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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며칠내내 돌아가신 할머니가 꿈에 나오네요ㅠ
게시물ID : freeboard_14829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애니멀테라피
추천 : 0
조회수 : 190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2/01 03:03:12

 설연휴때 납골당에 못가서 그런가.. 꽤 오래 못찾아뵈어서 꿈에 나오시는건지.. 할머니 살아계실때처럼 같이있는 꿈이었어요.
 여름에 항상 꽃무늬 양산을 쓰고다니셨는데 꿈에서도 쓰고계셨어요. 꽃무늬 상의와 밝은 치마를 입고.
 할머니랑 저는 가방 주문제작하는 곳에 들어가 할머니가 쓸 가방을 고르는데 밀짚같은 소재의 클러치가 맘에 들더라구요.
 고민끝에 골랐는데 주인이 낡아빠진 샘플을 감사합니다~ 하고 봉투에 넣으며 그냥 주려는거에요
 그래서 이거 새로 제작해서 주는거 아니냐 하니까 그제서야 주문제작해준다고.. 가방을 받진않고 주문만하고 나왔어요.
 조금 걷다 할머니는 힘든지 눕고 저는 항상 그랬듯이 할머니의 팔을 주물러드리는데
 작은 힘에도 아파하시고 팔목이 힘없고 가늘었어요. 살아계실때도 항상 아프고 약하고 마르셨는데 꿈에서 더 말라보이던 팔..
심지어 나무껍질처럼 팔의 살이 떨어져나가서 팔을 주무르며 걱정스러운 말을 쏟아내니 힘들다 하며 하소연을 하셨어요.
이때 할머니의 하소연을 처음 들었어요. 
할머니가 살아계실때 1년에 두 세번은 한달넘게 입원하실정도로 몸이 안좋으셨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더 많이 아프셨다는걸 할머니가 몰래 써놓은 일기장을 돌아가신 후에 보고 알았어요.
 매일 자식걱정, 아픈 몸 걱정이 쓰여있던 일기장. 제가 대학교에 입학하고 처음 아르바이트를 했을때
돈을 모아 할머니가 갖고싶어했던 가방을 몰래 사서 드린적이 있었어요.
그 가방을 받고 기쁘다고 일기에 써놓으셨는데 그게 그 일기장의 마지막이더군요.
 어릴때부터 약하고 아팠던 할머니였지만 한순간에 자식들에게 안좋은 일들이 생겨서 더 내색을 못하시고 일기장에만 몰래 아픈걸 써놓으셨어요.
아니면 누군가는 보기를 바라며 써놓으셨을지도 모르겠네요. 그걸 20년넘게 같이 살았던 제가 돌아가시기 전에 미리 봤어야하는데.. 
제가 태어난지 딱 50일 되던때부터 할머니가 저를 맡아주셨고 분유를 먹으면 설사하고 토해내는 저때문에
매일 쌀을 곱게 갈아 먹였어요. 그것도 방앗간에서 갈아줄텐데 그걸 몰라서 할머니가 매일 손으로 갈았대요.
그렇게 20년을 넘게 지냈는데도 마음에있는 말을 다 털어놓지도 못했고 살갑게 대하지도 못했어요. 
지금 할머니가 살아계셨다면.. 할머니의 하소연을 직접 들을 수 있었을텐데.. 꿈에서만 듣게되네요. 

 뭔 절같은 납골당에 모셔놨는데 납골당이 5시까지라서;; 더 미뤄왔던거같아요. 이번주는 꼭 찾아뵈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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